애써 참고 있던 의식 안에숨어 있던 작은 욕망의 불씨꿈틀대며 암시하다불현듯 발화된 불꽃 하나 불꽃은 바짝 마른 하늘에서들뜬 가슴으로 내려앉아침묵한 어둠 속 본능으로 깨어난다 작은 모닥불은거대하게 타오르는 불꽃으로뜨거워지는 육신을 태우는데 이미 불 붙어 살아난 욕망의 전차언제든 큰 산덩이 하나쯤휘감아 삼킬 듯 기회만 엿보고 있다
- 한종덕
애써 참고 있던 의식 안에숨어 있던 작은 욕망의 불씨꿈틀대며 암시하다불현듯 발화된 불꽃 하나 불꽃은 바짝 마른 하늘에서들뜬 가슴으로 내려앉아침묵한 어둠 속 본능으로 깨어난다 작은 모닥불은거대하게 타오르는 불꽃으로뜨거워지는 육신을 태우는데 이미 불 붙어 살아난 욕망의 전차언제든 큰 산덩이 하나쯤휘감아 삼킬 듯 기회만 엿보고 있다
벌거숭이 마음에앙상한 가시들이오롯이 버티고 있다잠든 악수말뼈들의 행군찌르고 또 찔러마음에 고름이 맺힌다. 뼛속까지 피는 실망삭이는 눈물에 잠기며별은 아직 뜨지 않고칙칙한 어둠만이 고개 든다떨어진 꿈은 요 위에 뛰고혼돈의 밤은 날개를 퍼득인다.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았던가요?가장 멋진 동산을 올라가 봤던가요? 하지만 가장 향기로운 감성의 시는 쓰지 못했습니다가장 감격스러운 환희의 이야기는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평온한 평화의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우리에게 설레는 우주비행의 카운터다운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이대로 지구의 여행은 끝나가는 것인가요?그래도 수천억 은
봄바람을 유괴한 봄꽃 아찔한 봄꽃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는봄빛과 봄바람은모두 수컷들 경국지색에 반해나라를 말아먹게 하고다시요염하게 환생한 진달래꽃 꽃들 앞다투어바람 봄빛 유괴하는 걸 보니아무래도 이 봄 다 말아먹겠네 황홀한 몸짓으로 회유해 놓고휙 지나가버리는저, 얄랑이는 분홍스런 말에 유혹된나의 눈도허송세월에 유괴
청명한 하늘 아래조금은 찬 듯한 바람이 일렁이고계곡의 맑은 물과 짙은 초록의 단풍나무울창한 숲으로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절구 계곡 안으로 들어갈수록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기암괴석과 암벽들또다른 세상으로 펼쳐지듯 절경을 이루고용연폭포가 힘차게 폭포수를 쏟아 내린다 기암 단애 용추 협곡암벽 사이사이 생명을 이어가고천혜의 경관에 동화되어 함께
물고기는 어느 날 숨쉬기가 힘들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핵 폐기수가 오염수로 바뀐다 다시 누군가의 한마디에처리수가 되고마시는 식수로 변했다 요술이다 바다야 물고기야 미안하다우리가 잘못 뽑았다.
판잣집 좁은 골목을 지나끝에서 세 번째 집에서세 계절 겨울을 보냈다 겨울의 집에서 건너다 본주황색 대문 집에단발머리 소녀가 살았다 어쩌다 마주치면수줍은 듯 머리를 매만지면서고개를 약간 숙이고수정처럼 빛나는 눈하얀 이를 살짝 보여줄 때마다심장으로 우박이 쏟아졌다 흙먼지 길을 달려온십오인승 빨간 합승 차에등굣길 소녀가 타고 가는 것을
후미진 산자락 한 모퉁이벌레 먹은 갈색 잎새들밟아도 꿈틀대지 않는침묵하는 바람의 독백가물거리는 숨결 하루를 가늠한다 한때는 피붙이와가슴 뛰는 삶으로세상 주무르던 시대의 주역이었을 사위어 간 세월 앞에심장에 큰 바위 하나씩 올려져신음 소리마저 애닯다거미줄 같은 바람막이는찰나를 가름하고벼랑으로 내몰린 초점 잃은 눈망울들 낡은 이름표
막차는 떠났습니다아니, 떠났다는 말보다는 떠나보냈다는말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인생의 짧은 보폭은언제나 막차와의 싸움이었고 어쩌면 막차는 내가 다가섬을 알면서도짐짓 모른 채 떠나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젠,내가 막차를 떠나보내기로 했습니다 막차를 향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뜀박질은 그만하기로 했습니다.&nb
짓푸름으로 잠시 돌다가 흐른 강바위 벼랑으로 솟은 부소산청청한 분깃으로 덮는다 하늘 여울터 노래하던 새, 귀암포구로홍치마 찾으려도 사라진 얼굴미끄러지는 달 낙화암 병풍으로 쏟아진다 달빛에 부끄러운 돛단배 유영(遊泳)차가웁고 처연한 숨결나룻배 뱃머리 모두 사룬다 유유히 강 위에 뜨는 전설수심에 묻힌 고란초의 자생노송 우듬지에 서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