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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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번두리번
길가에 우뚝 서서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아
아니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같아
동쪽에서 남쪽으로 조금씩 고개 운동을 하기도 해
어라?
해가 없어도 항상 웃고 있어
길거리가 환해지기도 해
빨갛게 타오르다 주홍빛으로 변한 해바라기
해님처럼 거리를 밝혀주기도 하지
긴 밤 지나고 비가 개이면 다시 환한 얼굴
해님이 뽀뽀해주길 항상 기다리고 있나 봐
태양이 심술부릴까 봐 걱정이 되는데
예쁜 얼굴에 주근깨가 생겼어
해님과 뽀뽀하다 까맣게 탔나 봐
부끄러워 고개까지 숙이고 있어
해님을 너무 좋아해서
예쁜 얼굴이 온통 까매진 것도 몰라
부끄럼쟁이가 되어버린 해바라기
고개를 숙이고서도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