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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등단 이야기

2025.3 673호 시와 낭송의 목가적 샹그릴라(Shangri-la)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 충청도 부여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다. 어언 반세기나 지났다. 지금도 어렴풋이 고향의 강물은 동심으로 흐른다. 둥구나무와 시골길이 아득하여 소풍날처럼 설렌다. 나의 시심은 늘상 그렇게 고샅길을 지나 도시의 신작로에 닿았다.이처럼 내 작은 문학의 언저리는 맨먼저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동심의 울 안에서 움을 틔운 새싹들의 떨림이

  • 이은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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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 672호 아버지, 그리고 두 분의 선생님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나는 경기도에 있는 남양주의 소박한 마을로 아버지를 따라 이사했다. 지금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큰 도시로 변했지만, 그때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봄이면 연분홍 진달래꽃이 뒷동산마다 아름답게 물들었고, 왕숙천 맑은 물이 개천 둑을 따라 굽이굽이 흘렀다.초등학교 3학년 어느 봄날이었다. 학교에서 오던 길에 활짝 핀 진달래꽃

  • 박명정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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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나무의 생각, 내 시의 자장(磁場)

나를 나무 시인, 나무 박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얄팍한 지식으로 함부로 나무에 대해 해석하고 재단하는 것만 같아 나무들에게 미안하다. 지상의 모든 나무에게 정말이지 미안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나무’에 대해‘나무와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을 바탕으로 시를 쓰고 있다. 이유는

  •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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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70호 순간을 영원히 살게 하는 뜨거움의 첫 페이지

지나간 젊음은 눈앞에 창연히 아른거리는 비눗방울 같다.문학을 향한 나의 삶에서 스물둘은 기적을 품어낸 나였다. 기억 창고의 빗장을 풀면 마음속 지도가 펼쳐지곤 한다. 그리고 더 먼 기억의 칸델라 불빛 하나가 깜박하며 켜진다.여고 시절, 시조 시인 이우종 선생님께서 문예반을 이끌어 가셨기에 산문부였던 학생들도 일주일에 한 편씩 시조를 제출하는 것이 3년 내내

  • 이승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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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돌고 돌아도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는 문학

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 진영희동화작가·청소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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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돌고 돌아도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는 문학

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 진영희동화작가·청소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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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독자에게 갚아야 할 사랑의 빚

대부분의 작가 지망생에게 등단이란 각고 끝에 얻은 첫 결실 혹은 오래 품어 온 꿈의 서막일 테다. 근래 등단제도를 거부하고 독자들과 바로 소통하는 이들도 다수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등단은 문학 세계로 입문하는 작가의 첫 관문이다.보통 등단은 저명한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여러 해 글을 배우면서 쓰디쓴 합평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괴감으

  • 심은신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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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첫사랑의 기다림처럼 첫문장을 기다렸다

“미경아, 미경아. 겁에 질린 건넌방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등학교 4학년, 나의 여름방학 일기 첫 대목이다. 개학 후 수업시간에 담임선생님이 나를 세우고 일기를 칭찬하시던 장면은 내 생의 신화 적 순간일지 모른다.그날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고 놀란 아주머니가 혼자 있던 나를 확인 하느라 혼비백산하던 날의 일기를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도둑을 잡

  • 박미경수필가·한국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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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 665호 내 삶의 뿌리가 된 수필문학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수필가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도달한 최선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내야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 했고, 사람이란 이내 정체되기 마련일 테니까요.등단하던 무렵, 흠모하던 위대한 작가들의 글이 벅차서, 우선 삶의 태도부터 닮으려 애썼습니다. 이웃의 마음 빈 곳을 채우고 가난한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에 우직하게 골몰

  • 김혜숙(은평)수필가·한국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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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 664호 아련하고 슬펐던 긴 잠

머나먼 별처럼 아득하여 아름답고 아팠던 문학 이야기이다. 벚꽃잎 지는 저녁의 한숨 같고 낡은 풍금에서 나는 리듬같이 애잔하던 나의 시는 우체통을 서성이다 보내지 못한 한 장의 엽서처럼 아련한 슬픔으로 오랜 세월 잠들어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며 싹튼 문학소녀의 꿈은 대학 입학 직후 백일장에서 차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게 되고 학보사 특

  • 강외숙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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