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 진영희동화작가·청소년소설가
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대부분의 작가 지망생에게 등단이란 각고 끝에 얻은 첫 결실 혹은 오래 품어 온 꿈의 서막일 테다. 근래 등단제도를 거부하고 독자들과 바로 소통하는 이들도 다수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등단은 문학 세계로 입문하는 작가의 첫 관문이다.보통 등단은 저명한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여러 해 글을 배우면서 쓰디쓴 합평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괴감으
“미경아, 미경아. 겁에 질린 건넌방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등학교 4학년, 나의 여름방학 일기 첫 대목이다. 개학 후 수업시간에 담임선생님이 나를 세우고 일기를 칭찬하시던 장면은 내 생의 신화 적 순간일지 모른다.그날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고 놀란 아주머니가 혼자 있던 나를 확인 하느라 혼비백산하던 날의 일기를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도둑을 잡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수필가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도달한 최선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내야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 했고, 사람이란 이내 정체되기 마련일 테니까요.등단하던 무렵, 흠모하던 위대한 작가들의 글이 벅차서, 우선 삶의 태도부터 닮으려 애썼습니다. 이웃의 마음 빈 곳을 채우고 가난한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에 우직하게 골몰
머나먼 별처럼 아득하여 아름답고 아팠던 문학 이야기이다. 벚꽃잎 지는 저녁의 한숨 같고 낡은 풍금에서 나는 리듬같이 애잔하던 나의 시는 우체통을 서성이다 보내지 못한 한 장의 엽서처럼 아련한 슬픔으로 오랜 세월 잠들어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며 싹튼 문학소녀의 꿈은 대학 입학 직후 백일장에서 차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게 되고 학보사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