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가지마다아이 주먹만한 땡감 주렁주렁 담장에 턱 괴고오가는 길손 바라기로 무료함 달랜다 떫다고눈길도 안 주니 야속하네 그래도반기는 까치가 있어 외롭지 않다고 애틋하여마음의 소쿠리에 너의 마음 담는다
- 민경옥(옥수)
휘어진 가지마다아이 주먹만한 땡감 주렁주렁 담장에 턱 괴고오가는 길손 바라기로 무료함 달랜다 떫다고눈길도 안 주니 야속하네 그래도반기는 까치가 있어 외롭지 않다고 애틋하여마음의 소쿠리에 너의 마음 담는다
오시리아역에 내려택시 기본요금 거리라 했지만나는 오늘발등을 적시는파도 소리 들리는 곳으로걸어서 갔습니다바다를 깨우는 제트스키의 속도파도의 잔뼈에 묶인 낡은 어선그물 꿰매는 등이 둥근 사람들빨간 등대가 배경인 갯내음이물컹했습니다옛 여인숙 낮은 건물엔해변마트 색바랜 글자만희미하게 남아 있네요바라봄은 아득한 일책의 얼굴이 모두 바다를 향하는 서점 기장
출렁이는 외줄 끝에 달랑한 의자,기실은 목숨을 건 행진이다 펄펄 끓는 철벽을 타며생명을 말리는 싸움을 한다불과 물로 마주 미당기며맨몸으로 삶의 지경을 일궈 간다 아하,고독을 고아 우려낸 진실의 눈물로 잡물을 쪼아 발라낸 알쭌한 덩어리로 저리 가볍게 나부낌은객쩍게 부려보는 용기가 아니다 드러내 보이려는 묘기가 아니
봄은 본다는 것이다궁금하기에 본다는 것이다 겨우내 잠에 취한 동안뭔 일이 있었나 궁금하여지그시 눈을 뜨고 본다는 것이다 햇살이 얼음을 녹여 물로 흐르게 하고 잠자던 대지가 소리 없이 싹을 틔우고 나뭇가지가 물을 올려 봉오리를 밀어내는 봄은흐르고 틔우고 밀어궁금증을 푸는 것이다 푸름으로 돌아온 대지를 보며
데네루*로 건축을 시작했습니다철근과 드릴 망치 또는 못까지 가세해 우왕좌왕했어요 여차하면 한 번 공격해 볼 심산으로요건축 현장은 늘 소란이 왕성했답니다 결국인부들 기울어진 어깨의 그늘 밑에는종잇장같이 힘없는 운동화가 날카로운 못에 지배되었지요라이터로 생살을 태우고 연기가 진동하면 망치로 두드렸습니다 파상풍의 예방이고어슴푸레해진 병
도심 속 사람이 손대지 아니하고그냥 내버려둔거칠고 쓸모 없는 조각땅에바람이 씨앗을 뿌리고 구름은 물 뿌려햇볕이 키우고 별들의 속삭임과밤이슬 먹고 피어난 꽃들이 참 예쁘다 무성한 잡초 속에이름 모를 꽃들이 활짝 피어 길손들의 눈길을 붙잡아 놓고 끼리끼리 애교를 부리며보란듯이 우쭐거린다 눈은 기억하는데 이름을 몰라
한 줌 떠모음째 마시고 싶은 청정 바다 언금언금바닷길 기어가는 갈매기 한 마리끔벅끔벅 졸다 만 수만 부표 마중을 하고 와사삭가을을 순산하는분홍 감송이들 햇살로 샤워를 한다 바다를 잡는 부표 떼도망원경에 걸린 상산(上山)도점잖은 수반 위에 배를 대고 사알짝 누웠네 물때 맞춰 고동치는 삼박자 바다는 지금,노래 중이다
그대 바람이여, 시간이여!멈추지 말고 온 사방을 향하여 달려라꽁꽁 언 세상 끝에 대고“봄이 왔다”고 멀리 선명하게 소리쳐라!굳은 땅에 닿아 고요를 깨뜨리고나무의 잠든 핏줄을 흔들어 깨워라겨울의 무거운 그림자 걷어내고모든 창문에 햇살의 몫을 골고루 나누어라 망설이는 새싹에게는 용기를고요한 강물에게는 흐를 자유를 선사하라그리하여 오늘 당장 차가운 어제
계절의 갈피에 끼워졌던 상념들이가을의 화지(畵紙) 위에그리움으로 상감(象嵌)된다 알맞은 구도 위에 밑그림이 그려지고 물감의 농묵 따라 번져 가는 나의 생각그 아름다운 언저리에서조용히 꿈꾸고 싶은 내 영혼의 작은 흔들림 투명의 색감 속으로산국화가 피어나고 철새가 날아오고 온갖 사물의 형상들이화폭 속에서 살아난다&n
사람의 향기 속에서 꽃들도 새들도 사랑이 무르익는 계절 자전거는 빌딩숲을 지나 태양을 향해 달린다자전거에 탑승한 시간은 썰렁한 바람을 가르고번민하고 고뇌하던 삶의 언저리를 지나잠이 덜 깬 새벽이슬 사이로 페달을 돌리니자분자분 아릿하게 실핏줄이 튕겨 나온다바큇살 안으로 삐끗거리고 서걱거리는 소리창백한 노구는 심연으로 골수가 쏟아진다구부러진 지팡이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