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한 꽃물처럼 담갈색 빛 숨어있다잔향이 남아 있는 바다의 숨결같은둥글게 말아 올린 세월, 빛바랜 비늘인 듯 얇은 별빛 어른거리듯 얼굴엔 검버섯… 찻잔을 끌어안은 채 마주 앉은 노부부 덧없이 사라진다해도 명치끝에 남아있을 숨죽인 말간 미소 삶을 향한 깊은 열정수줍던 설래임에 카페를 찾았는가구순의 연보랏빛 밀어 사방이 환하
- 손예화
아릿한 꽃물처럼 담갈색 빛 숨어있다잔향이 남아 있는 바다의 숨결같은둥글게 말아 올린 세월, 빛바랜 비늘인 듯 얇은 별빛 어른거리듯 얼굴엔 검버섯… 찻잔을 끌어안은 채 마주 앉은 노부부 덧없이 사라진다해도 명치끝에 남아있을 숨죽인 말간 미소 삶을 향한 깊은 열정수줍던 설래임에 카페를 찾았는가구순의 연보랏빛 밀어 사방이 환하
호기심 좇아가는 발걸음이 잦아들면기지개 켜는 눈빛 불꽃으로 사위나 봐해돋이 보러 갔다가그림자만 남겼네 저마다 준법이라며 깃발 들고 종주먹질 일보 전진 일보 후퇴 반복되는 새벽길에공중파 지상파 모두힘센 법만 찾누나 창과 방패 부딪히면 불꽃밖에 일지 않고 너 한주먹 나 한주먹 생채기만 남는 것을 상금도 상패도 없는무
흙벽을 뒷배 삼아 담쟁이 휘두르고광려산 허리에서 저녁놀 내려오길,서편의 두두룩한 산정아득하게 그리고 지나는 길목인가, 빤히 보는 길고양이 때때로 출입 막고 주차하는 카페 손님 여기는 구판장이지만 팔 것이 없는데 사방에 칸 칸마다 활자를 끼워 놓고절대로 휴가 없는 악사를 모셔 와서 결재를 다 하지 못한 걱정마저 숨
노련한 뱃사공은 바람 탓을 않는다동풍도 또 서풍도앞을 막는 맞바람도좌우(左右)로 돛을 기울여 지그재그로 나아간다 강물에 부는 바람순리를 익힌 사공삼각돛 한 폭에도 온갖 바람 다 품나니세상이 두 쪽이라고 못난 핑계 대지 말라
부푼 심장이 생선을 부른 거냐고비릿한 그 냄새는 생각해 보았느냐고 책처럼 고등어를 펴서 읽어 보라는 접시 숱한 상흔이, 푸르게 핀 삶을 갈라불에 구운 나날들, 체취부터 읽으라는 듯 접시는 짙은 냄새를 상징인 양 담아낸다 자세히 보면 알까 푸른 등이 무엇인지맡아 보면 알까 무엇이 진혼곡인지속뜻을 읽으면 알까 비릿함이 왜 생
새소리 우거진 늦가을 단풍은우주가 겹겹이 고인 악보 한 소절 날씨의 생채기와 위태로운 맥박까지 안단테로 흐르던 햇살과 달빛단비나 바람이 켜던 현도 멈춘 채 그 절정의 무게 툭 놔버린 순간꿈꾸듯 곡선으로 흐르는 선율 대기도 숨은 악보 읽었을까생사의 경계 건너는 붉은 우주 한 잎 무심히 윤회로 가는 길의가장 짧은 마
잿빛 밤천국의 서점 책장에서 오래된 친구를 꺼냈다표정 없는 얼굴로 아무 말 없이 있다가도말문 터지면 세상만사 다 안다는 듯 번지르르한 말과자기자랑을 끝없이 늘어놓던 웃음 많던 친구다나의 노기 어린 질문에는 더 크게 답하고 박장대소하며 놀리기 일쑤지만 명쾌한 답을 찾아내는데도 선수다 예를 들어, 만나자는 말에는 ‘나이 들수록 혼자서도 잘 지내는 법을
출출하면 배고픔인 줄 알고피곤하면 눈붙이면 되는 일 그동안 살아온 세월곰삭일 필요도 없고되새겨 득 될 일도 없건만 먼 산봉우리 쌓인 눈 바라보니 흰빛 되어 번쩍이듯 다가와실상과 가상이 엇갈리는 현실 속에 아직도 떠나보내지 못하는무거웠던 지난날의 삶의 기억 먼 길 오가며 맺은 인연더러는 버리고 더러는 보듬으며&nb
내 삶의 열차가달려갑니다. 아직도 정착지는어디가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가파른 언덕길과내리막길에서도힘차게 내달리던 바퀴가 이제는 서서히 속도가줄어들기 시작했음은 머지않아 종착역이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가 있습니다. 달리는 철로 위로 꽃 피던 봄날과싱그러운 상록의 여름결실로 고개 숙인
눈 내리는 날이면토끼털장갑 다 젖어두 손이 얼음장 되는 줄도 모르고 눈사람 만들며 웃고 떠들던파란 동년 시절이움트는 봄싹처럼 가슴 물들인다 눈 내리는 날이면누구도 거쳐 가지 않은은빛 비단자락에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찍으며 첫사랑 고백하던가슴 떨린 그 순간다시 길어 올린다 눈 내리는 날이면눈 속에 얼렸던삶은 메주콩 꺼내주며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