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 짐을내 지게에 옮겨도남는 것을,내가 진 짐을내려놓으려도그리 못하는 것은내가 너에게 진 빚을어떤 도리로도 다갚을 수 없음이고,설사 갚는다 해도내 지게에는지어도 지어도질 자리가 남아 있는이유에서다.
- 서주홍
네가 진 짐을내 지게에 옮겨도남는 것을,내가 진 짐을내려놓으려도그리 못하는 것은내가 너에게 진 빚을어떤 도리로도 다갚을 수 없음이고,설사 갚는다 해도내 지게에는지어도 지어도질 자리가 남아 있는이유에서다.
자립 ! ! !꿋꿋이 솟구치던 너,봄빛 솟대 끝 허공 위에서 흔들리는 눈부심 떠돎숫컷은 머리깃 총각(總角)을 올리고 암컷은 꽃가마 멀미를 앓는 자목련 가지 끝 초례청하나… 둘… 셋… 열 손가락 꽃봉오리 속 심지를 꺼내어 등불 밝히고,신랑을 기다리던 나 안에 나가 층층 허물어져 갈비뼈를 쏟아내고 흰 허벅지 속살이 문드러지는자립(紫立) 자생(紫生) 자강(紫彊)
족장이 죽었다는 소식이 있었다귀걸이를 한 여인이 낮게 흐느끼고 있는 동안청동검을 허리에 찬 무리들이 황급하게 달려갔고남루한 삼베옷의 사내들이 농사일을 접어두고개미가 되어 바위를 끌고 있었다밧줄이 더러 끊어지기도 하였다달이 뜨면 집으로 돌아와반쯤 벗은 아낙과 함께 보리밥을 퍼 먹었다생리가 시작된 아이를 걱정하기도 하였다덮개돌이 올려지고 흙을 걷어내자영원을 기
사랑이었을까가늠할 수 없는 높이의 나무가 있었지덤불처럼 자란 것에서 어린 잎사귀들이제 색깔을 바꿔 가며 흔들리고 있었어분명 가시였는데남은 것을 돌아보기도 전에떠나버린 자리가 오히려 자연스러웠으니순록의 뒤를 따라 걸어갔지. 뚜벅뚜벅 살금살금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았던 거야 유유한 풍경 속에고고한 한 쌍의 뿔 위로 내려와 부딪히던 햇살은소리조차 경쾌했거든.
긴 겨울의 추위는 멀리 사라지고,봄의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감싸네낯선 저 바다의 바람이 불어오니이국의 땅에서 만나는 얼굴들이 그리워라 파란 하늘 아래,아마존의 물결이 속삭이고,안데스의 산맥이 손을 흔드네빨갛고 노란 옷을 입은 사람들의 경쾌한 발걸음과향신료의 향기 따라이방인의 눈빛과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리라 별빛 아래에서 나를 잃고, 다시
1골독재 넘어삼십리 길 서천장공산명월 월명산에먹구름 끼면멍멍이도 껑껑대고 장바구니엔 어머니 시름설 대목에배나간 아버지 생각 2싸락눈 내리는 밤이 깊으면화로불 옆에등잔불이 조을고 파도 소리 자장가에아기동생 칭얼대다 잠이 들고장에 간 엄니 기다리는 창밖엔심란한 대숲바람 소리 3오일장 주막집에막걸리 말술로 먹고노총각 어부의 시
예로부터 우리 선인(先人)들은 공평무사(公平無私)한 마음을 거울처럼 잔잔한 물, 즉 명경산수(明鏡山水)에 비유하기를 즐겼다. 옛날 중국이 진(晉)나라의 악광(樂廣)을 대하고 나서 상서령(尙書令)의 위근(衛瑾)이 그의 사람됨을 평하기를 “이 사람이야말로 사람의 수경(水鏡)이다. 그를 대하면 광채가 밝게 비치듯 구름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과 같다”고
유실수의 이름표가철사에 묶인 채살 속에 박혀 팔락인다 저마다 뿌리돌림의 상처를 입고물관에 고인 한 방울 온기마저 비우고혼자 한데서 겨울을 맞는다 봄가을에 심을 나무를겨울에 심어 놓고어찌 강추위를 견딜지 마음만 졸인다 지하수 모터가 얼어 터졌다행여 얼어 죽지나 않을까햇볕이 애써 구름자락을 거둬들인다 봄이 애타게 기다려지기까
잘 될 거야… 잘 되어 가고 있잖아요… 지금 회복하고 있는 중이야… 더 별일은 없을 거야….우리나라 사람들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참으로 놀랍도록 긍정적이다.흔히 한국 사람들이 냉정하다고 하지만 친절하지 않다고 무뚝뚝하다고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근본적인 과다 친절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지금 현재 다치고 아프고 절망적인데 모두 그 근본을 피해 그
캔디 두 알이 다시 내게로 왔다.애써 의식 너머로 밀어 넣었던 희미한 그것이 선명한 청포도색으로 다가왔다.왔는지도 몰랐는데 우연한 계기로 그걸 알게 되었다.시청률 최고라는 신문 기사에 이끌리어 매주 금·토요일마다 방영하는 <나의 완벽한 비서>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이미 방영이 끝난 부분이 있어 OTT 서비스를 통해서 첫 회부터 시청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