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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잊히는 사람과 잊을 수 없는 사람

잊을 수 없는 사람이라 하면 1983년 6월 30∼11월 14일까지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뇌리에 박혀 떠오른다. 78%라는 높은 시청률이 말해주듯 매일 이어지는 생방송을 틈만 나면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산가족 상봉 당사자야 말할 것도 없고 시청자 모두 감격으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때의 방송기록물은 2015년 유네

  •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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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동백

나는 100여 종류의 수목화초에 묻혀 매일 매일 그들과 정겹게 대화를 나누며 살아갑니다. 그 중에서도 사철나무인 동백을 가장 좋아합니다. 늘 푸른 기상과 립스틱 짙게 바른 여인의 입술 같은 꽃도 좋지만 그보다도 나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과 꿈을 심어준 나무이기에 더욱 그러합 니다.초등학교 시절 우리 마을에는 인심 좋기로 소문난 ‘최 부자’집이 있었습니다.

  • 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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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024.9 68호 소녀와 손수건

비록 작고 대수롭지 않은 물건이긴 하지만 손수건에는 다양한 삶에서 비롯된 수많은 사연과 의미가 담겨 있으니, 고백과 다짐과 애정과 이별과 눈물 등등이 바로 그것들이다.‘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 시구 속의 손수건에는 이상향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 이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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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2024.9 68호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우산이 되어

긴 장마가 계속되면서 엊그제부터는 비가 더욱 많이 내렸다. 호우경보도 계속되면서 물난리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언제나 겪어야 되는 자연의 이변과 변화가 반복되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올해는 커다란 자연재해 없이 장마철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시작인 줄 알았는데 거의 끝나가는 계절의 정점에 이르면 이내 새로운 계절을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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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24.9 68호 가을 편지

가을은 화려함으로 시작하여 쓸쓸함의 낭만으로 갈무리하며 한 계절을 보낸다. 화려함이란 붉은 가을 단풍과 노란 은행잎으로 이야기된다고 말할 수 있다. 붉고 노란 단풍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 다. 그래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가을을 남자와 여 자가 연인이 되어 가을을 즐기는 낭만에 대한 계절의 시적 표현이라고도 말한다. 항상

  • 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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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내비가 있었더라면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를 타면 안심이 된다. 주소만 넣어주면 어디든 가는 길을 알려주니 뭐가 걱정인가. 사람 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위치 정보는 물론, 벌금 단속 구간까지 알려주는 배려에는 웃음이 난다.오십년차 운전사인 나는 처음 그것을 봤을 때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에 들어온 듯 신기했다. 요즘엔 보행자용 길도우미도 서비스 중이라니, 뭔가 불편한게 있으면

  • 이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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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하나님과 부처님

1944년 내가 일본인 산파의 도움으로 태어날 때 외할머니는 두 손을 비비며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외우셨다고 한다. 며칠 후, 수표교회 목사님이신 하얀 두루마기의 친할아버지는 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 하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고추 대신 숯을 바꾸어서 대문에 금줄을 걸으셨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과 부처님의 은혜와 자비를 고루고루 받고 태어났다.우리

  • 이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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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어느 여인의 죽음

오월이 막 시작된 즈음 나는 그녀의 부음을 들었다. 죽음이 예고된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뜬금없는 소식에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엔 요양원에 면회를 갔었고 두어 달 전엔 통화를 했었기 때문이다. 미심쩍은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내일 장례식장에 가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시절은 오월이라 천지에 생기가 넘쳐흐르고 가는 곳마다 만화방창한 데 지구의 한

  • 이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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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장마의 추억

여름은 비와 함께 온다. 초여름에 내리는 비는 대지의 모든 식물에게 내리는 축복과도 같다. 나무와 풀들은 비의 세례로 왕성하게 하나의 노선인 녹색으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그려간다. 하지만 여름 장마가 길어 지면 일상이 불편하고 힘들어진다. 비가 무서워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석 달 장마에도 해들 날이 있듯이 안전이 확보된 상황이면 사정이 다르다. 잠시 걱정은

  • 사공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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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그리움

지는 해를 바라보며 그리움에 젖은 나는 창가에 기대어 추억을 떠올 리고 있다. 그리운 사람과 지나간 시절은 이젠 추억일 뿐이지만 오래도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그리움이란 허무한 감정을 극복 해 보려는 심리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그리움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이렇게 사무치

  • 박영자(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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