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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환경문제를 의식한 자연을 살리는 소재 찾아 시 쓰기

나의 시는 초기에는 인간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사랑, 이별, 그리움으로 직조된 시들로 주를 이루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힘에서 또 다른 행으로 풀어나갔다. 이런 변화의 속에서 휘둘리면서 “나는 이제 무엇으로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밀려왔다. 나 개인만의 행복보다 다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향한 폭넓은 사고력으로 확장되었다. 멋대

  • 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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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나 언제 문학의 산실로 돌아가리

올해로 문단 등단 40년이 넘는 해이다. 인생의 반을 시인으로 살았으니 나의 대표적인 명함은 시인이다. 1984년 월간 『시문학』에 문덕수 선생님의 추천으로 등단하였다. 그 기쁜 마음으로 미래를 다짐하면서,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열심히 시를 쓰고 시집은 3년에 한 권씩 꼭 출판하리란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현재 13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 그리고 시선집

  • 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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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문인과 애국가

나는 1949년 경남 함양군 소재 마천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노산 이은상 시조 「앉은뱅이」에 어린이로서 감동을 크게 받았다.중·고·대학 시절에도 국어 교재에 수록된 시와 시조에 심취했다. 대학 1학년 때 1958년 부산 문우들과 부산날개문학회를 조직하고 문학 활동에 힘을 쏟았다. 대학 졸업 후 입대한 진해 해병 근무 중에 시 창작을 하고

  • 오동춘시인·한국문인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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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캣맘

입춘이 지났는데 왜 이렇게 추운지 계속 내린 눈으로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은 온통 하얗다. 아파트 뒷길 외진 곳은 꽁꽁 얼어붙어 미끄럽다. 아이젠을 준비해서 신발에 비끄러맸다. 조심히 둘레길을 따라 냥이 1처소에 다다랐다. 눈밭에 오밀조밀 냥이 발자국이 보인다. 따뜻한 핫팩 두 개를 물그릇 아래 겹쳐 놓았다. 잠자리에도 넣어 주었다. 사료를 채워 주고 주위를

  • 강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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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여름과 겨울 사이의 문장

명사해수욕장 주차장에 차를 댄다. 햇살 한 줌이 내려와 기다리고 있다. 기억을 더듬지 않아도 10년 전 넘어졌던 그 자리라는 것을 당신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남자가 서 있던 곳도 다 기억하고 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겨울바람 속에 담겨 있던 남자의 모습이 흔들리는 그림자 위로 오버랩 되는 것을 당신은 놓치지 않는다.넘어진 것은 단순히

  • 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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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엔딩파티

벌써 네 번째다. 저장되지 않은 낯선 번호가 연이어 뜬다. 통화 거절 버튼을 눌렀다. 마지막엔 그마저도 귀찮아 벨소리가 끝날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지치지도 않고 울어 대던 벨소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메시지 알림음이 울린다. ‘제발 전화 좀 받아요’ 슬슬 짜증이 올라온다. 메시지 읽음 표시를 확인했는지 또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나도 모르게 통화 버튼을

  • 정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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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그녀의 등산로

4월로 접어든 산은 개혁에 들어갔다.겨우내 짜둔 작전이 산 이곳저곳에서 펼쳐질 조짐이 일고 있었다. 혹한에 맞서 철통같이 경계를 섰던 수피는 긴장을 풀어 세상을 향한 잎눈의 길을 터주고, 조숙한 꽃들은 잎도 나오기 전에 지분대는 햇살과 눈 맞아 배시시 몸을 열었다. 지난해 떨어져 바짝 마른 낙엽은 청설모의 발걸음에도 바스러지고, 낙엽 밑에는 진격 명령 떨어

  • 이병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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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팍스 몽골리카

1.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인천공항을 차고 오른 제트 여객기는 초여름 하늘을 가로지르며 북으로 끝없이 솟아오른다. 새털구름 사이를 떠가는 자신을 느끼며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벌써 기내식이 운반되고 있다. 디저트가 끝나고 기지개를 한 번 켜고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덧 끝없는 몽골 평원이 펼쳐진다. 띄엄띄엄 하얀 겔이 시야에 들어오고 말떼 움직이는

  • 구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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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억

구준수는 칠십 대 초반의 노인이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곱고 두툼했던 손도 온통 주름으로 가득했다. 얼굴에도 저승의 꽃이라는 검버섯들이 여러 군데 박혀 있었다. 젊은 시절 팽팽했던 피부는 거칠고 얇게 변했다. 몸은 예전처럼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이 욱신거렸다.하지만 그의 눈빛은 늘 살아 있었고 여전히 날카로웠다. 그는 4

  • 나향원(본명·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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