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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의사와 친해지기

치과병원 진료 의자에 앉아 있다. 의사가 다가와 아, 하세요 할 때를 기다리는 그 잠깐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요사이 드나드는 병원이 부쩍 다양해 졌다. 살면서 몸에 칼 대는 일 없기를 바랐지만, 운명은 소원을 늘 비껴 가고 싶어한다.이동 침대에 누워, 수술실 문밖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곧바로 올려다보이는 천장에 수술

  • 서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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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홀로 서서

기우뚱 기우뚱하면서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몸짓 언어를 부모는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반가워한다.‘아이구, 이제 홀로 설 줄 아네.’이 세상에 태어나서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아기는 이리 뒹굴 저리뒹굴,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엎드려서 머리 꼬누기 를 수십 수천 번을 하고 무언가 붙잡고 일어서기를 하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동물의 왕국>에

  • 이정웅(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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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장미꽃

오월에는 꽃 중의 왕가지마다 새빨간 장미서로서로 다투면서 활짝혼자 보기조차 아까운 장미꽃너무너무 예쁘다 보니혼자 가지려고 욕심 솔솔보고 즐기면 서로 좋은데꺾으려 하면 가시가 막아선다.모든 꽃은 줄기가 보들보들모든 꽃나무 가지가 매끈매끈 장미 꽃나무 살아남기 위해온몸에 철조망치고 주변 살핀다.예쁜 몸 그대로 지키기 위해 너무너무 걱정 끝에

  • 오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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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자연은 살아 있는 창작실

아침에 일어나니 산이 밤새 뿜어낸 입김처럼 집 주위로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사이로 어른거리는 꽃과 나무들, 밝은 날 느끼지 못했던 풍광이 다양하고 몽환적이다. 갖가지 사물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자연은 ‘살아 있는 책’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서재가 창작실이라면, 철 따라 새로운 모습과 얘기를 들려주는 자연 또한 살아 있는 창작실이다.내가 창

  • 하청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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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연립주택 공사

개미들이 힘 모아집짓기 공사 한창이다.출입구는 침입자 방어용으로 아주 조그맣게비밀통로도 하나 더 숨겨놓고들락거릴 흙 발판은 조금 부드럽고 넓게울타리는 단단한 영역표시로커다란 원형지붕동글동글 연립으로 이어놓았다.엘리베이터 없어도집 호수 붙여놓지 않아도다세대 가족 모두 품어 안을 이음 주택땅속 깊은 곳까지정확한 연결 코드 만들어 놓았다.

  • 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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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티바의 눈물

“네 장난이 지나치구나. 친구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도 모른 다면 호하우 행성에서 살 자격이 없다. 가장 낮은 것이 되어 너 를 돌아보아라! ”왕의 말이 끝나자마자 티바는 공 모양의 투명한 우주선에 갇 혀버렸어요.우주선은 둥실 떠올라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고 광활한 우주 속으로 날아가기 시작했어요.호하우 행성은 우주에서 가장 진보된 문명을 가지고 있고, 가

  • 한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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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민조시 고찰

민조시 천부경 81글자의 수리를 근거하며 3·4·5·6 조의 정형 리듬과 율조에 의한 18자의 시가 곧 동이민족(백의민족)의 민조시 기원이다.기원 최초의 민조시「도실가」기원 1만 2천년 전 마고성에서 백지소라는 이가 소(巢)의 난간에 열린 넝쿨에 포도를 먹고 깨우침을 얻어 노래를 지었다. 「도실가(萄實歌)」는 인류가 처음으로 지혜를 얻었지만 자재율을 잃어버

  • 김운중민조시인·한국문인협회 민조시분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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