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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달빛 아래서 벚꽃을 보다

여름이 가고가을을 떠나보내고또 삼동(三冬)을 견디며벌거벗은 몸으로 피워 올린 꽃 꽃을 피운 건이끼처럼 살아온 윤회의 시간들이었고 아직 꽃의 축제 시작도 않았는데 바람이 더듬거리자머리채 풀며 분분이 유산되는저 하얀 핏덩이들 하늘은 사위(四圍)의 여백을 그리고 가슴에 품고 살았던 사람들하나 둘 별이 되어 떠나면&nb

  • 권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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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Tomorrow

내려앉은 꽃잎에 먼 길 걸어갈 너는, 미사일이 쏟아지고, 해협이 막히고, 죽음과 파괴의 악순환 앞에서도 너는, 떠오르는 아침이고, 반짝이는 윤슬이고, 넘실거리는 희망이다 권력 너머 암투가, 사랑 너머 증오가, 우정 너머 배반이 양날의 검처럼 도사리는 세상에 비단에 싼 칼처럼 표리부동한 얼굴 앞에서도 너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고의 전략가

  • 이정자(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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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정서의 오행간섭(五行干涉)

가시나무가 붉은 양귀비를 기억 속에 세운다사자의 포효로 새벽을 여는 밤올빼미의 눈 속에 맑은 별이 뜬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연꽃의 호흡을 빌어 마음이 등불을 켜면벨라도나의 향기처럼 달콤하고 서늘하게 두려움이 온다 존재가 자신을 알아보는 첫 거울 속에서그림자는 뛰는 심장을 몰래 가려 놓는다 기쁨은 빛을 좇는 쪽 방향이다종달새가 바람

  • 노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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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산 40번지

먹구름 깔린 산비탈가파른 골짝을 지나서설한풍 달래며 넘던 야시고개희뿌연 안개 속을 맴돌다가거센 덫에 걸려 둥지를 잃고산새처럼 훌쩍 떠나야 했던절박한 삶의 그 질곡 속에서멍든 바람 불어올 때마다까맣게 그을린 세상이 흔들렸다 숨어 우는 달빛 너머로오지 않은 일출을 기다리며마른 가슴팍 짙게 톱질하던장대비 쏟아지는 빗발 속에서설움이 밀물 끝에 와 닿을 때

  • 강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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