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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민들레

본능적으로 존재감을 내세우지 않고남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으며아무 곳 가장 낮은 데 자리하여모진 풍파에도 휘청이지 않고 극한 고통 잘 넘기며 눈부신 햇살이 강렬하게 비추어도다소곳 상큼한 미소만 넘실거린다이미 때 묻은 세상 근심 걱정 다 사르고가장 정결한 모습으로민들레민들레는 샛노란 빛깔로 채색하고그래도 누군가 보아줄 그를 위해그 작은 꽃망울을 앙증

  • 이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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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독백

‘파도가 바다의 꽃이면 좋겠다뿌리가 없어도 시들지 않고바람이 전하는 주소 따라 날마다 피어나고’언젠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두 손 꼭 잡고 살포시 건넨 당신의 말시침과 분침이 끊임없이 회전할 때마다때로는 매끄럽게 때로는 까칠하게바람이 시키는 대로 온 마음 토하는 몸짓언어 속엣말과 농담 사이를 오고 가다가파도가 밀쳐놓고 가는 문장들을 읽는다사르르 밀

  • 이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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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25.6 676호 섬진강

봄이 눈뜨고 있는 산야에서햇살 한 움큼 쥐어보면손 안에서 허공 한 점 쉬어 간다.바람처럼 바람처럼 흔들리는 날물 따라 길 따라구름으로 떠도는 마음강심에 띄워 본다향기에 취해 있는 치마폭 자락쪽빛 청계(淸溪)로 유유히 굽이친다. 칠십 리 길 벙그는 그리움해종일 노닐다 간 자리별빛으로 총총 속삭여 오면서걱이는 분심(分心) 강물에 띄우고황사로 지워진 창

  • 윤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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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5.6 676호 어느 공간 한편에서

차 안의 음량을 높이고흔들거리는 차량의 속도를 느끼며거리를 질주한다내가 있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었나 지구가 나의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간얼마나 많은 설움이 있었는지우린 그냥 여기 공간에 익숙해져시계 방향만 무심히 바라보며 오고 간다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나뭇잎 소리밤하늘에 설핏별들이 교차하며 지나가고 있다 모두 할 말을

  • 김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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