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4.7 665호 꽃 피는 아몬드 나무

환희고 사랑이다청자 쪽빛 하늘 가득튼실하게 피어 있는 하얀 꽃과 연분홍 꽃잎들은1890년 2월 조카의 출생 낭보(朗報)를 들은 고흐는 한달음에 달려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초봄에 가장 먼저 피는 아몬드 꽃나무 를 그린다. “아이 이름은 형 이름을 따서 지었어. 그리고 그 아이가 형처럼 단호하고 용감할 수 있도록 소원도 빌었어.”테오의 말을 상 기하며 아

  • 이인환(광진)
북마크 아이콘
28
2024.7 665호 빌딩 숲에 눈의 꽃

빌딩 숲에 반 햇살로 연명한 많은 하늘이무심하여 내리던 꽃잎바람에 꽃잎새 웃음이 나도록 고웁다 바람에 너가 날아가기 전에전광판 위에 내려온다 사뿐히 사뿐히이사하기 위해 짐을 싸는 조팝나무, 목련, 장미, 철쭉응결한 무언의 꽃이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다 하늘과 나무에 걸린 사다리 그네를 타며부끄러워 숨어 있는 꽃 온몸으로 느껴지는자존감으로 다시 태어날 테니까

  • 류재엽(서울)
북마크 아이콘
25
2024.7 665호 원고청탁

언제나 반갑다기다려진다네가 오기를보내달라는 소식 받고너를 보내기까지날마다 수없이 썼다가 지운다 못내 아쉬워 다시 쓴다빨리 보내야지 하면서마지막 날까지 머릿속에가슴속에 숨겨놓고 꺼내지 못한다 예쁘게 화장하고 잘 입혀 보내야지그렇게 다짐해놓고 평상복 차림의 너를 보낸다그마저 보내기 싫다 숨겨두고 나만 보고 싶다 남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 김승균
북마크 아이콘
29
2024.7 665호 흙이 되었다

엄마는 곧 흙이 되리란 걸 알았다 평생을 흙과 살아온 그녀에게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 지치고 힘들었는지차에서 내리자마자화단의 흙을 한줌 쥐고는 코를 킁킁거렸다 환하게 펴진 주름과 눈이 웃고 있었다킁킁 흙에 뿌리내린 철지난 냉이 냄새가 누구도 위로할 수 없던 엄마를 따뜻이 맞이했다 그리고 흰 눈이 내리던 겨울날그녀는 아무 말 없이 흙으로

  • 현미숙
북마크 아이콘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