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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악흥의 순간 3번

반복된 연습이 쌓여 달콤한 선율이 되고 너에게 들려주고픈 이 순간 나의 얘기들 어쩌면 슈베르트도 짧은 봄을 느꼈을까 조그만 손으로 피아노 치던 아이는저장된 컴퓨터 속 옛 파일로 존재하고 내 인생 악흥의 순간 언제던가 회상하니 알알이 빨간 알사탕 동백은 봄을 부르고살아온 모든 순간이그립고아름다웠네야속한 벚꽃비 속에

  • 김미형(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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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솜다리

내려다본다스러져 가는 것들 사이내 뿌리의 대부분은 천둥벌거숭이로바위틈에 반쯤 걸치고 있다 어디인지차가운 구름 끝나는 곳에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단다때리는 파도 끝에비 나리면 부푸는 땅이 있단다 고개를 든다에리는 바람보다날카롭게 나를 살리는 온기가 있다그 희미한 것이 꺾일 듯 흔들리는 나를 붙잡는다 산등성이 끝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울

  • 송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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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중고서점

중고서점에 갔어요그곳은 지나간 시간이 돌아와 있었지요빛바랜 책 속에서눅눅한 시간의 딱정벌레가 기어 나왔어요딱정벌레에 이끌려 그곳을 찾는지 모릅니다인스턴트 음식으로는 허기를 채우지 못합니다 읽지도 않을 책을 삽니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지요 침묵이 환하게 문을 여는 때도 있습니다 고양이의 우아함과 영묘함을 사랑한다던나의 아버지말을 하지

  • 백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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