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새싹처럼조금씩 돋아나는아가 앞니,아가는혓바닥으로 살금살금 눌러보고,엄마는손가락으로 더듬더듬 더듬어보고……
- 박옥주
새봄새싹처럼조금씩 돋아나는아가 앞니,아가는혓바닥으로 살금살금 눌러보고,엄마는손가락으로 더듬더듬 더듬어보고……
이사 온 후신발장 안을 정리하는데 짝을 잃어버린 운동화 울먹울먹단짝 친구가다른 친구에게 가버린 날 나무 아래덩그러니 혼자 서 있던 내 모습 같았지운동화 한 짝신발장 위에 올려놓고 아끼는 구슬 담아주었어멋진 구슬 신으로 다시 태어나헤벌쭉 웃는 내 친구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채낚기 어선으로 오징어를 잡는 프로그램을 본 후우리 가족은 바다 여행을 떠났다.바닷가 횟집 수족관에서바닷고기를 구경하다가둥글고 붉은 몸뚱이로 헤엄치는오징어가 가득한 수족관에서“오징어가 살아 있을 땐 이렇게 몸이 둥글단다.헤엄치며 노는 것을 잘 봐, 깊은 바다에서 저렇게 살아.”엄마의 설명을 들으며수산시장을 둘러보았다.길가에 오징어를 널
“네가 희수니? 얜 우리 아들 경진이란다. 좋은 친구로 지내라.” “안녕? 희수야. 난 너랑 동갑이야.”경진이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벚꽃이 활짝 핀 주말이었다. 서울에서 손님이 왔다. 외국에 살다가 얼마 전 온 가족이 다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아빠 대학 친구라고 했다.경진은 희수보다 한 뼘 정도나 더 컸다. 형인가 싶었던 희수는 친구라는
“먼저 훌라후프로 몸부터 풀어볼까?”새벽마다 운동하러 오는 할머니들이에요. 분홍 스웨터를 입은 분홍 할머니가 여느 때처럼 나를 집어 들었어요. 그래요. 나는 훌라후프예요. 이름은 파랑이고요. 여기는 도시 속 작은 운동장이에요. 중앙에는 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있고 그 둘레에서는 트랙을 따라 달리기를 하거나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어요. 나는 운동장 가장자리에
나은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입학을 며칠 남겨둔 날, 나은이는 엄마와 아빠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어쩌나? 다른 곳으로 전학을 시킬 수도 없고.”아빠는 고개를 흔들었어요.“학교는 집에서 가까워야 해. 입학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그냥 보내요. 나은이가 잘 적응할 거야.”나은이는 무슨 일일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입학식 날, 나은
한마디로 나는 별 볼 일 없는 애입니다. 공부도 그렇고 특별한 재주나 장기가 있는 것도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키가 큰 것도 거기다 장난치는 것만 좋아해서 종종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그러니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누구 하나 눈여겨봐 주는 사람 없이 길고양이처럼 어슬렁거리거나 밭의 잡초처럼 귀찮은 존재로 취급받고 억울한 일이 생겨도 하소연할 데 없이
‘6·25전쟁’이라고도 하는 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어. 그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학교 뒷동네에 분이네 집이 있었는데, 마당에 살구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어. 살구나무는 봄이 되면 꽃이 활짝 피어 눈이 부실 정도였어. 벌들도 모여들어 종일 잉잉거렸고…나는 늘 가던 길로 가지 않고 되도록 분이네 집 앞으로 돌아가곤 하였어.“얘,
아늑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바람을 막아주고 하늘의 유수를 받아 주니 살 만한 집이다. 뜰에는 감나무와 사철나무, 동백나무가 있어 봄이 오면 잎 피우고 꽃 피우면서 계절을 알리니 계절이 돌아오고 떠나는 순리를 배우면서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마음이다. 때로는 수리도 하면서 자식 낳고 기르 며 살아온 지 40년이 넘어서인지, 나만이 느끼는 아늑함과 자유로움을
밤마실을 나왔다. 초여름인데도 밤공기가 서늘하고 상쾌하다. 올해는 서풍이 아닌 북풍이 불어서 미세먼지도 없고 공기도 시원하다고 한다.내 발끝은 자연스럽게 동네 마트로 향한다. 밤늦은 시간에는 할인 행 사를 하여 싼 맛에 구매하는 재미가 있다. 먼저 과일을 진열한 곳으로 간다. 형형색색 원색의 과일들이 마치 수채화 파레트에 담긴 물감처럼 화사하다. 몇 해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