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6.6 688호 [제37회 마로니에 전국 청소년 백일장 고등부 운문 장원] 오월

선선한 햇빛이 들어오는 늦은 오후어머니는 젖은 행주를 접어두다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열린 창문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려오고오월은 바람에 섞여 잡안으로 들어온다 어머니의 얼굴 위로는 따스한 햇빛 한 조각이하얀 꽃잎들처럼 가볍게 내려앉고하얀 새가 잠시 쉬었다 날아간 어머니의 곁은희게 번지는 찔레꽃처럼 어느새 조용히 만개해있었다&nbs

  • 이서경
북마크
32
2026.6 688호 [제37회 마로니에 전국 청소년 백일장 금상] 오월

햇살이 스며드는 오월의 봄날색 바랜 간판을 단 은수 사진관유리창 너머 초점이 나간 듯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반사판 아래 드리우는 그림자바퀴가 고장 나버린 의자 위에걸터앉은 아버지가 있다흰 배경지 앞에 앉는 사람들아버지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터져 나오는 플래시 불빛인화지에 사람들의 얼굴이 스민다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조여 보는 조리개 나는 오월에 생긴

  • 유민영
북마크
46
2026.6 688호 [제37회 마로니에 전국 청소년 백일장 대상] 오월

고물상 뒤편에는 버려진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햇빛이 쨍하게 비추는 날씨에도 아빠는 그 한가운데에서 일을 멈추지 않았다. 폐지 더미 위에 또다시 폐지가 쌓이고, 그 위로 알루미늄 캔과 고철들이 층을 계속 이루고 있었다. 아빠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망가진 가구들과 캔들을 분류했다. 나는 그런 아빠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고물상 일을 하

  • 표윤서
북마크
39
2026.6 688호 봄을 기다리며

내가 사는 마을엔오일장이 선다추위를 견디고 있는플라스틱 바구니에가득 담긴 사과들 나는 한 바구니를 집으로 데려왔다 하얀 도자기 위에반달 모양의 속살이가지런히 포개져 있을 때계절차를 끓여 놓고 앉아조용히 말을 건넨다 사과야나를 만나기 위해참 먼 길을 돌아왔구나 꽃봉오리 속초록 점 하나로 계절을 넘기고바람과 비와 햇빛을 지나

  • 허가은
북마크
33
2026.6 688호 기다림

달빛 푸른 밤, 숙성의 시간 길어 향내 깊다남몰래 낮은 신음 소리 죽이며 발효한 시큼한 열매원초적 열정 심연에 가라앉혀두고가슴에 맑은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다 어둠 속 외진 창가를 향해 반짝이던 눈동자입술 사이로 세레나데 냇물처럼 맑게 흐르고기다림은 향기 짙어가는 위스키 시간입 안을 톡 쏘는 불맛, 그 속에 머금은 향내어찌 묵상의 시간 길지 않았으

  • 김현태(대구)
북마크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