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1월 6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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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상기를 나누어 가지다 이제 질문의 시간이 된 우리,
이파리의 테두리가 명징해지자 물끄러미가 되고 말았다
꽃과 덫의 경계가 아물지 않아
찬란하게 기억되고 싶었던 걸까
존재의 방식으로 부재를 도모한
이중적 생활이 은밀했던 그때
남겨진 꽃자리의 익명
달리 어떻게 불러야 되는가
기억을 밀어내는 방식은 이어지고
수척해진 상기는 낮달 속에 미끄러졌다
서로 닮은 선홍의 혀를 나누어
함께였다가 함께 혼자인
몸에 갇혀 분리된 영혼
혀의 통증은 부풀어 쏟아진 꽃 멀미 환하여 아픈,
누군가 살다 버린 폐허처럼
떼 울음 붉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