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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반란자

한국문인협회 로고 최창업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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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구조에 따라 휘발유, 경유, 가스, 전기 등의 에너지에 의해 움직인다. 지금은 미래의 대세가 전기차라고 하지만, 진화의 또 다른 게 나올 수도 있다.
한때는 저렴하다는 현혹에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세칭 ‘신나’라는 가짜 연료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암암리에 판매된 적이 있었다.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차량의 잦은 고장은 물론, 매연으로 환경오염을 시켜 호흡기 질환 유발 등 건강을 해치는 사회의 암적 존재가 되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엄중하게 ‘대기환경보전법’을 적용하여 단속에 이르렀고, 연일 언론에서 불량 연료 판매업자의 구속 사례를 보도한 바 있었다.
불량 연료도 그러하겠지만, 대다수의 운전자가 연료 주입할 적에 가득 하게 채우므로 차량 운행에 무리를 준 것 또한 결국은 기기의 수명을 단축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여느 일들이 그러하듯 시끄럽게 다루었던 ‘불량 자동차 연료’의 일마저도 이제는 태풍이 휩쓸고 간 듯 잠잠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의 가짓수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많다. 불과 몇십 년 전의 굶주림 시절은 먼 얘깃거리다. 뿐이랴. 과도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과 성인병으로 요즘 사람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건강은 현대사회에 많은 이슈 중에 최고의 얘깃거리다.
언론도 운동보다 먹는 것에 더욱 편승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때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였던 햄버거가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어처구니없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햄버거는 비만의 주범이라 건강에 나쁜 음식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세상에 먹을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우리의 식습관이 확 바뀌지 않는 이상, 햄버거는 서양 사람에게는 주식이지만 우리는 간식의 개념으로 보는 게 이치에 맞는 것 같다. 서양인의 주식인 고기와 빵으로 만든 햄버거나 우리의 주식인 밥과 채소로 만든 김밥은 영양에 별반 차이 없다. 그러나 점차 젊은이들의 식습관이 서양화되면서 그들의 우람해져 가는 몸처럼 변할 수 있는 염려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불량 자동차 연료와 과한 연료 주입으로 인한 자동차의 수명 단축처럼 잘못된 식습관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먹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살기 위해 먹는다’는, 평범한 진리는 살아 있는 동물의 원초적 본능이다. 여러 가지 영양소가 포함한 음식에는 자연에서 얻은 식물이나 동물성 식재료가 있다. 옛날에 사람이 먹는 음식의 대부분이 사냥(동물)하거나 채집(채소)하여 연명하였다.
지금은 직접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길러서 음식 재료로 조달한다. 더 나아가 식품의 과학적 발달로 인하여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까지 개발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정상적 유전자에 다른 유전자형을 갖는 개체를 개발해서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원래 가지고 있던 유전자 중 일부를 변화시켜 맛과 생산량을 늘리기도 하지만 고유의 맛을 잃기 때문에 왠지 찝찝하다. 여전히 GMO 식품에 대한 전문가들 사이에 갑론을박은 계속 진행 중이언만, 우리 식탁에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50년경 세계의 인구가 약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 폭발로 인한 식량 대란이 예고된다. 그래서 효율적인 사육과 아울러 고단백질 식품으로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곤충을 지목했다. 그 가공 및 조리법을 통해 만든 곤충 음식이 우리의 식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았다.
내 생각으로는 건강한 식단이란, 대개 그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어불성설이라 하겠지만, 우리는 몸에 좋다는 보양식만을 찾는다. 나아가 자기 입맛의 즐거움을 찾다 보면, 과도한 집착에 다른 영양소의 결핍을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어느 날 음식 전문가라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미디어를 통해 건강에 좋다는 식재료를 소개되면 많은 사람이 유행처럼 따라간다. 반대로 건강에 나쁘다고 하면 그 식재료는 독약이나 된 듯 바닥을 내던져지고 만다. 옛 속설에도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하였다. 괜한 말 한마디에 휘둘리는 음식은 오히려 안 먹는 것만 못하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식습관으로 얼마만큼을 섭취하느냐다. 음식 섭생법은 어떤 것이 몸에 좋은지 따지기 전에 즐거운 마음으로 편식하지 않고 적당량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떤 보양식 재료라도 과유불급한 건강식은 없다. 식탁의 주인은 남이 아닌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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