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한국문인협회 로고 강덕두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조회수19

좋아요0

오만원권 지폐 이미지는 신사임당이다. 마트에서 신사임당 그림이 에어컨 바람에 걸어간다. 느릿느릿 가다가 빨리 도망간다. 앗! 돈이다. 눈이 확 떠지며, 갑자기 주울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마네킹 셋이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우리는 돈의 노예가 아니라며 안 본 듯이 외면한다.
신사임당이 말씀하신다.
“너, 나를 빨리 잡아라! 쓰레기통에 들어가면 나란 가치가 없어진다. 어서 잡아라! 돈이다. 돈이란 존재는 어느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어서 어서, 어느 목사 말처럼 기자가 사진 찍기 전에 얼른 호주머니에 넣어라. 돈이 대세다. 돈이 많으면 귀신도 살 수가 있다는 중국 속담도 있다.”
지금 온 세상이 돈이 되는 경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전쟁에도 돈이 있어야 전투를 할 수 있듯, 교육, 정치, 경제가 모두 돈과 관계가 있다. 심지어 죄를 지은 사람들도 거의 돈과 관계가 있다. 과거에는 사(師), 일사(士)나 모두 하는 일이 우선 돈이다. 입담이 좋고 해박한 소개팅 감언이설로 주문을 외우듯 환자들을 모아 온다.
절에 가면 금부처 석가모니 아래는 없고 옆 약사여래상 아래 돈을 넣는 큰 궤짝이 있다. 돈을 넣고 옆에 가서 방석 하나 들고 일 배, 일 배, 삼 배를 한다. 그냥 절만 하는 수도 있다. 불상들의 미소와 치료제인 약병을 본다. 미안해 그냥 지나친다. 사람들은 종교도 믿음보다 돈에 뜻이 있는 장소를 선택한다. 모두가 단골인 듯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힘이며 사회적으로 우러러보았다. 자본 수단의 화폐로 재산 축적의 대상이기에 돈을 벌기 위해 애를 쓴다. 초딩 장손에게 이순신과 거북선 그림 오백 원, 구화폐 첨성대의 10원짜리 화폐, 은 동전 등을 선물했는데 반에서 자랑하고, 어린이 세상에도 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과거 보릿고개 이후에도 돈이 없어 20km를 걸어 다니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택배도 없고, 어깨에 메고 두 손에 들고 땀방울 후리고 쉴 마땅한 나무조차 없던 시절 생각해 본다. 꿈자리가 좋아 지나가는 소 달구지 타고 흔들거리며 노래 부르며 가는 수도 있었다.
월남 전선에서 미군들 귀향할 때 타이어가 집채만 한 비행기를 끌고 미국 본토까지 날아간다. 부럽고 멸시받는 듯한 감정이 지금은 우리도 전투기도 만들어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금은 눈에 보이는 실물 화폐, 밤새도록 셀 수 없는 돈도 컴퓨터 파일로 순식간에 송금된다.
일요일 이발하러 갔다. 이발사가 세심한 칼로 매끄럽게 살을 베지도 않고 대단한 기술이다. 18세기 유럽에서 왕실이고 어디나 수술 의사는 이발사였다. 금화 한 닢이면 최고의 돈이다.
돈은 모든 생활의 필수 물건이다. 과거 지폐가 없던 시절에는 쌀이나 명품 가락지나 모두가 주고받는 화폐의 가치였으니, 그 가치는 어화 면류관보다 더한다.
만원권 세종대왕이 말씀하신다. 지금은 돈이 보이지 않는 금융 거래다. 오히려 더 큰 가치가 되어 손가락 검지 하나 뚝딱 돈이 오고 간다. 은행원이 뚝딱 보이지도 않는 거액을 훔치고 외국에 도망가 숨어 살다가 현지에서 붙잡혀 귀국한 뉴스가 있다.
돈이란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귀신도 살 수 있다가 자기도 몰래 악의 귀신에 씌워져 스트레스에 병이 되기도 하고 가정적으로 불행해질 수가 있다는 것이 돈의 가치인가 보다.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