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오후였다.창밖에는 목화송이처럼 보드랍고 탐스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궁이가 눈이 내리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 말고는 생각났다는 듯이 아빠를 보고 말문을 열었다.“아빠,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셨게요?”회사 일이 고단하신지 요즘 들어 유난히 일찍 잠자리에 드시고는 하는 아빠였다. 그 아빠가 어젯밤 잠결에 허공을 향해 마구 손짓을 하며 싱글벙글 웃
- 김여울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창밖에는 목화송이처럼 보드랍고 탐스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궁이가 눈이 내리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 말고는 생각났다는 듯이 아빠를 보고 말문을 열었다.“아빠,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셨게요?”회사 일이 고단하신지 요즘 들어 유난히 일찍 잠자리에 드시고는 하는 아빠였다. 그 아빠가 어젯밤 잠결에 허공을 향해 마구 손짓을 하며 싱글벙글 웃
세상의 길이를 재면서자벌레 한 마리 기어 온다 구불구불엎드렸다 일어났다자기만의 자로세상을 잰다 “왜 그렇게 느려?”“그렇게는 아무 데도 못 가!” 하지만 자벌레는 안다어디까지가 먼 길이고어디쯤에서 멈추면 되는지를 나는 요즘 자벌레처럼내 마음 길이로하루를 재기 시작했다. 느려도 좋다. 끝까지 가는 건마음먹
재미, 가미, 흥미, 찬미, 진미,절미, 의미, 취미, 감미, 소미,총미, 현미, 향미, 심미, 아미,별미, 풍미, 정미, 일미, 묘미… 이미 너무 좋은 말. 경미, 선미, 영미, 수미, 은미,혜미, 유미, 승미, 윤미, 형미… 참 좋은 내 친구들.
쓰담쓰담,쓰담쓰담,맛있어져라,맛있어져라, 머리를 쓰다듬는엄마의 손길에배추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어요. 쓰담쓰담,쓰담쓰담,기다려줄게,기다려줄게, 김치도 칭찬을 좋아해. 김치도 그래.
대식이는 우리 아빠 이름90세가 넘으신 증조할머니는나를 보고 ‘대식아’ 하고 부르신다 “대식이 아니고 은우예요” “대식이랑 똑같아목소리도 닮았네” 호호호호∼잇몸으로 웃는증조할머니는 어릴 적 아빠를 떠올리며 행복해하신다 아빠 닮은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하늘이 파란 건거짓말을 할 줄 몰라서이다 가끔씩 구름이하늘을 가리고 장난을 쳐도하늘은 구름 사이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철없는 아이처럼파랗게 파랗게 웃는다 하늘이 높고 파란 건 손톱만 한거짓말도 할 줄 몰라서이다
1엉덩이춤 추면서공중에 뜬 집을 짓지 꽁지로 실을 뽑아그물 엮듯 한단다 먹이가 절로 걸리니 세상 없는 내 밥상. 2스치는 솔바람에얼굴을 살살 씻지 새벽이슬 거울 보며매무새 꾸민단다 빈 칸을 원고지 삼아 시 쓰는 게 내 행복.
뭘 찾고 뭘 잡았나, 한 평 남짓한 몸 뉠 곳 일몽객.
1전 국민 보는 앞에 매주마다 공개 발굴 지난번 회차에서 아쉽게도 놓쳤었던 우리말달인을 찾습니다 지금 시작합니다 2나도 저리써 왔는데 “정답이아닙니다” 울 일은 아니지만 웃기에는 뭣합니다 한글 참, 해도 해도 어렵네요 그럴 때는띄웁니다 3까막눈 눈을 떠도 청산유수 읽고 써도젊은
그 옛날 사리원 초가 낡은 고무신 놓이고어린 내가 물동이 진 어머니 따르던 길 앙상한 당신 품에서 아재 손에 끌려갔어요 비바람 몰아쳐도 장승 같은 비무장지대칠십여 년 그리움이 얼어붙은 그 경계 내딛는 평화 전망대, 잡힐 듯 먼 북녘 하늘 이산의 아픈 가슴 혼자서 쓸어내리며당신 얼굴 사무쳐 차라리 눈 감아요어머니 어찌 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