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6.7 689호 군하리 블루스

월곶면에 군하리가 있다처마 밑 헌 화분에 고추와 꽃을 심고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사는, 도로명은 애기봉로길 마을 중앙도로는화단으로 된 둥근 오거리가 있다손맛이 쫄깃쫄깃한 연호정칼국수와야구공만 한 개성 손만두집이 있다목소리 카랑카랑한 할머니가 30여 년 버텨온 백반집도 있다 얼마 전건너편에 싱싱마트가 들어섰다덕분에 동네 사람들도 조금 싱싱해졌

  • 김근열
북마크
17
2026.7 689호 늦은 후회

가을 바람고개, 해발 227m 하늘 아래 가장 그리운 집. 경부고속도로와 4번국도가 지나가는 부산과 대전 사이. 교복 입은 소녀가 팔순에게 달려와 플랫폼 바라보며 아버지 나이가 넘어서야 떠나간 발자취를 따라 걷습니다. 정다방을 지나 다리 건너 사라져가는 아이들이 박쥐처럼 매달려 멱감던 냇물이 철썩철썩 밀려오며 기찻길 옆 살피꽃밭 같은 양철지붕 우리 집. 우

  • 김화자(대전)
북마크
17
2026.7 689호 숲 도서관

근시처럼 시야가 좁아지는오후 너머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았지 층층나무의 문장과 문장 사이무성한 나뭇잎 책갈피를 넘기며 숨을 고르는 사이 휘파람새의 시원한 휘파람 소리잔가지를 흔들며 들려오지샘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달개비꽃이 어둑해진 저녁을 밝힐 무렵, 사색이 깊을수록 하늘의 별책은 빛나고이슬방울을 매단 풀잎의 어깨가둥글게 휜다는

  • 유재병
북마크
17
2026.7 689호 의림지에 봄꽃 물들일 때

닫혀 있던 바람의 문이살며시 열린다용두산(龍頭山) 자락에 내려앉은햇살 한 줌진달래 꽃빛을 풀어 놓았다 은근하게 번지는 향기 하나그것은 아마봄이 몰래사연을 담아 띄운 편지였는가 보다 의림지(義林池)에 스미는 연분홍 숨결, 피재골을 건너오는 노란 웃음,꽃잎들은 서로 어깨에 기대어 세상을 몽실몽실하게 물들이고 내 마음

  • 문규열
북마크
16
2026.7 689호 사랑은

진실한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의 분기점에기대어, 마음이 아리게 저며 오는 것이다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드러낼 수 없는 표현깨어진 미소가 아물어 용서와 배려가진실과 진실 사이를 맴돌아 한 점을 이루는 불꽃이다 그윽한 눈빛으로만 느낄 수 있는그, 자체가 사랑이거늘… 창백한 천사의 날갯짓으로 내리는

  • 나이현
북마크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