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철길 같은 세월 위를숨가쁘게 달려온 인생 열차 기쁨의 역도 지나고눈물의 역도 지나어느새 황혼의 플랫폼에 서 있다 잠시 내려뒤돌아보니 웃음도 울음도모두 한 장의 풍경이 되어 저 멀리 사라져 간다 사람도 떠나고 사연도 떠나도 남은 것은바람 같은 기억뿐 그래도 좋다 이 작은 간이
- 안용환
긴 철길 같은 세월 위를숨가쁘게 달려온 인생 열차 기쁨의 역도 지나고눈물의 역도 지나어느새 황혼의 플랫폼에 서 있다 잠시 내려뒤돌아보니 웃음도 울음도모두 한 장의 풍경이 되어 저 멀리 사라져 간다 사람도 떠나고 사연도 떠나도 남은 것은바람 같은 기억뿐 그래도 좋다 이 작은 간이
그 시절의 나는울 줄 모르고늘 앞서 가던 사람이었다 말하지 못한 속앓이는 피지 못한 꽃이 되어 내 안에 남았다 나는 나를 믿고사랑을 내주며돌아갈 길을 잃었다 지나간 것은다시돌이킬 수 없는 일 화려했던지난그 시절의 나는 멀어지고 이제돌아올 수 없는화양연화(花樣年華)가 되었다
한여름 날이 짊어졌던 폭염을계절의 경계선 가파른 등성이에 내려놓으면 절기를 가르는 한 줄기 소나기가덧엮은 고단함을 씻어 놓는다 화염에 휩싸인 햇볕을 삼킨 무더위가 녹아 추녀에서 아쉬운 듯이 맴돌다가처마 끝으로 낙숫물 지고 있다 풀무 젓던 여름날의 무수한 땀방울은 허공을 할퀴듯 풍류(風流)하다풀잎에 이슬로 맺힌다.
월곶면에 군하리가 있다처마 밑 헌 화분에 고추와 꽃을 심고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사는, 도로명은 애기봉로길 마을 중앙도로는화단으로 된 둥근 오거리가 있다손맛이 쫄깃쫄깃한 연호정칼국수와야구공만 한 개성 손만두집이 있다목소리 카랑카랑한 할머니가 30여 년 버텨온 백반집도 있다 얼마 전건너편에 싱싱마트가 들어섰다덕분에 동네 사람들도 조금 싱싱해졌
가을 바람고개, 해발 227m 하늘 아래 가장 그리운 집. 경부고속도로와 4번국도가 지나가는 부산과 대전 사이. 교복 입은 소녀가 팔순에게 달려와 플랫폼 바라보며 아버지 나이가 넘어서야 떠나간 발자취를 따라 걷습니다. 정다방을 지나 다리 건너 사라져가는 아이들이 박쥐처럼 매달려 멱감던 냇물이 철썩철썩 밀려오며 기찻길 옆 살피꽃밭 같은 양철지붕 우리 집. 우
서석산 바위 소나무 동으로 춤추고 완연한 봄 기운이 바람 타고 옷에 드네 숲속 냇물소리 신선의 경치처녀들 웃는 모습 치마색도 붉구나 오랫동안 명승이 이 아득한 산에 있고 절경이 지금토록 이 산중에 있구나 시벗들은 항산 구로회를 이어받아 음사의 시풍이 만고토록 이어지네
근시처럼 시야가 좁아지는오후 너머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았지 층층나무의 문장과 문장 사이무성한 나뭇잎 책갈피를 넘기며 숨을 고르는 사이 휘파람새의 시원한 휘파람 소리잔가지를 흔들며 들려오지샘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달개비꽃이 어둑해진 저녁을 밝힐 무렵, 사색이 깊을수록 하늘의 별책은 빛나고이슬방울을 매단 풀잎의 어깨가둥글게 휜다는
닫혀 있던 바람의 문이살며시 열린다용두산(龍頭山) 자락에 내려앉은햇살 한 줌진달래 꽃빛을 풀어 놓았다 은근하게 번지는 향기 하나그것은 아마봄이 몰래사연을 담아 띄운 편지였는가 보다 의림지(義林池)에 스미는 연분홍 숨결, 피재골을 건너오는 노란 웃음,꽃잎들은 서로 어깨에 기대어 세상을 몽실몽실하게 물들이고 내 마음
따먹을 사람도 없는데우물가에 앵두 자꾸만 달린다고맘껏 따먹으라더니요양원 가서 달포 전에 죽었다끌고 다니던 손수레 마당을 지키고오래된 나무대문에시커먼 쇠통이 잠기고바람이 지나가는 산아래 빈집 가지가 찢어지도록 앵두는 붉고.
진실한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의 분기점에기대어, 마음이 아리게 저며 오는 것이다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드러낼 수 없는 표현깨어진 미소가 아물어 용서와 배려가진실과 진실 사이를 맴돌아 한 점을 이루는 불꽃이다 그윽한 눈빛으로만 느낄 수 있는그, 자체가 사랑이거늘… 창백한 천사의 날갯짓으로 내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