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웃음꽃 수국화 3형제바람에 흔들 가냘픈 춤 자랑한다오색 얼굴에 향수 내뿜으며멋 자랑 마냥 뽐내고 있으니벌과 나비 연인처럼 찾아온다잠시 얼굴 비비고 손잡고 떠나간다환하게 웃고 있는 수국화 3형제보름달 미모에 꽃향이 흘러도세월이 가면 자연히 낙화하리라아름다움도 때가 되면 낙화하리라연인들 찾아올 기다림으로비바람 장애로 낙화하지 말아라눈, 비, 바람, 자연
- 홍춘표(구로)
옥상에 웃음꽃 수국화 3형제바람에 흔들 가냘픈 춤 자랑한다오색 얼굴에 향수 내뿜으며멋 자랑 마냥 뽐내고 있으니벌과 나비 연인처럼 찾아온다잠시 얼굴 비비고 손잡고 떠나간다환하게 웃고 있는 수국화 3형제보름달 미모에 꽃향이 흘러도세월이 가면 자연히 낙화하리라아름다움도 때가 되면 낙화하리라연인들 찾아올 기다림으로비바람 장애로 낙화하지 말아라눈, 비, 바람, 자연
하루를 품고 둥근 해가 바다에서 힘차게 솟아올라 햇살을 뿌린다아침 바다는 눈을 비비면서 밤새 이불로 덮던 물안개를 걷어내고 잔잔한 파도를불러들인다해변에서 먼바다까지해 뜰 때는 금빛으로한낮에는 은빛으로반짝이는 빛의 향연은파노라마를 이룬다광안대교 신나게 리듬 밟으면 동백섬 오륙도 장단 맞추고 갈매기 높이 떠 지휘하면
문인들의 번개모임에 나갔는데한 원로 작가께서 저서 두 권과 소금 한 봉지를 주신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건네니소금을 선물로 주는 분이 다 있느냐며 신기해한다술이 깬 새벽 물 먹으러 거실에 나왔다가식탁 위에 올려진 소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소금은 파도의 기억을 온몸에 새기고태양의 뜨거움에 밑줄을 긋고 있었다분수로 밀어 올린 혹등고래의 산통(産痛)과태풍
처음 본다는 건지새롭게 본다는 건지수돗가에 씻어둔달래 뿌리가 머리인지 발인지시비를 가려내느라초록은 진이 빠지고때때로 변색하는수국을 나무라는 사이죽고 못 사는 애인은옛 애인이 되어버리고지는 꽃 가속도 붙어별사도 없이 가버렸네꽃을 같이 본다는 말을다르게 쓰던 사람그리워하면 그리는 사람이 되는지 잊는다 손 털고 나서다시 또 기다리는 너
행여나 누가 알까 숨 한번 안 쉬고왕눈이는 껌뻑 시치미를 뚝 따먹고어쩌다 꿈속에서 어슴푸레 나타나는 님그리움에 날개 달고 나래짓 하네추억 속 낙향 주막집에얼룩덜룩한 주안상 바닥 옻칠 껍데기로내 손등에 저승꽃 필 무렵동동주 방울 눈마다그 님의 얼굴 영롱하여새끼손가락 휘 저어 놓으니묻어둔 미소가 나를 반긴다
바다와 솔숲 사이누가이토록 예쁜 마루를 놓았나산모롱이 친절한 벤치에 앉아파도의 격한 환영을 받았네자맥질 놀이에 흥겨운 바위섬그 위를 서성이는 잿빛 갈매기너는 누굴 기다리나나는 누굴 기다리나지칠줄 모르는 포말 사이로설운 님 보일 듯 사라져재촉하는 석양에이별하는 임처럼돌아서는 걸음이 버거워라. &nbs
24시간 편의점에서24시간 건조한 내 기다림은뜨거운 그대 시선물기 촉촉한 프러포즈랍니다화려한 조명, 카펫이 깔린음악 흐르는 카페가 아니어도하얀 레이스 식탁이 아니어도그대 손길 하나면 그만이지요무척이나 분주한 당신그렇다고 가난한 이 몸너무 조급히 열지는 마세요기다림에 야윈 사랑쉬이 부서져 버릴까 두려워요기다림에 익숙지 못한한 닢의 인스턴트 사랑소설 같은, 영
함뿍 젖고 말았지요3초 만에23에서 47까지눈치 챘어야 했지요지나치는 입맞춤급히 쏟아 부을 때쫓기고 있다는 걸8,395일 순식간에폭삭 흡수시켜 놓고어이없이 돌아서도 말릴 수 없는 당신주룩주룩주룩쫓아가는 바람에 무기력하게 매달려 하염없이 말리느라 아직도 짜내지요
해심을 밟고 거슬러 오른 시간좌구산 천문대 하늘 별무리에 들었다흰 꽃잎 화르르 피어 편편히 입적해도슬픔만으로 지는것이 아닌미선나무에도 사리가 있듯이심지에 꽃술 당겨 짓무른 단내지금은 흔들릴수록 더욱 아름다운그리움의 덤불 눕히며차창밖, 잠시 지나갈 소나기는부단한 흔적을 해갈지게 눈물로 태운다우리,머문 시선 내밀한 그때 바람 머물어 밤의 나루터에 저녁
고향 집은 달뜨는 오르막나는 그곳에서 수없이 엎어져무릎 살이 쓸려 상처투성이삽짝 끌 나서다가늘 그렇게 넘어지기 일쑤였다매일 성한 적 없어내 무릎은 빨간 달이 뜬다지금 오르막은 대나무숲흔적조차 사라진 집터촘촘히 들어차 헤집고 들어갈 수 없다오늘 밤도 달은 뜬다그때 시절 달그림자 그대로따라온 아픈 무릎은 고향의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