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갈라지기 시작하니마음에 금이 간다오늘도간절히 올려다보는 하늘 일기예보엔 오후 한때 소나기 잡힐 듯한 동아줄을 보며 몸은 비 맞을 연습을 한다 나에게는구름 그림자만 내려놓고 건너 마을엔땅이 흔들리는 큰소리에 마른하늘이 깨지며쏟아지는 물줄기 비설거지로 부산하다 나는젖을 준비만 한 채&
- 임종국
땅이 갈라지기 시작하니마음에 금이 간다오늘도간절히 올려다보는 하늘 일기예보엔 오후 한때 소나기 잡힐 듯한 동아줄을 보며 몸은 비 맞을 연습을 한다 나에게는구름 그림자만 내려놓고 건너 마을엔땅이 흔들리는 큰소리에 마른하늘이 깨지며쏟아지는 물줄기 비설거지로 부산하다 나는젖을 준비만 한 채&
따르릉 “여보세요”“그래, 나다. 별일 없니?” 볼멘소리로 대답한다.“네, 왜요? 바빠요”“알았다, 일해라” 초저녁의 통화는 밤을 건너새벽에야119를 불렀다. 그 이후주인 잃은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아침보다 먼저 창문에 닿은 빛이방 안의 먼지를 일으킨다. 어제의 말들은아직 바
생각과 무관한 잠재의식에 대하여낯익은 교실에서 동창도 아닌 녀석들과빈 답안지를 들고 낑낑대다가 반수면 상태로 맞이하는 아침 새가 되어 날아갈 참으로허전한 겨드랑이를 만져본다든지번식하는 잠재의 부스러기를 긁어모아아무 생각도 없을 식물이 어떻게보호색으로 진화하는지와 꽃이 예쁘게 피면 자주 꺾인다든지나무가 웃자라면 목이 잘리는참사를 견
민족의 명산 계룡산은 신비로워라친구들과 천왕봉의 정상에 올랐네붉게 치솟는 해돋이는 장엄하였다 유서 깊은 대 사찰 동학사와 갑사동학사의 봄은 신록으로 울창한 숲이 있고 갑사의 가을은 선홍빛 단풍이 으뜸이다 숲이 참으로 신선한 날의 풍경은한가로이 구름은 흐르고나뭇잎 흔드는 천년의 바람과까치, 뻐꾸기, 딱따구리, 박새들의흥겨운 노랫소리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 달빛, 별빛, 유성의 섬광하늘 빛모든 빛을 한데 버무려한 자락 바람과 휘휘 섞어한 입 쓰윽 베어내휘릭, 연한 연둣빛으로 날아오르면 풀벌레 소리 덩달아 날고햇살 가르는 잠자리 날개 위에소소한 빛이 분주하다낮고 축축한 저지대바닥부터 뻗어 오르는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는 가난 마을 고만고만한 일상은 고작
전쟁을 탓하랴부모를 탓하랴매년 이때면이산의 아픔에 난상처를 보듬으며혼자 두고 간 부모를용서하는 듯그리워하는 듯한노년이 된 소년의 못내 아수로운애잔한 목소리가밤하늘을 가르면메아리처럼 들리는이승과 저승 사이에서애타는 어미의 속울음에풀잎마다 이슬이 방울방울옅어지는 얼굴에도점점 짙어지는 그리움
네가 없는 스냅사진두 아이와 아빠가 행복해 하는 모습이렌즈 안에서 활짝 피었다그들 속에 없는 너 미소를 머금고찰라의 때를 놓치지 않고 담으려는 마음이 열매로 맺혔다 예쁜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것은 더 많이 사랑하는 마음이의 기회 렌즈 밖 세상은 치열하다놓쳐서는 안 될 것 같은 긴박성이 숨을 몰아쉬고 조리개를 당겼다 풀며 순간을 잡
그렇다, 삶은 늘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걷는다때로는 고요한 호수처럼때로는 거센 폭풍우처럼우리의 발걸음은 불확실함 속에서 흔들리기도 한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란가끔은 나뭇잎처럼 바람에 휘날리고 가끔은 뿌리깊은 나무처럼 흔들림없이땅을 붙잡고 있기도 했다 생각의 무게시간의 흐름모든 것이 연결되어 우리의 존재를 더욱 깊고
꽁꽁 얼어버린 땅바닥에가부좌 틀고 부르짖고 있었다 빛바랜 도시 풍경 너머불 꺼진 거리 끝에 서 있는매화 둥치 긴 겨울의 모퉁이를 돌아초록빛이 내리면얼어붙은 빗장을 풀어헤치고 마른 가지에 분홍빛 등불이 묵향처럼 진한 향기로 피어난다 겨울의 끝자락 잔설 위에생채기 난 상처의 아픔을 묻고 아무리 추운
툭, 툭아침을 걸으며 매화 나뭇가지 하나코 앞으로 당겨내린 빗물 머금은 꽃 향기를 온몸으로 당겨 안는다 꽃 향기가어제 떠난 사람의 잠결에 묻은 살 냄새가몸 구석구석을 간지럽히고 스며든다 붉고 하얀 꽃잎 툭,내일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