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날리는 신작로 어디메쯤 술독을 품은 주점이 있었다 아카시아꽃 향기가 넘실대는 날이면 아버지는 밭일을 하다 말고진등* 너머 마실을 나가곤 했다 호롱불 그을음이 애타는 세월인 양바람벽에 숯칠된 목로에서아버지는 묵묵히 막걸리 사발을 비웠다 달빛이 호젓이 마을을 적시고돌아오는 발걸음이 흥청망청거릴 때목젖에 걸린
- 박준수(광주)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 어디메쯤 술독을 품은 주점이 있었다 아카시아꽃 향기가 넘실대는 날이면 아버지는 밭일을 하다 말고진등* 너머 마실을 나가곤 했다 호롱불 그을음이 애타는 세월인 양바람벽에 숯칠된 목로에서아버지는 묵묵히 막걸리 사발을 비웠다 달빛이 호젓이 마을을 적시고돌아오는 발걸음이 흥청망청거릴 때목젖에 걸린
연둣빛 봄이 기지개를 켜는 아침비음이 약간 섞인 콧노래를 부르며느린 걸음 옮긴다 고단한 어제를 지우며 정직하게 나아가는 몸의 순례구부리면 반 자, 펴면 한 자눈금 하나 틀리지 않는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와 제자리걸음 세상의 잣대는 먼지를 일으키며나를 슬프게 하지만 내 길 가다 보면 그토록 닿고 싶었던 지평
스스로 이끌어가는삶의 무대나만을 위한 행위예술 주연이 되어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삶의 자료를 찾으며 다니면 역경 속에 웃을 수 있도록온화하며 치열한 무대자존감을 가슴에 담고 숨을 쉰다.
태초로 건너오신산호숲에문어를 만난 인어의 사랑은 바다 속 지금도에덴을 닮았네 불면의 경계를 넘었어요 그리워 떠오른 숨찬 언어 생명 숨비 소리 파도에 감긴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해저에 달 맨몸 그물에 담아 온 한 입 속살로출산에 보양이니오늘 저녁비릿한 비늘 벗은&nbs
장롱 맨 안쪽 햇빛도 닿지 않는어둠 속에 꽃신 한 켤레붉은 비단 위에 봉황 한 쌍 날개를 접고 금실은 첫날밤의 숨결을 놓지 못한 채 기다림을 박음질한다 내 생에 더 오래 품은 것은신어보지 못한 꽃신이었다꽃신은 세상에서가장 오래된 혼서지라는 것종이 한 장은 가벼웠으나먹빛 향은 무거웠다 이승의 인연 고작 3일의 언약은&nbs
그녀는 왜 거기 서 있었을까비 오는 한밤 왜 차도에 있었을까 하필이면 그녀의 널브러진 몸은 길바닥에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옆 거기비틀어져서 꼬여서먹은 음식 다 쏟아내고 거기 승객들은 꿈쩍도 않고말없이 소리 없이 앉아한 사람의 육신이 외치는 절규를 한 사람의 목숨이 꺼져 가는 순간을 아, 비는 내리고내린 빗물 흘러
달아공원*에 서서망부석의 순정으로한려수도를 바라본다 푸른 햇살은언제나바다에 몸을 던지고 싱그러운 광야에서길 잃은 낮달은노래 흥얼거리는 점들을머뜩하니 내려다본다 해풍이 청보리의 거울을 닦으면 섬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누워 바다를 유영한다 이에 달아공원의 야생화는 늘 삐뚜루미 토라 앉은 지
갓 숨 떨어진 어린 것의 식은 손발 주무르며토막토막 애간장을 끊어 흘린 한 동이 눈물도 여기 묻혔으리바람 숭숭 구멍 뚫린 비문 같은 풍화된 어린 주검슬픔을 눌러 첩첩 쌓아올린, 하늘마저 무거웠을 애장짓다 만 이목구비…천지 간을 공명했을 , 엄마아∼를 부르는 메아리의 이명은꼬리가 길어서 그 부모 살아 생전 잘 드는 칼로도 잘라낼 수 없었으리금방 삽작을 밀고
조용히 숨어 살지만나도 가끔 소리내고 싶어요 사람들은 그런 나를배꼽시계라 하지요 -꼬르륵!소리 듣고사람들은 서두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해요배꼽시계라 하면서시간을 알려주면 부끄러워해요 하지만 어림없어요 달래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예요꼬르륵! 꼬르륵!
할머니는“요즘엔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많이 사는구나” 하시지만, 할머니 자신도 원래 외국인이셨지요태어나고 자란 오사카에서조차“조센진, 조센진” 놀림 받으셨고어릴 때, 요동치는 배에 매달려 찾아온 조국에선곳곳에 높이 솟은 언어장벽에 부딪히며보릿고개 넘나들면서 설웠을 것 같아요 할머니는“아버지 돌아가실 때 난 겨우 일곱 살 어린애였다” 하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