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보면 전율을느끼는 듯 찰가닥 열린열쇠는 부부인 듯 주인인 듯 교감도 다른 둘사인딱, 찰떡궁합천생연분 부부 같아주인을 보호하며자산도 지켜주는당신은 한평생 충절의 의인 같은선비의높은 지조처럼너무도 닮아 사는
- 허상회
넣어보면 전율을느끼는 듯 찰가닥 열린열쇠는 부부인 듯 주인인 듯 교감도 다른 둘사인딱, 찰떡궁합천생연분 부부 같아주인을 보호하며자산도 지켜주는당신은 한평생 충절의 의인 같은선비의높은 지조처럼너무도 닮아 사는
잎을 보니 알겠더라열매의 크기를향기 맡으니 알겠더라어디서 왔는지빗소리를 들으니 알겠더라외로움의 깊이를두드려보니 알겠더라소리의 색깔을비워보니 알겠더라울림의 여운을너를 보니 알겠더라 사는 맛을.
희수를 앞둔 나이홀로 된 나에게 전화가 왔다.어떻게 사냐고고교 시절 함께 자취하던 친구세탁은 세탁기가청소는 청소기가전기밥솥이 해 주는 밥 먹고 홀가분하게 잘 산다고 했다.차마가슴속 마른 눈물을 꺼낼 수는 없었다.
야무지게 묶인 쪽파 단에 두 마음 풀어 사랑을 볶아 넣고 새우젓 양파 생강 배를 갈아 찹쌀풀에 버무려 통깨를 솔솔 뿌린다숨이 덜 죽은 파김치 옆구리를 꺾어 뭉뚱그려 맛을 본다 아내는 바람이 엇나간 듯 ‘씁쓸하네요’ 하얗게 웃고 눈치껏 화답하는 나는 ‘알싸하니 괜찮구먼, 뭘’ 맞받으며 인절미에 콩고물처럼 우리도 버무려진다파김치야 짜고 맵고 달고 쓴맛
안다는 것이해한다는 것은모방(模倣)을 인정하기로 약속하는 일처음은 누구나비밀스럽게남의 생을 훔치며 살아가는 것이다내 것처럼시침을 뚝! 떼며자신의 삶을 살찌워가는 것이다
강의 아쉬운 울음 소리가나뭇 가지를 흔드는겨울의 한복판에서금빛 햇살은서서히 산등성 사이로 숨어버리며매일의 남루를 벗는다.불끈거리는열정의 더미가물결의 번쩍임으로물들어 가고조각 조각 빛나는자아의 성찰로시간의 빗살을 접으려 할 때삶에서 이리 빛나던 시간이 있었던가끈적거리는 세월처럼우리의 이 시간은천년일까하루일까짧디짧은 인생길이목숨 같은 긴 인연이었어라.삶에서 이
음표 더듬이를 단 달팽이와 눈을 맞추네6억 5천만 년 전의 기억 나사 집 속 감추고 수도자인 양 뒷짐 지고 나를 잊은 지 오래느리게 느리게 가는 힘 건드리는 빗방울 톡계속 비는 내리는데 톡톡톡 쉼표를 지우며 피안의 세계 가는 길 포복(匍匐)으로 닦아내네
세상 끝내는 날 나는 우주 끝 곤두박질 똥별그래도 이름 하나 갖고 간다면엄마 품에 안기어 손가락 셈 배우고하늘 찢는 뇌성 철을 배우리지학(志學)에 이르러 고상한 학문을 배우고 회초리 앞에 청출어람(靑出於藍) 인재 난다유구세월 팽팽히 당겨주는 수평선처럼바위를 뚫는 물방울처럼노을에 돌아가는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와줄탁동시(卒啄同時) 크낙새무궁무진
앵두처럼 여인의 붉은 입술을 닮은시큼함과 달큼함이 느껴지는 보리수한 개를 똑 따서 입안에 넣고 오물거려 보니 잊었던 추억이 감자처럼 주르륵 딸려 나온다햇살과 조우하고 푸른 나무들의속살거림을 만날 때 그리워지는 것초록의 이파리 사이에서 여인의 향기로군침을 삼키게 하고 손을 내밀게 하는 보리수뜨거운 태양 아래 붉게 물든 새색시 얼굴을 한 샐쭉
원숭이들 나라외눈박이 원숭이가 권력을 잡았다외모는 멀쩡하지만양심이 한쪽으로 꼬부라져보기 싫은 것 보지 않고듣기 싫은 것 듣지 않는다오직 자신에게 아첨하는 말만 듣고자기가 최고라고 뽐낸다원숭이들 대다수 그가 외눈박이라는 걸알고 있지만 자기만 모른다권력을 탐하는 참모들은 우두머리가온갖 술수 부려 패악질하는 짓 잘 알지만돕고 부추긴다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바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