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끝끝내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 행복이다신생아 딱지를 떼지도 못한 둘째가 막 집으로 들이닥친 지금 이 순간나는 지금 무척 힘들다돌아보면 눈물 나게 행복할 지금이
- 김준호(경남)
몰라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끝끝내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 행복이다신생아 딱지를 떼지도 못한 둘째가 막 집으로 들이닥친 지금 이 순간나는 지금 무척 힘들다돌아보면 눈물 나게 행복할 지금이
우주에서 온광명의 빛와룡산 잣나무숲에 머물고청아한 관음조의다정한 마하반야바라밀!동지섣달 휘영청밝은 보름달은도장을 찍은 듯온누리 차별없이 비추니겨울산사의 풍경 소리법음 되어 감미롭다번뇌 많은 중생의 세상살이 소욕지족(少欲知足)으로 사노라니 시린 긴 겨울은홀연히 떠나가고 꽃이 피는 봄날에 꽃비를 내릴 텐데자리이타(自利利他)하
대서사시『신곡』은 인류의 문학적, 철학적, 종교적 유산의 총집결체이며 중세를 넘어 근대 문학의 심원한 원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단테가 연옥 정상에서 그의 구원의 여인이자 사랑의 불꽃인 베아트리체를 만나서 함께 천국의 첫 하늘에 오르는 감동을 시로 지었다. 「천국편」2곡에 묘사되어 있는 기독교 교리, 신의 사랑, 사람의 사랑, 신화, 과학을 최대
‘링크’ 광고를 보게 된 건 아내가 네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였다. 항암치료에 관해 검색하다 보면 신약이나 민간치료법 같은 다양한 팝업 광고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알고리즘을 통해 들어왔을 그 광고는 끌리는 부분이 있었다. 링크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라는 카피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내 역시 관심을 보였는데 그곳에선 고통을 못 느끼려나, 하고 탄성
1밤을 밝히는 등잔용 석유 판매의 폭리 배급제로 인한 갈등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달 사용하는 양을 두 홉으로 제한하고 가격마저 원가의 몇 배로 판매하여 원성이 높은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밀매의 가격이 허가 낸 판매상들보다 저렴하였다. 등유와 향유고래의 기름은 그나마 있는 집이나 일본인 몫이고, 가난한 백성은 관솔을 잘라서 바람벽 고콜에 불을
문혁은 아파트 앞이 종점인 버스에서 서둘러 내렸다. 버스에 남은 승객은 서너 명이 전부다. 시내로 나가려는 승객이 줄 서 있는 버스는 급히 또 떠날 모양이다. 한낮이었다. 그는 잠시 서서 힘껏 어깨를 뒤로 젖히고는 따가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훤한 대낮에 집으로 들어가는 자신이 한심했다.몇 해 전, ‘주말은 가족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유행했을 때가 있
중랑천 산책길을 따라걷다 보면 개천에 흰 두루미한가로이 먹이를 쪼고 있다이름 모를들꽃들이 어우러져바람에 한들거리고산책길 중간중간 다리로강북구에서 노원구로오며가며 한다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도큰 행복이다자연을 벗하여달리는 자전거 투어족들중랑천로 거닐며자연에 취해 눈호강한다.
그대 보았는가구름이 하늘을 가리고하얀 꽃눈을 내려주는 것을지붕 끝에 그리움 피고산자락에 바람을 타고영혼처럼 자유롭게 떠다니다살포시 내려앉는 그대부서지는 햇살 아래흥얼흥얼 노래 부르다거꾸로 매달린 세월처럼눈물 꽃을 내리며 자라네
태양은 시절의 불변으로 운행하고지구가 추계의 궤도에서 공전할 때대기는 바람으로 산의 능선에 내려온다낙엽 하나 소리없이 낙하할 때산의 나무들의 세계에세상의 고요가 침묵으로 다 모여 있다낙엽 둘 첫 찬서리에 성급하게 붉은 색칠하고 푸른 이파리 위로오직 한 송이 붉은 꽃으로 피어난다낙엽 셋 야신의 가을 전령으로계절을 맨 먼저 달려와서 소식 전하고이웃 잎
‘있으라’잉태된 말에 천체는혼돈의 산실 속에서도 태동을 시작하고산고를 치른 우주는 기쁨의 빛을 뿌리며마침내‘그대로’되었다말은해와 달과 별들을 하늘 모서리마다 걸어두는 것 바닷길을 내어 고래들을 춤추게 하는 것살아있는 것들로 수런거리게 하는 것하늘의 말을 생각하다내가 뿌린 말의 씨앗 날아다니다슬프고 아픈 간절한 영혼 쪼그려 앉는 그 어딘가보일듯 말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