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씻기고 씻긴고석정 외로운 그림자솔바람 사이 쉴 곳을 찾는다 슬픔의 강 위에 뜨는 전설꺽지의 숨바꼭질이노송 우듬지에 서러운 물살 달빛에 부끄러운 산그림자차갑고 천연한 숨결유람선 뱃머리를 사른다 여울터 노래하던 기암 절벽에서 홍치마 찾으려 사라진 그리움 주상절리 병풍으로 쏟아진다 짓푸름으로 휘돌아 흐
- 김정자(구로)
세월에 씻기고 씻긴고석정 외로운 그림자솔바람 사이 쉴 곳을 찾는다 슬픔의 강 위에 뜨는 전설꺽지의 숨바꼭질이노송 우듬지에 서러운 물살 달빛에 부끄러운 산그림자차갑고 천연한 숨결유람선 뱃머리를 사른다 여울터 노래하던 기암 절벽에서 홍치마 찾으려 사라진 그리움 주상절리 병풍으로 쏟아진다 짓푸름으로 휘돌아 흐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어느사이 다가와 옷고름 풀고봉끗한 유두 스쳐 속옷꺼지 내렸나사랑의열병후좁쌀같은꽃술계정 속 노란 잎 열매도 성숙조락하는 낙화에 그리움 담아서가을을 노래한다 우주만물 윤리 속 생명을 얻고진노랑 고운 잎 거리 수놓고책갈피에 끼워 머리맡 연인으로소소리 바람곁에 꿈마저 접고귀똘이 으악새 흐느낌에뭉게구름 두둥실 산허리 맴돌 때 
아침을 밟으며낯선 길 간다참새들 짹짹이며동박새들 뿌득이며동반을 하면서잃이버린 정신을차리게 한다하늘은 저 멀리 있고높고 높다짖눌린 대지는 갈팡질팡 모두들 나침판 들고올바른 방향을 찾는다계절이 뒤죽박죽신발을 옳게 신었어도 자꾸 거꾸러 미끄러진다 머리를 흔들며들려오는 시국의 소용돌이 헛진실을 도래질한다이런 길이 아닌데 
그는 존재와 부재에게 생명을 꽃피우는 작가였다 지금까지 기록된바 없던 사실들이 원고지에서그의 육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쓰고 또 쓰고 고쳐 쓰기를 수천 번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땅속 이글거리는 마그마와 가슴을 맞대었다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낱말하나를 찾아서자신이 자신을 죽이고 살렸다 그의 그런 행동은 자연의 오묘한 숨결을
흰옷 정갈하게밤새 갈아입은 세상구속에서 벗어난 도로차들 스스로 선을 만들며 간다조심조심횡단보도 건너 들어선 골목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순은 빛으로 반짝이며 펼쳐져 있다 이해와 갈등의 고리말라붙은 내 가슴진흙 엉긴 발자국으로하늘이 내린 저 순결을밟아도 되는 것일까 하얀 풍경 앞에 고해성사하듯 겨울나무처럼 서 있다
연꽃처럼 고요한 당신물결 위에 피어난 순결한 미소비바람에 꺾이지 않는 강인한 모습은내 삶의 등불이었습니다 연잎 같은 당신의 품어둠 속에서 나를 감싸주던포근한 치마폭은세상의 고난을 덮어준 방패였습니다 진흙 속 뿌리내린 당신고난의 깊은 바닥에서 의지를 다져어둠을 뚫고 피어난 그 연꽃의 아름다움은 내게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가
진달래 무덤마다 봄볕이 자글자글 비처럼 내리는 산길 당신에게 갈 길 아직은 먼데 갑자기 찾아온 손님에 얼굴 붉히며 뜨신 오줌 한줄기 엉덩이 까고 누는데 먼저 마중 나온 애기쑥들 까르르 까르르 고개 삐죽 내미네
장흥 칠일장거리 좌판 수족관에서장꾼들의 흘깃한 눈길에 낚여도마 위에서 토막 난산낙지 한 마리 구불구불한 탐진강과갯내음 품은 바다가하얀 거품을 물고속눈물 흘리는 동안 국밥집에 앉은 촌로들의시절 없는 넋두리로파장의 하루 해는 금세난파 되어 수장 되고 매운 세상 걷다 보면곳곳이 무덤이라칼자국 엉킨 도마 위에서 길을 잃은 가난한
바쁜 볼 일이 있어 버스정류장에 갔다정류장 가까이 가면서 전자안내판이 보이자걸음을 멈추고 승차해야 할 차를 검색한다갑자기 누군가 어깨를 탁 치며 지나간다가까스로 중심을 잡으며 “누가 사람을 쳐?”비명처럼 소리 질렀다정신 차려보니 앞 쪽에 통통하게 다부진 체격의 신사가 “길을 막고 있으니 그렇게 됐죠” 당당한 어조로 말한다 “사람을 쳤으면
허리가 낡아 간들간들힘겹게 연명하는 폴더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접었다 폈다 반복한 허리닳고 닳아 굽은 채로 살고 계신 어머니는반듯한 직립이 어렵다 꼿꼿하게 서서 카랑카랑 큰 목소리 낼 때도 있었지만 허리 굽어 살아온 날이 더 많았다 내 병은 내가 잘 안다고 수술은 한사코 거부하며 그런대로 쓸 만하다는 어머니&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