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가까운 만큼 상처 주기 쉽고, 가까운 만큼 상처가 깊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감싸고 편드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누군가 가까이 있을 때 관심을 갖고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고 배려하면 행복은 더욱 가까이 찾아온다. ‘귀곡천계(貴鵠賤鷄)’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고니는 귀하게 여기고, 닭을 천하게 생각한다”라는 뜻으로, 사
- 박재만(경기)
인간관계는 가까운 만큼 상처 주기 쉽고, 가까운 만큼 상처가 깊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감싸고 편드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누군가 가까이 있을 때 관심을 갖고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고 배려하면 행복은 더욱 가까이 찾아온다. ‘귀곡천계(貴鵠賤鷄)’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고니는 귀하게 여기고, 닭을 천하게 생각한다”라는 뜻으로, 사
무료한 눈가에 생기를 돋게 하는 아이의 청량한 웃음소리.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 창가를 두드리는 부드러운 아침 햇살. 존재하는 것만으로 위안을 주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존재들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꽃이다. 다채로운 색과 다양한 모양의 꽃잎. 거기에 고유한 향기가 더해져 각각의 특별한 꽃이 된다.꽃은 눈길이 가고 발길을 멈추게 한다. 잠깐
노년의 하루는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은 내일 같아 매일매일이 길고 무료하기만 한데, 해 질 무렵 돌이켜보면 어떻게 하루해가 지났는지 까마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 않도록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느지막이 일어난다. 물론 중간에 자다 깨는 일이 잦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또 늦게 깨어나서도 바로 잠자리에
지난 연말은 내 삶에 있어서 파노라마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이렇게 가슴을 후벼 파며 들어올지 상상도 못했다. 삶이라는 것에는 늘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파도처럼 리듬을 타듯이 찾아오기는 한다. 나의 2025년 연말이 그랬다. 천당과 지옥이 있다면 난 분명 롤러코스터를 타고 양쪽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고맙게도 2025년도 충북
<왕과 사는 남자> 영화 관객이 1,650만 명을 넘어섰다. 나도 지난 섣달그믐날 보았다. 『단종실록』의 활자가 아닌 엄흥도의 충절을 앞세운 영상으로 보니 단종의 슬픔이 더 절절히 느껴졌다. 실록은 왕위를 찬탈한 세조 대에 쓰여서 진정성이 부족한 탓이었을 게다.4년 전, 『단종실록』을 읽고 영월에 다녀왔다. 장릉에 들렀다가 청령포 앞에 서니 서강
간밤에 눈이 내렸다. 두물머리로 산책을 갔다. 양 볼이 얼얼하도록 춥긴 했지만 쨍한 겨울의 냄새가 상쾌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연못가는 호젓했다. 여름 내내 푸르던 자리에는 갈색 연방들이 고개를 숙인 채 얼어 있었다. 벌집 모양처럼 생긴 껍질 위로 하얀 눈이 덮여 있었다.연못 한쪽은 아직 얼지 않은 곳이 남아 있어 발길을 옮겼다. 가장자리에 숫눈을 밟은 새
2026년 1월 인천공항에서 인도항공(Air India)을 타고 델리(Delhi)로 향했다. 짙은 안개를 뚫고 힘차게 이륙한 비행기는 서해를 건너 중국 영공을 통과한 후 광활한 몽골고원을 지나 히말라야 산맥 위를 날아간다. 기내에서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내려다보기 위해 미리 항공기 오른쪽 창가 좌석을 예약했었다. 인도 북부 영공으로 진입한 항공기는 서에
인생의 황혼기에 서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가족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삶이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어린 시절 자라던 고향은 가난이 일상이던 농촌이었다. 부모님은 영세농으로 작은 논밭을 일구며 육 남매를 키우셨다. 먹고살기조차 힘든 형편 속에서도 아버지는 “큰아들만은 꼭 공부시켜야 한다”는 굳은 집념을 가지셨다. 그 뜻
병원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강남대로로 나왔다. 차들의 헤드라이트와 가로등이 눈부셨다. 유턴 신호를 받고 나서야 중요한 전화 약속이 떠올랐다. 이미 두 시간을 넘긴 뒤였다. 급히 전화를 걸어 선생님께 몇 번이나 죄송하다고 했다. 스마트폰 너머에서는 괜찮다는 말이 되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 했어요. 좋은 일 했네요. 아무렇지도 않아요.낮에 오래전부터 알던
배식 일을 하지 않게 된 지도 벌써 넉 달이 지나가는데 아침 식사를 하며 탁상시계를 바라보는 습관은 여전하다. 작년 9월 10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B초등학교에서 아이들 급식을 돕는 일을 했다. 주말과 공휴일은 쉬고 평일에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했다.작년 5월 어느 날 딸과 함께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치매센터 앞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