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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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도 잠든 깊은 밤
제 몸 사르는 촛불
환하게 비추게 하소서
황망한 소식에
어둠 박차고 바람 가르며
달려왔을 수천수만의 놀란 눈빛
밝게 밝게 비추게 하소서
자유를 가장한 가면 뒤의 거짓을
깨어나지 못하는 덜 깬 민낯을
두렵지 않은 횃불 든 마음 되어
달려왔을 그 마음 그 마음
따숩게 따숩게 비추게 하소서
손에 손에 움켜쥔
제 몸 사르는 노란 촛불
얼은 심지 서로서로 돋워 가며
시린 달빛 아래 일렁이며 출렁이며
활활 타오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