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무위예술의 각도기 0번출구비단 산책로 길을 오른다 모진 바람에도상처를 키운 향기저토록 환한 속눈썹 보오 춘풍 바랑에겹겹이 두루고 선 꽃의 기억이 내 웅이를 끌어안네 서정적 멋과 햇불푸르게 흔들리는 시 깃발 앞들의 질투는 갈채다
- 박미화
들판의 무위예술의 각도기 0번출구비단 산책로 길을 오른다 모진 바람에도상처를 키운 향기저토록 환한 속눈썹 보오 춘풍 바랑에겹겹이 두루고 선 꽃의 기억이 내 웅이를 끌어안네 서정적 멋과 햇불푸르게 흔들리는 시 깃발 앞들의 질투는 갈채다
새벽은 아직말을 배우지 못한 시간 골목은 밤새투명한 침묵으로 얼어 있다 동네 아짐 하나비닐끈을 손에 감고 천천히 내려선다 빙판 위에서는누구나 낮아진다발끝이 먼저 생각하고 몸이 나중에 따른다 잠깐,숨이 얇아지고 세상이 발밑에서 조용히 뒤집힌다 넘어질 듯한 순간두 팔이 허공을 스치
아주 가까운 곳에 오래된 간판이 있다오랫동안 방치한 듯건물 외벽에서 덜컹거리는 늙은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화분에서잡초가 피고 지기를 하였는지마른 풀잎과 약간의 꽃들이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의 멈춰버린 과거가오래된 이름으로 덜컹거리고새들은 삼삼오오 텅 빈 거리에서 독한 술을 먹고 있다 어둠과 허름한 점방 사이에우리의 도시는 지
고수동굴은켜켜이 쌓아온 건축물이다 트렁크처럼 입을 크게 벌린적요 속으로 들어간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포스트잇처럼옆새우 서식지도 보인다 햇빛 한 방울 없는 웅덩이에잠들어 있는 어둠의 발자국들 300℃ 넘는 화산 해저에서열수 분출공의 생명체들이내 심장에서 팔딱거린다 휘어지고 꺾이고 상처가 상처를 끌고 가는 투명한 기
입 밖 낯선 혀들을 꺼내기 위해입 속 낯익은 혀를 괴롭히며헝클어진 밤을 녹슨 흉기처럼 더듬거리는 너는 꺼져 가는 호흡에 켜진 조등 같고 시답잖은 꿈을 듣듯질질 끌리던 머리채마저 우발적인 익명으로 뭉뚱그리고 싶은 제복의 하품엔훼손된 적 없는 서사의 윤곽이 들리고 목격된 적 없는 어둠을 밀봉하듯합의된 아랫도리로 몰아가는 비실
세상 천지에 있는 고결한 언어로 시를 엮는다 세상 천지에 나뒹구는 낙엽은 엽서가 되어 짤막한 시를 뉘인다 세상 천지에 드러눕거나 서 있는 만물이 소생함에 감사의 시를 모아 내보낸다 세상 천지에 무수한 호기심이 초롱초롱한 아가의 눈망울로부터 빌려와 시를 만든다 순수무구한 해맑은 아가의 얼굴은 어른의 마음을 안도하게 이끌어주
연휴 낀 주말이면 불안한 예감이 들곤 했는데 담석증에 이은 폐렴으로 또 구급차를 불렀다살아 있는 사람이 사는 죽은 집 주렁주렁 매달린 링거줄에 항생제를 부으며소변줄 꽂고도 요의를 호소하는 구순기강물 흐르는 눈가에 희부연 벽면이 출렁인다 엄마의 머릿속엔 온통 지워지지 않는 평생이 박혀 순환기내과 중장기 환자들 누운 병실에후
낯익은 길을 걷는데어지럽다몸이 말을 듣지 않고따로 간다 오랜 시간을 걷고 또 걸어온 길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달려온 길 오늘이 버겁고 아득하다마음을 따라잡지 못하는 몸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하루시간을 서두르는 소리가 왁자해 한 발짝만 내디뎌도 온통여기와 저기 가래를 치며 돌아갈 길을 보인다 언젠가
알알이 모인 작은 씨앗날카로움 곤두세워서로를 밀어내지 않고모서리가 먼저 닿지 않도록하나의 마음을 만든다 서로를 감싸안고둥근 공으로 피는 파꽃자꾸 뾰족해지는 세상속을 비워내며가슴에 파꽃 하나 피우고 살자.
커튼을 젖히자창밖은 이미 소란한 빛의 진창 고요한 함성이귓속 깊이 파문의 무늬를 새긴다 허공을 흔드는 불꽃의 춤사위 나도 모르게 유출되는 숨소리 외로운 침상 위로통증과 마주 앉은 이 깊은 밤 무대 위 나비처럼 번지는 빛깔들 노랑과 분홍생동하는 살결의 온기다 동토(凍土)를 밀어 올린푸른 숨의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