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화창한 날은 왠지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된다. 내 마음은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밀린 원고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서인가. 바라보고 있던 노트북을 닫고 밖으로 나간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소년들이 시끄럽다. 두 명의 개구쟁이 형제들이다. 내 손주들처럼 연년생으로 보인다. 키도 목소리도 그만그만하다. 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은 것은
- 노상비
날씨가 화창한 날은 왠지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된다. 내 마음은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밀린 원고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서인가. 바라보고 있던 노트북을 닫고 밖으로 나간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소년들이 시끄럽다. 두 명의 개구쟁이 형제들이다. 내 손주들처럼 연년생으로 보인다. 키도 목소리도 그만그만하다. 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은 것은
아들과 술상머리에서 가끔은 논쟁을 벌인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어 이치를 깨달을 나이는 되었다.사학과를 졸업한 아들은 서양사학이 전공이라 동양사학이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조예가 깊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동서양 사학을 배운 입장이라 어느 정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명색이 사학과 출신이라 역사에 있어서는 나름의
어미닭이 병아리 떼를 데리고 봄 햇살 쬐러 앞마당을 누빈다. 삐죽이 자라나오는 날갯깃을 세우고 어미를 따르는 병아리의 종종걸음이 앙증맞다. 어미는 먹이를 잘게 쪼아서 ‘꼬꼬꼬’ 하며 나누어 먹인다. 어미닭은 병아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인도자이며 보호자다. 아련한 고향집 무대이다.며느리가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게 되어 몇 달간 집을 떠나야 한다
“으흑 꿱!"목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는데, 아내는 내 의자 뒤로 와서, 나의 배꼽과 명치 중간에 양손으로 복부의 윗부분을 후상방으로 힘차게 밀어 올린다. 나의 기도에서 한 말의 약이 튀어나왔다.“휴∼.”간편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몇 가지 비타민과 영양 보조제를 복용할 때 대개는 식도로 넘어가고 한 알이 기도에 걸린 것이다. ‘잘 나가다가 우루과이로 빠진
앞마당펼쳐 놓고달빛 쪼이며도려내는 슬픔.
영혼의 부정(不淨) 씻고고향 가는 날, 서러워…지난 인생 서글퍼… 눈물이 앞을 가려부정만 씻지를 말고 슬픔도 씻어줘요. 부정 씻고 슬픔 씻고, 고향에 가는 날은지난 인생 기구하여… 한숨이 절로 나와부정도, 슬픔도 씻고 내한(恨)마저 씻어줘요부정 씻고 슬픔 씻고 한도 씻고 고향 가면어린 날이 환해
내성천 섬마을에 먼동이 밝아오면 감빛 놀, 모래강변, 때까치의 예찬 보며 존재의 시간 선물에감사하는 마음결동트는 아침 하늘 샛별의 생기 받아 햇살에 몸 바치는 찬 이슬의 별빛 품고 외다리 건너며 맞은강물에는 불기둥
고래고래 노래노래 밤새워 불러대는고래불해수욕장 무장무장파도는모래성 쌓고 허물고돌아서서 또, 쌓고천 번도 만 번도 아닌 주야장천파도는날개 젖은 갈매기가 물어다 준 그 전설노래를 밤새 노래를고래고래 부르네
비 죽죽 쏟아붓듯 펄펄 끓는 불볕더위첨 본다던 올여름도 엊그제 새벽에는서늘히 부는 바람 보니 가을인가 싶구나.물 찾아 그늘 찾아 이리저리 헤맸지만저마다 살 수 없다 원망 섞인 하소연올여름 지겨움보다 내년에는 더한다지. 한반도 강산에는 또렷한 사계절이우리의 자랑이며 부러울 것 없었는데이제는 두 계절로 바뀔까 걱정 먼저 앞선다.
덜 익은 능금 같은 두 사람 서로 만나 삶이란 긴 여정을 걸어준 내 사랑아봄부터 논밭 오가며이상은 날개 달고때로는 가격 폭락 가을엔 빚만 늘어 우리는 두 손 잡고 내년을 기다렸지 열심히 노력한 대가논과 밭 늘어났지자식들 모두 성장 행복한 둥지 틀고 즐기자 꿈은 잠시 운명의 장난인지 홀연히 남겨두고서떠나간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