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뉴스에서 나올 법한 기사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가족들은 어안이 벙벙해 말문이 막혔다. 몇몇 방송기자들이 취재차 응급실에 들어와 환자 가족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소란을 피웠다. 사생의 순간에 장호가 한마디 하자 기자들은 조용히 물러갔다. 잘못되면 한 마을에 쌍초상 치르게 생겼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덜덜덜 콤프레샤 소음과 이쪽저쪽 석고보드에 타카 치는
- 황은환
종종 뉴스에서 나올 법한 기사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가족들은 어안이 벙벙해 말문이 막혔다. 몇몇 방송기자들이 취재차 응급실에 들어와 환자 가족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소란을 피웠다. 사생의 순간에 장호가 한마디 하자 기자들은 조용히 물러갔다. 잘못되면 한 마을에 쌍초상 치르게 생겼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덜덜덜 콤프레샤 소음과 이쪽저쪽 석고보드에 타카 치는
코로나19로 인천 집에서 재택근무 중이다. 현석의 회사는 서울 충무로 골목에 있다. 직원 네 명의 단출한 광고 대행사이니 사실상 자영업자나 다름없다. 그는 아직 스스로를 해고하지 못했다. 어느덧 육십 중반,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견해야 할 일이다. 요즘은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일도 푹 줄었다. 사무실에서 빈둥거릴 바에야, 핑계 삼아 재택근무하는 게 속편
코발트 색깔의 하늘은 티끌 한 점 찾아볼 수 없었다. 태양은 작열하고, 달구어진 대지는 메말라 있어 미세한 바람에도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다. 물이 흘러야 할 도랑도 바싹 말라 있어 그곳에 뿌리를 박은 초목들도 시들시들 맥을 추지 못했다. 군데군데 웅덩이에 생을 마감한 물고기들이 널브러져 있어 떼죽음한 주검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다.‘여기가 어디지?’주유
내가 고향에 간다고 말했다.“거긴 왜?”둘째 오빠가 핸드폰 너머에서 물었다.“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써두는 게 좋을 것 같아.”내 고향에 묻혀 있는 수많은 이야기의 실체를 또렷하게 알고 싶어서였다. 그들은 나를 성장시켰던 장본인들이었다.“누구하고 가냐?”“도도 아버지하고.”“영원한 연인이랑 잘 다녀와.”“응.”웃음이 나왔다. 6남매 중 가장 장난을 잘 치는
언제였던가, 생각을 자꾸 바꾸었다. 신념이라고 해도 좋고 계획을 바꾸고 있었다.오래전 얘기이지만 10년마다 바꾸자고 했다. 목표라고 해도 좋고 좌우명처럼 책상머리에 써 붙여 놓지는 않더라도 지향하는 바 이루고자 하는 것을 새로 정하는 것이다. 추가하는 것이라고 할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평생 목표를 정하여 추진하던 것을 10년 주기로 다시 정한 것이다.
여긴 마을 도서관이야. 그리고 내가 앉아 있는 곳은 어린이 열람실 앞 의자지. 난 이곳의 마스코트야. 맞아, 난 의자에 앉아 있는 토끼지. 내 옆자리는 사진 찍기 좋은 명당이야. 그래서 어린이 열람실을 처음 방문하는 아이들은 꼭 내 옆에 한 번씩 앉아 보지. 찰칵! 그럼 함께 온 가족이 사진을 찍어주는 게 일종의 코스야.하얗고 반질반질 윤기 나는 몸에, 발
준우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운동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만 가면 어른들은 말합니다.“준우야, 예의를 잘 지켜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어른들이 말하면 듣기가 싫어 고개를 돌리곤 해요.“준우야, 조상님들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할아버지 댁에 가자.”토요일, 준우는 부모님을 따라 할아버지 댁으로 갔어요.“할아버지, 옛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창밖을 내다보니 밤새 내린 눈이 얼어붙어 도로는 마치 얼음판처럼 변해 있었다. 아침부터 여행 생각에 마음은 한껏 들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친구와 삼목항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 결국 망설임 없이 출발했다.두꺼운 옷을 껴입어도 칼바람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막상 항구에 도착하니
그냥 걸었다. 집에서 고덕천 지나 한강을 따라서 하남시까지. 이번 봄에는 미사리 벚꽃의 생사마저 모른다. 한참 늦었으나 기어코 가서 봐야 할 것만 같다. 꽃구경도 의미가 있지만, 긴 시간 걸어보는 재미도 느끼고 싶었으니까.뒷동산 걸을 때와 다르게 준비물이 많았다. 챙이 큰 모자, 선글라스, 작은 배낭까지. 오랜만에 도보꾼으로 변신한 모습이라니. 순간, 늘
너무 무거운 주제인가, 늘 머릿속에서만 맴돈다. 국제 문학단체에서 상금을 내걸고 주제에 맞는 작품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금에 욕심내 응모하는 작가가 어디 있을까. 문학을 진정 사랑하는 작가라면 ‘문학의 본질’에 동참하기 위해서 응모할 것이다.국제적으로 이름난 문학단체들은 응모 작가들에게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등단한 지 십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