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 이 개새끼, 납작한 두꺼비같이 생겨가지고, 천박한 원숭이 같은 새끼.”시은은 수화기 너머 상대방의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을 마구 내뱉는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양화대교에는 이미 어둠이 자욱하게 내려앉았다. 자동차의 전조등만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겨울밤의 쓸쓸한 다리 위에서 시은은 홀로 방황하고 있다.“야, 그만 좀 해라. 내가 김 부
- 박태성
“김 부장 이 개새끼, 납작한 두꺼비같이 생겨가지고, 천박한 원숭이 같은 새끼.”시은은 수화기 너머 상대방의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을 마구 내뱉는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양화대교에는 이미 어둠이 자욱하게 내려앉았다. 자동차의 전조등만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겨울밤의 쓸쓸한 다리 위에서 시은은 홀로 방황하고 있다.“야, 그만 좀 해라. 내가 김 부
세상을 공포에 빠트렸던 ‘폐페스트’ 대유행이 끝나고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회복기에 접어든 그해 5월, 거대 도시 에코폴리스(ecopolis) ‘평화시’에서 그 기괴한 일이 발생한 것은 어린이날을 불과 사흘 앞둔 5월 2일 밤이었다. 무진동 차량 운송사 ‘KR’의 김민수 대표는 그날따라 혼자서 늦은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사 보유 차량 20대가 모처럼 모
나오는 사람_ 한사람(고양이 이미지)|다른 사람(개 이미지)|또 다른 사람(호랑이 이미지)|더 다른 사람(코끼리 이미지)|그 사람(쥐 이미지)때_ 언제든곳_ 어디든 *이 연극에서 연기자의 음성은 감정에 따라 주고받는 대화라기보다, 중얼거림이나 귓속말 혹은 낮게 속삭이거나 숨소리가 드나드는 방식으로 들렸으면 한다. 대사를 해야 할 때 아예 침묵하는
[기획연재] 수필 창작과 이론7 1. 수필의 문장(문장의 중요성과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문장(文章)이란 한 줄거리의 사상이나 느낌, 또는 생각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글자로서 기록하여 나타내는 단어의 결합이다. 다시 말해 여러 개의 단어들을 흡사 염주알 꿰듯 적절히 엮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해 놓은, 하나의 글월이 바로 문장인 것이다.이
-너는형도 동생도 없어서…-할머니걱정 마세요!친구도내가 선택하는 가족이에요. 강아지, 고양이, 반려식물들처럼.지금도대가족인 걸요. 모두 데려와 볼까요?
해거름에 밖으로 나갔다. 강둑에 늘어선 목련이 유백색 피부를 드러냈다. 둑길은 희미하게 밝아 목련빛이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목련. 시를 좋아하던 그미도 꽃망울 속에서 어렴풋이 나타났다. 달빛 흐뭇한 밤이면 아파트 벽에 그린 목련도 미소를 머금었다. 강둑을 걷는 발걸음은 가벼웠다.봄바람은 아직도 찼다. 바람은 아가씨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조붓한 어
언제부턴가 친정집 거실 탁자 위에는 A4용지보다 조금 작은 퍼즐 하나가 놓여 있다.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아버지의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시면 먼저 그 퍼즐 세트를 완전하게 맞춘 다음에 식사를 드신단다.주변에서 연로한 어른들이 가지고 계시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아버지와 퍼즐, 그것은 도저히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는 물건이다.
텅텅 비우고권속들 떠난 빈집인 줄 알았더니 어머니 품속 같은울 안 나뭇가지에우르르 몰려 앉은 까치들 보니 살림 풀무질하는심장부였구나물 한 모금 간신히 넘기면서 상심의 나날만 지내려나 했더니 현실에 발 딛고서꿈의 항해에 나설 요량으로 점 찍어 보고 있었구나!오고 말 봄소식에 목메는 기다림
빛고을 광주는 ‘예향의 도시’이자 ‘민주의 도시’이다. 이는 광주 예술인들의 뿌리이며 자랑이다. 여기에 기반을 둔 광주광역시 문학인들을 아우르는 ‘광주광역시지회’(이하 광주문인협회)는 1961년 3월 10일, 전남지방의 문인들 61명이 모여 창립한 전남문인협회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행정구역 개편으로 전라남도 광주시가 광주직할시(지금의 광역시)로 개편됨에
누군가 나에게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단어 두 가지를 대라 하면 나는 서슴없이 ‘고향’ 그리고 ‘어머니’라 답할 것이다.내 고향은 산과 들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곳, 아름다운 변산반도와 널따란 호남 평야, 그리고 서해 바다에 인접해 있는 전북 부안이다. 내가 태어난 곳은 읍 변두리였지만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주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했다.어머니란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