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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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가벼워서 뿌리도 없이 떠 있었나
버티고 선 발밑 시공 깊이 숨은 허방이다
속이 빈 땅의 약속이 단단함을 흉내 냈다
숨죽인 지하수 따라 살갗 밑 흐르던 말
동굴같이 텅 빈 마음 지반까지 흔들고는
어느새 잠을 깼는지 허공이 입 벌린다
잊힌 틈 그 아래로 자라던 허망들이
침묵한 사람들 입은 불안도 일상인 듯
감춘 채 덮어둔 말도 중심을 비껴간다
허울뿐인 풍경만이 버티는 것 같아도
한 순간 붕괴된다, 마음 깊은 균열처럼
빛보다 먼저 쏟아져 나를 향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