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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

한국문인협회 로고 지요섭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2월 6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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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가느다란 목숨줄 매달어 놓고
묵은 명태맹키로 말라 가는 아부지
쩌그 우주 별동네로 이사 가시는 중이다

 

저승 가는 길, 어디쯤에서 이쁜 꽃을 보셨는지 
가끔은 눈꼬리에 실웃음을 보일 때도 있었는디
인자는 그마저도 확인헐 수 없다

 

혼자 가는 길이 얼매나 고단허고 힘드셨기에
주막마다 목도 축일 겸 쉬어 가는 것이야 당연허것지만 
평소 과묵허시던 걸 생각해 보믄
말벗 없이 혼자 가는 길이 오죽이나 외롭고 시리셨으까

 

철없는 자식들, 애비 숨넘어가는 걸 빤히 보믄서 
간병 문제로 형제간에 다투는 소릴
아부지가 들어분 것이까
굳게 닫힌 눈시울에서 짠물 한줄기 비개를 적신다

 

큰누님 시집가던 날
헌 장롱 귀퉁이서 빛바랜 양복을 꺼내 입고는

 

“하도 옛날 거라서 요것이 맞을랑가 몰건네∼” 
먼지 낀 웃음으로 어색함을 털어내던 아부지

 

“으이구, 지지리도 못난 양반 쯧쯧∼” 이라 타박허시던 엄니는 
뜨신 환갑상 한 번 못 받고 하늘의 별이 되셨는디

 

‘열 효자보다 곁에 있는 악처가 낫다’라는 어른들 말씀이 
날 선 사금파리 되어 가슴팍에 와 백힌다

 

째깍∼ 째깍∼
휑허니 텅 빈 보호자 대기실에 
딸랑 벽시계 혼자 당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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