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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7월 6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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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몇 권 출간하고 다수 문학상도 받고 보니 주변 분들은 내가 글 쓰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글 한 편 쓰기 위해 끙끙거리며 애쓰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있는 남편은 나의 특별한 소질이 글 쓰는 데보다는 그림 그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그리는 것이 어떠냐고 묻기에 나의 이런 대답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가 있어요.”
그 말을 들었던 남편은 나의 소질과 재능이 글 쓰는 데보다는 그림 그리는 데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사실 한국화로 하늘의 구름과 강과 바다, 나뭇가지들을 그리고 있으면 자연과 호흡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화판의 그림이 채워져 가고 완성 단계에 이르면 거기에 도취되어 되레 생기가 살아난다.
그런데 요즈음 코로나 확산으로 내가 평소에 다니던 그림 동아리에 못 나가는 형편이지만 몇 년간 규칙적으로 꾸준히 그림 동아리에 나가서 그렸던 그림이 꽤나 모아졌다. 친지들에게 선물도 주었고 출품도 해서 여러 개의 상도 받았다.
대한민국 남농 미술대전 입선 2회·특선 1회, 전국 섬진강 대전 입선 3회·특선 1회, 전국 춘향 미술대전 특선, 전국 순천시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힐링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한국화 대전 특선 2회, 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전 입선 2회·특선 2회,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제111주년 기념 국회 유명 작가 초청전 서울시 의장상, 단체전 금상, 함평 나비 대전 초대전, 우표 대전 금상, 온라인전 금상, 2021 제21회 올해의 작가 100인 초대전, 미·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전, 단체전 10회, 한국미술진흥원 개인전 2회 등이었다.
그러나 특별히 내게 기쁨과 보람을 주었던 것은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정기 간행물인 『해외문화』 2020년 제23·24 합본호에 나의 그림이 표지화로 등재되었다. 그림은 남해를 여행하면서 바다 가운데 섬들과 나루터와 물결 사이에 출렁이는 배들이 담겨진 평화로운 어촌 풍경을 그린 그림이었다.
책 편집자는 이 그림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어 왔을 때 나는 쾌히 허락했다. 표지화의 내 그림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공유된 것이 내게는 보람이었다. 이 그림은 30호로 대한민국 한국화 특장전에서 특선을 받은 그림으로 제목이 ‘가을 정취’였다. 화순에 새로 이사한 가정에 선물로 드렸더니 무척 기뻐했다.
대전 통기타 동호회 회장 송일석 시집 『일송 그의 삶, 그리고 시』의 시집에 나의 그림 여섯 작품을 시의 내용에 맞추어 삽화로 사용했다. 송 시인이 무척 기뻐함을 볼 때 나 역시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을 통해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약사이며 작가인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한진호 운영위원장은 제1시집 『몽돌의 노래』를 출간했는데, 최근에 『다시 몽돌의 노래』란 제2시집을 출간하면서 표지화로 나의 그림 <몽돌 해수욕장>을 표지화로 사용했다. 절절히 고마움을 표시해 왔다. 이 그림은 하늘과 수평선이 맞닿은 넓은 바닷가에 크고 작은 돌들이 파도에 씻기고 깎인 신비한 천연물로, 가지각색 동그랗게 생긴 예쁜 몽돌들이 해변 주변에 깔려 있다. 해변의 모래사장에 삼원색 파라솔들 펼쳐진 그늘 아래 오순도순 정담을 나눈 평온한 해수욕장 장면의 그림이다. 해변에서 나온 몽돌들이 시집의 제목과 잘 어울린 그림 같아 마음도 흐뭇했다.
대전 정기 간행물인 『대전중구문학』 2021년 통권 제18호 여름호에 나의 <등대> 그림이 표지화로 사용되었다. 이 그림은 여름철에 수목이 파랗게 우거진 절벽 건너편에 조그만 마을을 두고 바다 쪽으로 뱃길을 밝혀주는 빨간 등대가 외롭게 우뚝 솟아 있는 여름날의 포구와 등대 그림이다. 문학작품이 사람들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어두운 삶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도 하듯이, 나의 그림 <등대>가 책의 표지화로 사용됨에 따라 내 시조화집에 수록되어 있는 詩 「등대」가 생각났다.

 

바다 향 품고 서서 똑딱선 기다리며
초롱불 밝혀 놓고 어둔 밤 뱃길 열어
외로움 부둥켜안고 수호하네 혼자서

 

여명의 햇살 받아 목마름 축이면서
노을빛 고운 미소 꽃구름 눈 맞추어
파도와 사연 나누며 갈매기 벗하네

 

햇빛은 바람으로 외로움 토닥이며
찰싹인 파도 소리 진솔한 꿈 펼쳐서
옛 추억 치솟는 설렘 홀로 지샌 생명빛.
—졸시 「등대」 전문

 

나는 요즘 문학과 미술이 같은 예술 분야이지만 문학과 미술의 특성을 생각해 보며 또한 문학과 미술의 관계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문학과 미술은 서로 상부상조로 조응하며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가. 그 영향력은 어느 것이 더 크며 지속적일까를 숙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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