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철푸른 생명 활활 불태우더니지는 잎 소리는 어둠에 묻히고불면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가슴에 남아 있는 그리움 하나덩그러니 남아 오던 길 뒤돌아본다그토록 아름다운 사랑도가지마다 아픔으로 걸려 있지만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주는 이 없이 세월에 묻혀 더 깊어진 시름지난 삶은 흙 속에 묻어두고모든 것 다 내려놓은 자리에산바람
- 김병환(인천)
지난 한철푸른 생명 활활 불태우더니지는 잎 소리는 어둠에 묻히고불면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가슴에 남아 있는 그리움 하나덩그러니 남아 오던 길 뒤돌아본다그토록 아름다운 사랑도가지마다 아픔으로 걸려 있지만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주는 이 없이 세월에 묻혀 더 깊어진 시름지난 삶은 흙 속에 묻어두고모든 것 다 내려놓은 자리에산바람
돌아가시기 얼마 전입맛 없다며 아버지는송사리나 잡아 졸여 먹어야겠다고 야윈 발걸음을 떼신다체에 대나무 자루 묶어고욤만한된장몇알넣고둠벙에 가만히 담근다송사리 떼는 체 속으로모였다 흩어지고아버지의 숨은 멈췄다 내쉬기를반복한다송사리도 약아졌다고세상이 되는 일 없다고집에 돌아와 투정하신다요놈이 옆에서 부산피워 더 그랬다고 혼이 났다어머니는 어린
불면의 밤이면낙동강변 모래밭 물놀이 꿈을 꾸고맑은 물에 비치는 모래알도 세어 본다저기 버스정류장이 있던 곳, 길가에벌레먹은 흠집 난 사과도 팔던햇볕에 그을린 정든 아지매들나를 놀래주려고 잠시 숨으셨을까호국의 다리* 를지나아카시아 울타리 따라사과꽃 자두꽃 피던 고향집방학이면 귀향, 장마로 샛강이 불어돌아가던 길, 지금도 군복 입은 영혼이지키는 땅이다수없이 들
당신 떠난 후유난히도하루 걸러 비가 왔소당신과 자주 가던도암산장 나무기둥에도곰팡이가 피었소햇빛 있는 오늘밖에서 바람이나 쐬어야지 장롱 문을 열었소구석에 처박힌 쇼핑백에곱게 차려입고, 멋 부리던 한복 꾸겨져 있었소옷 정리한다던 딸과 며느리 애비 마음 그렇게도 몰라주나 고운 한복 고이 접어 넣으면서쓰다듬고 안아보고피멍 되어
문 닫은 안과병원을 향해초롱초롱한 아이가 눈을 흘긴다문 닫은 소화기내과병원을 향해점심 때 되면먹자골목이 우우 야유를 보낸다 닫힌 마음은 때로 벽이 된다 굳게 닫힌 비뇨기과병원을 향해 배꼽 아래에 있는 튤립 한 송이 불끈 성을 내는데애인은 어떻게 알았을까오늘도 그녀는 활짝 사랑을 연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손전화기에만보기를 켜 놓고운동화를 신는다한 발부터 시작하여 목표까지걸으며등에서 땀이 흐르고얼굴이 붉어질 만큼의 속도로걷고 또 걷는다잃어버린 건강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더는 잃으면 안 될 절박함이걸음의 숫자로 희망을 준다건강을 위한다며나 자신을 위해 땀을 흘리는그 시간에도견디는 마음의 필요함이 오늘도 웃게 한다.
주린 배 채워주고심신의 안정, 평안도 돌봐원활한 신진대사강인한 체력 유지 원동력고귀한 생명 연장건강 지킴이두말 할 나위 없다언제나 우리네 밥상에 쌀, 한 톨의 비밀올해는 유엔총회가 선포한 쌀의 해이기도.
긴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보니반갑지 않는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남긴 빚을 받으러 왔다젊은 날 너무나 험하게 부려먹어서언젠가 한 번은 대가를 지불해야 될 일이었다그렇지만 하늘을 원망하진 않았다당황하지도 않았다슬피 울지도 않았다아직 땅을 딛을 곳과 숨 쉴 곳이 있었다그동안 적잖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사랑과 미움도 있었다행복과 불행은 별것 아니었다오룡산은 영산강을
종이와 먹의 조화흑과 백의 그 어디 중간쯤동그라미 속의 점 하나붓 터치의 예술그릇에 담긴 물넘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함작아도 작지 않고많아도 흔들리지 않는딱 그만큼의 무게채우지 않아도 넉넉하고비워도 평온할 수 있는 마음마주하는 여유원 하나의 점점 하나의 원
그리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비처럼 쏟아져 내리거든 마음 다잡고 숲으로 가자보이는 것들에 인사 건네고 이내 사라질 빗방울을 보며 함께 서럽게 펑펑 울어주자서러움이 비처럼 내리거든 마음 감싸줄 인적 끊어진 호젓한 숲길을 걸어보자숲길 모퉁이를 걷다가 힘겨운 것들을 만나거든 부둥켜안고 함께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