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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달님에게 묻는다

가없이 광활한 밤하늘에영롱한 빛으로외롭게 떠 있는 달님아 불 꺼진 창문을 들여다보며침실을 오렌지색으로 적시는달빛에 잠 못 이루어전전반측하는 밤 시리도록 외롭고저리도록 그리움을너만은 외면하지 않고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밤새도록 애연하게울어대는 풀벌레 소리에열꽃처럼 피어나는내 마음의 한 자락을흐르는 달빛에 띄워 너에게 보낸다.

  • 손동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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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71호 바람 속의 한숨

골목에 숨어든 바람이 추운 밤 모퉁이를 붙들고 있다바람은 젖은 등처럼 휘어지고 시멘트 바닥에 한숨이 깔린다한숨은 보이지 않아도 무겁고 길 위로 천천히 흘러가 사람들 창문마다 서성이며 잠든 얼굴들을 만지고 간다 막차가 끊어진 정류장엔 바람이 남긴 한숨이 고인다흐릿한 등불만이 떨리듯 서 있고 한숨은 길을 잃은 아이처럼 아무도 모르는 골목을 떠

  • 이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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