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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나팔꽃이 말합니다

새벽 이슬 머금은 함초로운 네 모습,유독 관이 돋보여서나팔꽃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은그 속에서 울 엄마 소리가 난다 험한 세상 오를 때 힘이 되라며천날만날 불어주신 따따따 나팔그 관의 울림을 나는 몇 소절이나귀담았을까 허공을 딛고서도모습은 웃고 있는 저 꽃들만큼이나고단했을 당신의 생애, 그 도돌이표 나팔 어느새 나도 따라 엄마처럼

  • 박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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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아라리 아라리, 아리아리

산 넘고 물 건너며 굽이굽이 쌓인 한억겁의 세월인들 풀어낼 수 있을까!파도같이 출렁이는 인생구곡 지나며가시밭길 진흙탕에 애간장만 녹는다아라리 아라리, 아리아리.아라리 아라리, 아리아리. 실타래 뒤엉켜서 실마리 찾지 못해 전전긍긍 헤매는 밤 가슴속을 에이고 뜬눈 밤 지새우고 돋을볕 밝아오나 가리사니 간데없고 기와집만 열두

  •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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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2025.7 677호 은행나무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어느사이 다가와 옷고름 풀고봉끗한 유두 스쳐 속옷꺼지 내렸나사랑의열병후좁쌀같은꽃술계정 속 노란 잎 열매도 성숙조락하는 낙화에 그리움 담아서가을을 노래한다 우주만물 윤리 속 생명을 얻고진노랑 고운 잎 거리 수놓고책갈피에 끼워 머리맡 연인으로소소리 바람곁에 꿈마저 접고귀똘이 으악새 흐느낌에뭉게구름 두둥실 산허리 맴돌 때 

  • 김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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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25.7 677호 낯선 길

아침을 밟으며낯선 길 간다참새들 짹짹이며동박새들 뿌득이며동반을 하면서잃이버린 정신을차리게 한다하늘은 저 멀리 있고높고 높다짖눌린 대지는 갈팡질팡 모두들 나침판 들고올바른 방향을 찾는다계절이 뒤죽박죽신발을 옳게 신었어도 자꾸 거꾸러 미끄러진다 머리를 흔들며들려오는 시국의 소용돌이 헛진실을 도래질한다이런 길이 아닌데 

  • 윤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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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2025.7 677호 베스트셀러

그는 존재와 부재에게 생명을 꽃피우는 작가였다 지금까지 기록된바 없던 사실들이 원고지에서그의 육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쓰고 또 쓰고 고쳐 쓰기를 수천 번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땅속 이글거리는 마그마와 가슴을 맞대었다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낱말하나를 찾아서자신이 자신을 죽이고 살렸다 그의 그런 행동은 자연의 오묘한 숨결을

  • 서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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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025.7 677호 하얀 풍경 앞에 서다

흰옷 정갈하게밤새 갈아입은 세상구속에서 벗어난 도로차들 스스로 선을 만들며 간다조심조심횡단보도 건너 들어선 골목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순은 빛으로 반짝이며 펼쳐져 있다 이해와 갈등의 고리말라붙은 내 가슴진흙 엉긴 발자국으로하늘이 내린 저 순결을밟아도 되는 것일까 하얀 풍경 앞에 고해성사하듯 겨울나무처럼 서 있다

  • 민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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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25.7 677호 연꽃 어머니

연꽃처럼 고요한 당신물결 위에 피어난 순결한 미소비바람에 꺾이지 않는 강인한 모습은내 삶의 등불이었습니다 연잎 같은 당신의 품어둠 속에서 나를 감싸주던포근한 치마폭은세상의 고난을 덮어준 방패였습니다 진흙 속 뿌리내린 당신고난의 깊은 바닥에서 의지를 다져어둠을 뚫고 피어난 그 연꽃의 아름다움은 내게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가

  • 김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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