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마루 오르면돌무덤 하나 외로웠다 오백년 한 서린대장군의 넋이던가 세상의 온갖 소망 켜켜이 세월로 쌓고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 헝겊 오라기 달빛에 바래 버린 옛적 일을 전했다 봉황이 예서대장군을 키웠음에야 용마 울며 떠난남녘 하늘가 비끼는 저녁 노을이 섧어라*속지재:
- 김상호(강동)
고갯마루 오르면돌무덤 하나 외로웠다 오백년 한 서린대장군의 넋이던가 세상의 온갖 소망 켜켜이 세월로 쌓고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 헝겊 오라기 달빛에 바래 버린 옛적 일을 전했다 봉황이 예서대장군을 키웠음에야 용마 울며 떠난남녘 하늘가 비끼는 저녁 노을이 섧어라*속지재:
쓸쓸한 아침 비버리고 싶은 유산들초점 잃은 눈빛 사이로고장난 축음기 소리마냥기억의 언어들이 길게 이어져 유년의을쓰년스런 종갓집감나무 위에 초승달도 떠 있을까 계절 속에 추억이 켜켜이 쌓이고 흐르는 시간을 하염없이 바라보면 창밖에 흔들리는 꽃향기봄은 깊숙이,짧은 생각도 사치스러운 이제눈 멀어도 사랑하고 싶다.
풀꽃잎 꽃대에 앉았다 떠나는노랑 나비 따라 다니며종일 놀다 들어온 동생벗어논 신발이 한 짝씩 흩어져 있다흙 묻은 작은 신발을 툭툭 털며비 맞지 않게가슴에 안고 문 안에 들여 놓았다 아무도 몰래별들이 아는 밤잘 있느냐 안부 묻지 않고커진 발에 꼭 맞는 새 신발 하나 전해주고 싶다 누나는.
가을 아침, 고요하다흰 구름 몇 개 걸어 놓고 졸고 있는우포늪의 하늘 깨어지도록 맑다그윽한 물안개는 냉기마저 걷어낸다시리도록 파랗게 물든 하늘 넉넉하게 빠져 있고나는 하늘가에 걸터앉은 이슬두렁 따라하늘 한복판으로 들어선다, 비린 아침 하늘 세상송사리 떼들 하늘을 들이키고 있다, 한가로운 하늘 세상 심심찮게 물너울 바람 쉼없이 하늘을 뒤지고 있다&n
당신을 볼 수 있는 것은오늘을 살아 있기에사랑이 오면살아 있는 내일이 되리라 지금 하는 호흡은가슴 깊은 밀실에 담고 사는 삶의 힘듦을 뽑아내는 신음이라 마음깊이 담아 놓은 한이살아남기 위한 심호흡이고 보면 내일이 있음이라….
삶의 무게에 짓눌려습관처럼눈물을 떨구는 사람아 그대 젊음의 강가에서찬란히 부서지던고독의 파편들을 기억하는가 바다로 흘러든 강물이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서산 너머로 기운 해가지나간 하루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의 고독 또한그대 곁에오래 머물지는 않으리라 먼 훗날,눈부신 추억으로반짝일 시간일 뿐이리니
아버지의 하루는창고에서 시작되었다 씨 뿌리는 날비 소식에서둘러 상추 모종을 심었다고무호스로 물을 뿌렸다물보라를 치며모세혈관처럼 뻗어간다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몸 안에서 쇳소리가 났다 점점오래된 열쇠처럼 휘어졌다 창고 안에자물쇠들이 녹슬고 있다
아파트 환풍기 앞 개망초 하나 오늘도 신나게 춤추고 있다 환풍기 바람에 온몸을 맡긴 채 두 팔 세 팔 벌려 춤추고 있다 오매 어미는 어쩌다 날 이런 데 떨구어 놓았을꼬 까짓거 흔들리는 내 한 생이라면 신나게 춤추리라 흔들리며 흔들리며 춤추는 사이 보얗게 얼굴 내민 꽃 한 송이&
숨은 손길 따라황홀한 모습으로 가슴 여는 땅 위에보랏빛 그리움으로 찾아오고 있다 상수리나무 우듬지에 비비새가 날아오고 멀고 먼 나라 여명의 길을 걸어모두는 다시 돌아오고 있다 힘쓰고 애쓰며 때를 기다리어순한 지혜의 문이 열리고청록색 소식을 낭랑하게 전해오면 잊히고 지워진 이름이라도찾아가 마음 전할 곳 없을까같이 웃는 마음
소록도는 소록 소록잠드는 섬 아니다안면도는 언제나 불면의 밤을세운다 고깃배 기다리는 아낙네들의 저녁 낮은 물결 위를 날으는바닷새들의 예감등대는 거친 물결에 지치고노을은 방파제를 끌고바다 속으로 걸어간다 섬들은 먼 수평선 쪽으로 돌아앉아 오랜 기다림의 허상(虛像)을가슴으로 접는다 안면도는 언제나 불면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