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밖아기단풍나무 줄기 하나팔을 쭉 뻗었다. 가을바람 타고 손을 살랑살랑 거실 안을 들여다보며단풍잎들이 속살거린다. “할아버지, 신문 보시네?” 소파에서신문 보시던 할아버지,눈 들어 창밖을 내다보다가 “너도 심심하냐?” 삐쭉 고개 들고 들여다보는 아기단풍에게 말을 건다. “아뇨,
- 송영숙(아동)
베란다 창밖아기단풍나무 줄기 하나팔을 쭉 뻗었다. 가을바람 타고 손을 살랑살랑 거실 안을 들여다보며단풍잎들이 속살거린다. “할아버지, 신문 보시네?” 소파에서신문 보시던 할아버지,눈 들어 창밖을 내다보다가 “너도 심심하냐?” 삐쭉 고개 들고 들여다보는 아기단풍에게 말을 건다. “아뇨,
톡,떨어진 단추 하나벌어진 옷자락 사이로찬바람이 쌩쌩 탁,갈라진 너와 나의 마음 그 사이로찬바람이 쌩쌩 딱,떠오르는 단추 같은 말 “미안해”우리 사이 찬바람도 잠잠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오일장에 가면사계절이 바뀌어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올챙이국수가 우리를 부릅니다. 흥정계곡의 맑은 물에 잘 여문 옥수수를 걷어 어울렁 어울렁 맷돌에 갈면으깨진 가을이 분주하게 그림자를 남깁니다. 할머니가 주물럭 주물럭 손 끝으로 매만지면 구멍이 숭숭 뚫린 바가지 아랫배에쪼름쪼름 고개를 내미
담장 곁 목련나무 한겨울 추위를 품어 떨면서 지켜온 날 이제는 훌훌 털고 목련꽃 하이얀 아픔 가지마다 앉았네 바람 따라 일렁이는 목련의 그림자들 봄바람 기운들이 학처럼 나래 펴고첫사랑 포근한 향기 한두 잎 피고 있네 조용히 피어오른 꽃잎마다 지는 향기 문득 온 추억하나 가슴 깊이 물결치면 떠나는
눈 내리는 어둠의 광장 고요만 짙어 가고 한 장의 판결문은 끝내 읽히지 않아 침묵은 눈 위에 얹혀입술마다 쌓인다 비닐 천막 아래 오래 묵은 체념을 접고 손 끝에 봄을 더듬어 그러나 아직, 겨울 지친 몸 얼어붙은 채오직 한마디를 기다려 찬바람 지나가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아 눈 속에서 아무도 보지
습관 버튼 누른다, 살아나는 TV 화면코스피 오르락내리락 전문적인 거품들커튼 밖 검은 뱀처럼 빛이 허물어진다 해종일 창에 박힌 물까치 울음 조각바빴던 아침 식탁 위 비린 호흡 사이로 의심은 확신을 엮어 빈 안채 촘촘한데 실타래 늘어뜨린 밤 실화는 각색되고 귀 쫑긋한 가구의 복화술 오역할까벽은 늘 기록의 습벽을 내장하고 서
머리띠 동여매는 아마조네스* 후예들타임머신 타고 광속으로 날아간다백팩 안 감춘 활과 방패는 용맹함이 넘친다 알람 소리 무섭게 지하철로 뛰어간다반쯤 풀린 신발끈 선착순 줄은 길고껌처럼 징징댄 졸음 썰고 써는 쇠바퀴 문자와 카톡 울음 알약인 듯 털어넣고물 대신 침을 꿀꺽 안정제로 삼킨다용수철 스트레스를 꾹꾹 눌러 가면서 밤늦은 마천루
오늘도 즐거움에 찾아갈 그 요양원그분들 여전히들 만날 수 있으려나모두가 좋아할 곡을 잘 챙겨서 떠난다. 남 같지 않은 만남 보람도 있다만은웃음 반 울음 반 또 그렇게 연주하고다음에 또 만나자고 작별인사 나눈다. 마지막 끝인사로 일일이 찾아볼 때아! 이건 또 누구야 스치는 동창(同窓) 얼굴 서로가 부둥켜안고 울먹이다 떠났지
영랑생가초가집 추녀 끝에 참새가 놀던 자리 모란꽃 흔적 찾아 골목길 들어서니 첫사랑 모습은 없고 바람 소리 휑하다. 세계모란공원철 지나 모란이 진 황량한 벤치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외로운 동상 하나 눈인사 서로 나누며 지난 추억 찾는다. 시문학파기념관시문학 동인들이 여기저기 수군수군 시공간 뛰어
노래를 부르다가 우는 사람을 보았는가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은 사람 득음은 멀리 더 멀리 가고 신곡은 제몫이 아니라네 울지 마라질러도 꺾어봐도 꼼짝않는 무정 세월 외화내빈(外華內貧) 허기에 밀려 온 경연장 끝끝에 울리는 인생곡 한 소절 너도 목이 메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