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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낙엽은 세월을 알리고

잘도 가는 시간의 마차는소리 없이 머나먼 길을 달려쉼없이 세월을 끌고 간다이것을 감지할 때마다 비명이다 늘어난 주름살은 세어 보기도 전에 저만치 달아나는 탓에 닳아지는 무릎 종착역을 묻지도 못하고손을 뻗어 보지만 속절없이 간다 떨어지는 낙엽은그게 인생이라고 소리칠 때마다 보내야 하는 가슴은,이미 서러움의 이슬이다

  •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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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한마당의 굿판 ——졸업 50주년 무대에 선 나

징∼울긋불긋 옷자락이너훌너훌왁자한 웃음수다반가움즐거운 몸짓소속의 기쁨만발한 꽃다발들 시큰둥했던 시작 마음은 서서히 더워지며등불처럼 흔들리고회한의 눈물은 촛농처럼 흘러발바닥에 박힌 너절한 기억의 시간들을 구름 속으로oh, happy day!oh, happy day! 찢어져 펄럭이던 깃발은 태양에 세탁되고새살이 간지

  • 한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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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마당이 핀다

출산을 마친어미의 품속처럼부푼 젖꼭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앞마당 화선지에 눈을 그리면자궁 속 선혈처럼쏟아져 나오는 꽃 가슴속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명자나무 봉오리는 다시 움츠리고등과 무릎뼈 떨어져 나가는 통증을 넘어 다시 깨어나 환하게 피어나는 나무이른 봄 햇볕에 눈이 녹아내리면붓을 놓고 문밖으로 나가는 손발바닥에서 꿈틀거리는

  • 윤현순(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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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웃음꽃 바이러스

계곡물 따라 여름의 낯익은 얼굴이 흐른다 붉게 물든 낙엽 위에 크고작은늘씬한 개미 한 마리 가는 팔다리로 노를 젓고 계절의 물결을 천천히 건넌다 가느다란 허리춤에 감은 기타줄나뭇결 스치는 바람을 따라가을의 발라드 한 곡이물가의 비늘처럼 고요히 퍼진다 하늘과 땅에 메아리치던 오래된 파티 풀피리에 취해 우는 귀뚜라미

  • 김상희(홍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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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그것도 싸울 일인가

시력 검사를 한다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법이지만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다 단체복을 입힌다색상도 제단도 같은데사람마다 몸매가 다르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이나물수제비 돌마다 다른 물결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도 타박하지 않는다 달아 놓은 간판이 떨어져도다친 이도 부서진 것도 없는데네 탓이라고 고함지른다떨어진 것도 그러려니 넘길

  • 이석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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