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가벼운 바람에속절없이 당하고 마는풍금의 경건한 떨림소리 눈과 귀에 문제가 있나 보다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다 소낙비 내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옷자락이 적시지 않았다 능금빛하늘을 올려다보니 근심 한 점 없는 듯 출렁이는 물결에돛대도 삿대도 없이 홀연히 흘러 흘러간다 오
- 박희홍
그리도 가벼운 바람에속절없이 당하고 마는풍금의 경건한 떨림소리 눈과 귀에 문제가 있나 보다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다 소낙비 내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옷자락이 적시지 않았다 능금빛하늘을 올려다보니 근심 한 점 없는 듯 출렁이는 물결에돛대도 삿대도 없이 홀연히 흘러 흘러간다 오
낮달에 걸린 옷깃, 그대 향기 여미고건들바람 휘돌아 시린 기억 한 줌해가 질 녘 스러지는 사양(斜陽)빛 차디찬 그리움의 조각들은 설핏 눈꽃으로 잉태되었다 아득히 먼 그리움의 겨울 연가미리내 은빛 윤슬처럼 어여쁜 기억 속 아스라이 하늘 끝까지 올라 머문다 슬픈 그대 미소 오롯이 가슴에 품고 하얀 달빛에 드리운 추억
블루베리 농장의 하루 이틀잡초를 뽑으며꾀꼬리 노래 꾀꼴꾀꼴 따라 부른다 싱싱한 부추가 살랑살랑 춤추고 한아름 이웃에게 나누는 기쁨 천사의 행복이다 가슴에서 울리는 평화의 종소리 저절로 나오는 미소가들녘을 가득 채운다 즐겁게 주는 마음뿌듯하게 받는 마음도 기쁨 이웃 사랑이 넘치는 하루 어
사납기로 소문난겨울바람이 분다 차가운 기류 양손에 움켜쥐고 건물 사이로 걸어오는차갑고 무서운 사내 닮은 골바람 설마설마나에게 잘 보일 심산으로 와락 안겨올까참말로 무서워라 침침하고 음흉한 바람색 귀싸대기 갈기더니어찌나 거칠게 입맞춤하는지 볼때기도 입술도 벌겋다 반갑지도 않고정이 가지 않
아침마다 가볍게머리를 두드린다 다행이다 아직은 설다
사랑의 씨앗이 싹이 텄다세월이 흘러갈 때온갖 근심과 걱정스러움에정성 들여 보살폈다그 덕에 잘 자라 꽃을 피우고열매를 맺어 풍작이 되었다.잘된 농사이니 흡족한 마음에 힘이 샘솟고 거드름에, 팔자걸음에 뒷짐 지는 양손그러나 온갖 세상 풍파에 흉작이 되었다면모든 점이 반대 현상이라 시절에 한탄한다곡식과 주인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다 이
가을비가 내린다고 해서다 자란 나락에 천막 칠 필요는 없어 햇살은 바다를 끊임없이 내리꽂지만 밑바닥까지 뚫을 수는 없지 인간은 욕심과 야망만 좇다가스스로 오염된 바이러스를 먹는 꼴 세상을 사는 데는 특별한 방법은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돼 강물에 찬비 맞고 떠는 물고기가여워서 더운물을 부으니
꽃샘바람 풀꽃처럼 피어나 풀 잎사귀 스치면 하늘엔 노을빛이 한가득강 모퉁이 돌아 돌아윤슬에 비친 작은 새 날갯짓에내 동심 함께 난다. 노을빛 끝자락에 접어놓고어둠이 쫄래쫄래 따라와홀연히 작은 새 등에 업혀밤하늘에 고운 별이 되면 사람들과 교감하며 지내온 달콤한 추억들 속속들이 떠오르는 따뜻한 눈빛들빨갛게 나눠 굽던 청순했
그대잊는구려 한때는세상 모든 것이 그대를데려왔는데 비 오는 날 찻집에서 녹턴을 들을 때면 단풍 든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을 때면 어느새 다가와내 손 위에 가만히 포개어 놓던 그대 이제닳아서모난 순간들둥글어지고 작아져손에 익숙해졌는데 겨울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대도잊었는구려깊어지는 이 가을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그윽하던 팥죽 내음은옛 추억의 시간 속으로 풍미로도 늘 자리를 편다 동지 팥죽은 차지게 쑤어서 떡도 빚어 나누고떡메로 절구에다 찧어낸 떡맛도 감치고 당기었다 한낮은 기울어져서 어느덧 해걸음에 닿으면콧전을 맴도는 구르미 여울져 두루미 날갯짓에 올 때 그득히 담긴 떡 건더기도 헤아려 비우고는둘러앉아 담소도 나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