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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초추(初秋)의 연리지(連理枝)

하늘이 얼마나 맑고 파란지꽃잎이 얼마나 여러 빛깔로 고운지 과일은 또 얼마나반짝이며 영글어 가는지오늘은 그런 것들만보려 합니다 그대의 아픔그대의 기쁨헤아리지 못하고 지내온 날들, 얼룩덜룩 누더기 같은내 마음 깨끗이 치우고 이 가을로 채워 맑고 곱게반짝이는 모습으로내 곁에 늘 초추였던 그대를 향해 가지를

  •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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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비빔밥

영덕군 창수면 물처럼 사는 우리 친구 붉은 날 한 자락 떼어 찾는다농담 둥글던 우리 사이군정 시찰 다녀와 마지막 식사는 비빔밥 연휴를 버무리기로 한다두어 가지 나물에 울령천 물소리도 넣고 괴시리 마을 코스모스낭랑의 산들거림도 넣고고래불 너른 바다늙지 않는 웅지도 넣고철모르는 회춘 위협하는,바람아 멈추어라 알싸한 방풍도 넣자&nbs

  • 이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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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임진각 전망대에서

통일로를 달리다임진각에서 더는 못 가네누가 원했나 삼팔선철조망 치고 서로 뒷걸음하며 얼떨결에 적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선 부모 형제들애꿎은 힘 겨루며서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 동족들 정든 고향을 전망대로바라볼 수밖에 없으니북받치는 설움을 어이 달랠까 풀꽃들도 서로이마를 비비며 일어서고 땅속으로 숨어든 뿌리들은 

  • 이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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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터미널

엄마를 보고 환속하듯 서울로 올 때딸 보내기가 너무 서운해버스가 산모퉁이를 돌 때까지석장승 되어 얼어 있던 울 엄마그 맘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시집간 딸이 주말이라고 올 땐 좋더니밤새 도란댈 때는 몰랐는데간다고 짐 챙기니 허전하다참기름이랑 밑반찬을 챙겨주며차 시간에 맞춰 나간 터미널 가는 딸은 손을 흔들며 울고보내는 엄마는 차마 보내지 못

  • 소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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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고등어

사유가 깊어 바닷물이 넘친다강과 바다가 만나는 연안에알을 낳는 고등어바람이 낮게 엎드린 해송숲 따라민들레 홀씨들이 서둘러 비행을 한다 기억 속 오류에는동쪽 바다 깊은 곳에푸른 고등어와 흰 고래가 함께 살았다 갯바위 사랑 노래 흐르는보름달 뜨는 밤이면바다는 깊은 고독 속으로 빠져들고슬픈 파도가 밀려왔다가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손때 묻

  • 김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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