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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여행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인서

책 제목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여름호 2025년 6월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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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푸른 초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먹는 동물들을 보고 싶은 작은 꿈이 이루어졌다. 아들이 사는 두바이에 가서 미국에서 온 여동생 내외와 아들 내외와 손녀 2명이 함께 3월 24일부터 케냐 3박 4일 여행을 시작하였다.
케냐는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하며 탄자니아와 접경하고 있고 면적은 한국의 6배 정도나 된다.
첫날인 3월 24일에 두바이 공항에서 5시간 만에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였다. 나이로비 호텔에 투숙한 후에 걸어서 동네 구경을 하며 백화점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둘째 날인 3월 25일 오전 7시에 자동차로 꿈에 그리던 마사이 마라 보호구역을 향해 비바람을 맞으며 5시간을 달려갔다. 보호구역 안에 있는 자연친화적인 소파로지 호텔에 투숙하여 오후 4시부터 보호구역에 오픈카를 타고 동물들을 보러 가는 중에 마사이족 원주민촌을 먼저 방문하였다.
키가 크고 귓불을 뚫었고 팔다리는 흉터가 가득한 촌장이 나와 환영 인사를 한 후에 원주민들의 주특기인 높이뛰기와 춤을 추며 우리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촌장은 뿔피리를 불고 사자 해골을 자신이 잡은 거라 자랑하며 지붕과 벽을 나뭇가지에 소똥을 이겨서 지은 자기 집을 보여주며 물 대신에 소들의 피를 뽑아 먹는다고 말했다. 물도 못 먹고 사는 원주민들이 불쌍했으나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니 희망이 있어 보였다.
사파리용 오픈카를 타고 마사이 마라 보호구역을 한없이 달리다 보니 끝없는 푸른 초원과 비 온 후의 파란 하늘이 맞닿은 대자연을 바라만 봐도 내 몸과 영혼까지 정화되는 것 같았다.
안내자는 27년 차 베테랑으로 그 넓은 초원의 지도가 그의 손 안에 다 있는 듯했다. 숲속의 신사인 기린이 나와 환영 인사를 하자 계속 얼룩말, 코끼리, 버펄로, 사자들이 나왔다. 고원이라 큰 나무들이나 꽃과 곤충들이 보이지 않았고 관목과 누런 풀들이 많이 보였다.
셋째 날인 3월 26일은 오전 7시부터 점심도 호텔 도시락으로 하고 하루 10시간 동안을 초원에서 동물과 만나는 날이다. 나도 대자연과 하나가 되어 <라이언 킹>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들떠 있었다. 영화에서 본 바로 그 위엄 있는 라이언 킹 형제들이 버펄로를 사냥하고 가쁜 숨을 쉬고 있을 때 저편에서 암사자는 누워서 새끼들의 재롱을 즐기고 있었다.
치타 3마리가 사냥감을 향해 가는 준비 동작과 들소가 머리 맞대고 싸우는 모습, 기린 가족들이 찰랑이는 긴 꼬리를 흔들며 아카시 잎을 먹는 모습들이 흥미로웠고 낮에는 물속에 있다가 밤에 활동하는 하마가 물속에서 강가로 나와 뿌지직 똥을 싸고 가는 예의 바른 모습을 보고 까르르 웃었다.
우리를 감동시킨 것은 어미 코끼리가 아기 코끼리를 배 아래에 놓고 함께 걸어가는데 새끼가 젖을 뗄 때까지 계속한다고 한다. 수백 마리의 들소 떼들과 하이에나, 토피, 멧돼지, 사슴, 가젤, 예쁜 새들을 만났는데 새끼 사랑하는 모습들은 사람이나 같았고 못생긴 멧돼지까지도 새끼들은 너무 귀여웠다.
탄자니아 북부 세렝게티 보호구역과 케냐의 마라강은 접경 지역이다. 케냐의 가장 비가 많이 오는 3∼5월 중에 풀이 잘 자라 먹을 것이 많아지는 7∼8월에 세렝게티에서 수백만의 누와 얼룩말, 악어 등의 동물들이 마라강으로 이동하다가 밟혀 죽기도 하고 맹수의 습격을 받기도 하며 이동하는 자연의 대이동(Great Migration) 본 무대인 마라강에까지 가서 아쉽게도 악어와 하마만 보고 왔다.
초원에는 식물부터 먹이사슬이 존재하며 먹잇감이 되기도 하지만 위계질서가 있고 무리지어 있을 때는 맹수들도 감히 덤비지 못하나 혼자 배회하면 공격한다고 한다.
초원을 계속 누비다 보니 이곳이 태초에 하나님이 만드신 마지막 남은 에덴동산 같았다. 케냐 여행은 자연 그대로를 볼 수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여서 뜻깊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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