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4.12 69호 한국 문단의 메카

진천은 세계적 작가 포석 조명희 문인, 보재 이상설 선생님이 탄생한 곳이며, 한국 가사 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 문인도 잠들고 계시는 문학예술의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길가의 돌멩이, 나무 한 그루에도 문향이 향기 나는 진천 고을, 예부터 진천은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고장으로 명성 높은 곳이라 생거진천이라고 불려오고 있다.정든 내 고향, 진천은 해를 거듭

  • 장병학
북마크
90
2025.3 673호 그해 남양에서

남양군도(南洋群島)는 남쪽 바다에 흩어져 있는 무리 섬을 말한다. 더 이르자면 남태평양에 있는 크고 작은 군도들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왜정(倭政)의 끝자락이었는데, 태평양의 섬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충청도의 산골 고향에 자라면서 나는 어른들로부터 남양군도의 얘기를 많이 들었던 생각이 난다. 남양군도가 바다에 있는 섬을 이르기보다 사람들은 고향의 젊은 장

  • 김동근
북마크
86
2025.3 673호 노마스크

친정에 갔던 각시가 돌아왔습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던 시국이라, 덜컥 겁도 났었습니다. 각시가 영영 집으로 오지 못할 것 같은 현상들이 하루가 멀다고 생겨나니 더 안달하고 애가 탔습니다. 친정이 좀 멀어야! 한달음에 달려가서라도 모셔오지요. 아닙니다. 갈 수만 있으면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가겠는데, 안팎으로 그럴 처지도 못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

  • 윤석원
북마크
109
2025.3 673호 초당 연가 - 허균·난설헌 생가에서

솔향기 난설헌 뜰로 푸른 혼이 맥박 뛰는대청마루 걸터앉은 햇빛 사이로 아버지누이와 정다운 형제들 고운 정담 들리는가 사백년 시혼을 밟은 오 문장* 생가 뜰엔유토피아 시간 속을 시편으로 토해 놓은초희의 스물일곱 해 영롱한 꽃 그림자 용마루 위 새 소리 홍길동 그림자인가푸른 용 불러 타고 선경을 넘나 들던명상의 긴 행간 속을 새 한 마리 자릴

  • 김기옥
북마크
80
2025.3 673호 거울을 보며

실없이 눈비비고 무심히 거울을 본다.잔잔한 주름살이 눈꼬리에 매달려서헛헛한 웃음 사이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람이 현(絃)을 켜고 햇살이 노래한다.수없이 뜨고 진 날, 남은 건 빈 손 하나어느새 주름진 얼굴 먹먹해진 노을 빛. 눈감고 바라보면 더 가까이 그려지는그대는 누구인가 어색하고 낯선 얼굴이순(耳順)의 그림자 하나 돌부처로 앉았다.

  • 홍승표
북마크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