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계신 곳에 바다 책이 펼쳐진다밀물이 숨 가쁘게 달려와 출렁이고내 몸은 바라만 봐도젖어온다 초록이다 가슴에 파도 소리 먼 수평선으로 눕고욕망의 숨 마디마디 허공을 뒤척일 제나르는 괭이갈매기그 경계를 허문다 하루해 떠나가는 시간의 물 그늘 속바람은 불어오고 물결은 밀려와서시 쓰는 어머니 바다가슴 한쪽 파도 괸다
- 진순분
어머니 계신 곳에 바다 책이 펼쳐진다밀물이 숨 가쁘게 달려와 출렁이고내 몸은 바라만 봐도젖어온다 초록이다 가슴에 파도 소리 먼 수평선으로 눕고욕망의 숨 마디마디 허공을 뒤척일 제나르는 괭이갈매기그 경계를 허문다 하루해 떠나가는 시간의 물 그늘 속바람은 불어오고 물결은 밀려와서시 쓰는 어머니 바다가슴 한쪽 파도 괸다
마른 갈대들이 군중처럼 늘어섰다흔들리며 받아내던 바람을 잠시 비켜골 깊은 갈등의 파문지켜보고 있는 걸까 허기 같은 거품들이 떠오른 수면 아래금이 간 그리움을 몇 가닥 건져들고쓰러져 뒤척인 날들되새기고 있는 걸까 애면글면 닦아내던 찬 하늘 한 모서리마냥 바라 서서 말라버린 갈꽃처럼 한 생도 서걱거리다저리 흩날리겠네
나눌 수 없는 아픔 순식간에 풀어놓아새하얀 섬이 되어 시간도 멈춰 버린 곳홀연히 옛 절 종소리 길을 열며 다가오네.
억지로 보다는있는 그대로가 좋고거스르기 보다는순리가 좋지 않은가 과한 꾸밈 보다는정성 담긴 것이 좋고덧칠한 색 보다는연한 색이 좋지 않은가 일부러 섞지 않고모자라도 그대로가 좋고알면서 능청떠는 것 보다는차라리 모르는 것이 낫지 않은가 슬쩍슬쩍 넘어가는말쟁이 보다는어둔해하게 들려도거짓 없는 말투가 좋지 않은가 그한테 마음이
지난 날이 그리운 사람들이시간을 돌리려는 자리에공중에서 상실되는 흐름이산을 오르는 고통으로벗어나지 못한 추억은새로운 불길이 솟아나고바탕이 변하고 사랑도변한 바람이 불어온다시달리는 세월은 고개를 숙이고무엇을 배우는 무거움도천천히 가라앉고 끝없는 변화가일으키는 얼개가 침몰하는선상에 앉아 다가오는 찰나를두려워하는 시절은 지나치고동트는 새벽을 기다리는넋을 위한 잔
바람이 멎어설 데는 없다곤고한 몸 눕힐 한 뼘의 땅도 없다익명 사회의 광장에서도,시비 없고 인걸 없는 철 지난 해변에서도,인정 도타울 고향에서마저도…. 뿌리 내릴 수 없는 부평초의 숙명인가?막다른 골목 안에 이는 회오리바람처럼어제도 실성한 듯 저절로 돌았고막차 끊어진 역사에 홀로 남은 이 밤도,오늘같이 익숙한 내일도, 모레도,또 혼자서 돌고 돌아야
사랑하니까꽃이 되었습니다. 그리워하니까향기가 되었습니다. 가슴속으로그대를 품어 보았습니다. 잊지 못할 사랑 어디 있을 소냐. 아파하지 않을 사랑 어디 있을 소냐. 화사했던 꽃잎도 생을 다하면시들어 생기를 잃어 가는데 달려오는 세월이 인생이라면스쳐 가는 바람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리움을 심장에
남녀노소 누구나즐겁게 거닐었던환한 세상한 마당 가득 추억 서리고 간절한 그리움으로 몇 계절 건너 왔지젊은 날 그 무지개 환상 같은 것쌓아온 마디마디 우정까지가득 흐르고 넘쳐서활짝 핀 동심의 세상이 예서 열리는 것이네환호의 메아리가 들떠 계곡을 쩌렁거리고온 누리에 바다처럼 출렁이는붉은 물결, 그 여울 무르익은절정의 봉우리다른 세상에 한껏전신
철쭉나무 둘러선마니산 오르는 길 종일 내린 비에철쭉 꽃잎이 지네 잦바듬한 언덕 바위 아래꽃잎 져 내려붉게 물든 자국 저 자국들은 다 어디로 흘러가나 빗길을 따라젖고 젖으며다 어디로 흘러가나
이번 생에는 반드시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날아다니며 살 거라는 굳은 결심으로온 힘 다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저 먼 곳아무리 날갯짓을 해 보아도 하늘에 닿을 수 없는메추라기의 틀어진 인생 계획그리 길지 않은 생에 점점 조바심이 나속사포 같은 날카로운 울음으로모든 신에게 기도하고 있다 소형 조류의 생을 선사한 신을 탓해야 하는지그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