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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파도 소리 책장을 넘기며

바람 부는 날 맨발로 해변을 걷고 있다모래에 끊임없이 부딪히고 사라지는 파도는문명의 기억을 수업 중이다 거대한 물결이 책장을 넘기면바닷속 미생물의 숨 고르는 소리가 들린다그는 딴청 부리며 밖으로 나갔다가철퍼덕 철썩철썩 훈육의 소리도 크다칭찬받은 몽돌은 자갈자갈 글 읽는 소리와스르르 스르르 말없이 필사하는 하얀 모래알들 한낮의 강렬한 태양의

  • 장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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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한국인의 밥상

을사년 어버이날에 KBS 1TV <한국인의 밥상>부모로 산다는 것은, 세상 가장 애틋한 한 끼프로그램에 93세 송봉순 어머님과팔남매 자녀들이 방영되었다 마이산에서 재배하는 표고버섯으로팔남매를 다 가르치고학교 문턱도 넘어본 적 없지만66세 늦깍이로 한글을 배워 74권의 일기장을 남기셨다 마령 시골집에서 최수종 배우와 함께표고버섯을

  • 조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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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여정

어린 시절은 기억의 저편에서가물가물 아지랑이로 피어나고기억의 끝자락에 서 있는 젊음은하늘 높아 봐야 땅 넓어 봐야못 오르리 못 닿으리 없다 하네 나이테 늘어가고 투박해질수록불어오는 바람결에도 철렁하고점점 더 작아져만 가는 자신이어쩌면 한껏 부풀려져 왔던 삶이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함이련가 신기루 좇아 흘러 보낸 세월나이가 들어야 철든다 하더니

  • 최영윤(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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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내가 나를 그리다

마른 붓 끝에어떤 색부터 찍어자신도 모를 나를그려볼거나 세상이란 백지 위에두려운 마음 꾹꾹 눌러밑그림도 없이색칠하다가점점 알아볼 수 없는그림이 되고 있었다 눈도 코도 입도 없는 얼굴사지는 류마치스에 걸려뒤틀리어 등나무 넝쿨 되었고 영혼도 없어서 날인도 찍을 수 없는 그림으로 남아 덩그러니벽에 걸려 있다초점 잃은 시선이&n

  • 최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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