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슬부슬 소곤소곤 빗소리 벗 삼아삶에 바래진 마음 달래려 낯익은 우산 펴들고 집 앞 공원 산책을 나선다 이제는 아득히 멀어져 가는밤하늘 별처럼지난날 저편 아쉬운 기억들 하나 둘거슬러 본다한여름 예고 없이 내리는 비 그비를막아줄누군가의 친근한 우산 같은 그런 내일을 조심스레 소망해 보며
- 김정자
부슬부슬 소곤소곤 빗소리 벗 삼아삶에 바래진 마음 달래려 낯익은 우산 펴들고 집 앞 공원 산책을 나선다 이제는 아득히 멀어져 가는밤하늘 별처럼지난날 저편 아쉬운 기억들 하나 둘거슬러 본다한여름 예고 없이 내리는 비 그비를막아줄누군가의 친근한 우산 같은 그런 내일을 조심스레 소망해 보며
어둠 깔린 밤하늘에 대롱거리는 동심 춤추고 노래 불러도 보는 이 없어 무수히 반짝이는 은하를 뒤에 두고 눈부신 포물선을 제멋으로 그리며 눈가에 서성이는 그리움을 남긴다고요한 밤이 오면 별빛에 멍석 펴고 화롯가 구수한 군고구마 다 태워도 할머니는 모깃불에 무서운 얘기 올려 소름 끼치는 전설 같은
땀이 비 오듯 온몸을 적시는 걸 어쩌랴작은 언덕 오르기 쉽지 않은 것을마른하늘 번개 피할 수도 없는 것푸른 초원에서 논길 다듬다 모시적삼 젖어들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큰댓자로 누웠다가 소나기 피하며 꽁보리밥 된장국 맛나게 먹던 시절 사계절이 아름다웠던 그곳은 천상일까폭염과 태풍 한파까지 몰아치던 긴 시간 야금야금 억눌
너와나우리사랑되어 정성으로 심은 생명숨을 쉬는 땅마파람 선(線)이되어 점(點)으로 모여 가꾸어 온 세상 아름다워라아이들 뛰노는 보금자리에 끝없이 펼쳐지는 웃음소리 새 시대 열어가고성취의 보람으로 변화되는 삶 우주는 지금도 호흡 중이다 살아 있음의 원동력으로…
새벽, 비 쏟아지는 소리텃밭 가는 길목 감나무 한 그루V자 모양의 한 가지가통째로 부러져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곧 볼이 빨개질 감과 기세등등한 잎을 달고서장년 종아리만 한 크기 몸피 오 분의 일만 살아있었다 우린 눈에 보이는 부분만 본다밤이나 낮이나 비가 내린 긴 우기에도보이는 부분만 본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꽃무릇 사이서운사를 찾은 바람이 잠들다 그리움은솔밭 가득 내려앉고곱게 잠든 시간의 파편들햇살 속에서 졸고 있다퇴색된 법당 문살 사이누군가 흘리고 간선홍빛 사랑의 빛깔꽃무릇 사이를 넘어온바람에 흔들린다수많은 사람들이 남기고 간 용서와 화해 그리고 소망의 침묵들 선운사 마당에서목백일홍으로 피고 있었다
인감증명을 떼러 동사무소에 갔다지문이 뭉개져 감식되지 않았다어쩔거나, 나를 증명할 수가 없으니 직립보행으로 손은 문명을 지어왔으나팔십여 성상 손가락이 닳고 닳아현대 문명의 이기로도 나를 인증하지 못한다 인식의 자아는 존재하나나의 실존은 소멸되었다밋밋한 하늘처럼 민무늬 인생늘그막엔 인생의 본질마저 불확실성이다 사람은 육신으로 먼저
노오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은행나무 말없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수십만 장 사랑의 눈물 편지로 떨어지는 노오란 은행잎들지난날의 모든 고뇌를 잊어버리고 감사하며 또 감사하며알몸으로 나에게 다가오는가?나만 잘되길 바라면 운이 돌아선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모두를 용서하고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자랑스럽던 잎을 다 떨구는&
나는 나의 삶을 시를 쓰는 행복으로 살아왔다. 시집을 읽고, 시를 찾고, 시를 쓰고, 시집을 출간하는 삶이 나는 좋다. 2025년 2월에는 100번째 시집 『봄비를 좋아하십니까?』를 출간하기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다. 시인으로서 시를 쓰며 살면서 100번째 시집을 낼 수 있다니, 참으로 엄청난 축복을 받았다. 나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하
내가 사진을 시작한 지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드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회원들이 소형 버스에 타고 정동진과 진부령 일대를 촬영하러 가기로 했다. 2020년 12월 15일 새벽 2시에 두물머리에서 출발하여 새벽 4시에 정동진에 도착했다. 날씨가 너무나도 추워서 차 안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동녘 하늘이 훤해질 때 밖에 나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