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잠]엄마가 소파에서웅크려 자고 있다-가르릉 가르릉안 하던 코골이를 한다피곤하셨나 보다나는 내 잠까지 끌어와살포시엄마를 덮어주었다 [기와집이 아름다운 것은]큰 기와집에서지붕과 대들보와 주춧돌이얘기를 나눠요-대들보야, 지붕이 너무 무겁지-괜찮아, 기둥이 받쳐주고 있거든기둥이 말했어요-나도 견딜 만해주춧돌이 받쳐주고 있거든지붕은 너무 고마워서무
- 하청호아동문학가
[엄마의 잠]엄마가 소파에서웅크려 자고 있다-가르릉 가르릉안 하던 코골이를 한다피곤하셨나 보다나는 내 잠까지 끌어와살포시엄마를 덮어주었다 [기와집이 아름다운 것은]큰 기와집에서지붕과 대들보와 주춧돌이얘기를 나눠요-대들보야, 지붕이 너무 무겁지-괜찮아, 기둥이 받쳐주고 있거든기둥이 말했어요-나도 견딜 만해주춧돌이 받쳐주고 있거든지붕은 너무 고마워서무
나는 매일신문(1972)과 동아일보(1973)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고, 『현대시학』(1976)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지금까지 16권의 동시집과 4권의 시집, 그 외 동화집, 어린이를 위한 수필집, 산문집 등을 출간했다.그중에서 특히 관심을 가진 장르는 동시와 시다. 그런데 ‘나는 시를 이렇게 쓴다’라는 구체적인 창작론은 없다. 시적 영감이 떠
유수의 세월에 실려 칠순에 닿았다. 그 중반으로 다가간다. 유한의 의미를 채 알지도 못했는데 서산으로 해가 기운다. 설 핏한 석양빛이 일모도원(日暮途遠)의 심경에 잠기게 한다.칠순 언덕은 고향의 뒷동산처럼 야트막하다. 언덕을 오르듯 어느덧 쉬 올랐다. 저만치 보이는 팔순 고개가 우뚝 높다. 백세인생이 자주 회자되지만, 다음 구순 고지는 저 멀리 고산준령의
치과병원 진료 의자에 앉아 있다. 의사가 다가와 아, 하세요 할 때를 기다리는 그 잠깐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요사이 드나드는 병원이 부쩍 다양해 졌다. 살면서 몸에 칼 대는 일 없기를 바랐지만, 운명은 소원을 늘 비껴 가고 싶어한다.이동 침대에 누워, 수술실 문밖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을 때였다. 곧바로 올려다보이는 천장에 수술
기우뚱 기우뚱하면서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몸짓 언어를 부모는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반가워한다.‘아이구, 이제 홀로 설 줄 아네.’이 세상에 태어나서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아기는 이리 뒹굴 저리뒹굴,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엎드려서 머리 꼬누기 를 수십 수천 번을 하고 무언가 붙잡고 일어서기를 하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동물의 왕국>에
오월에는 꽃 중의 왕가지마다 새빨간 장미서로서로 다투면서 활짝혼자 보기조차 아까운 장미꽃너무너무 예쁘다 보니혼자 가지려고 욕심 솔솔보고 즐기면 서로 좋은데꺾으려 하면 가시가 막아선다.모든 꽃은 줄기가 보들보들모든 꽃나무 가지가 매끈매끈 장미 꽃나무 살아남기 위해온몸에 철조망치고 주변 살핀다.예쁜 몸 그대로 지키기 위해 너무너무 걱정 끝에
아침에 일어나니 산이 밤새 뿜어낸 입김처럼 집 주위로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사이로 어른거리는 꽃과 나무들, 밝은 날 느끼지 못했던 풍광이 다양하고 몽환적이다. 갖가지 사물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자연은 ‘살아 있는 책’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서재가 창작실이라면, 철 따라 새로운 모습과 얘기를 들려주는 자연 또한 살아 있는 창작실이다.내가 창
지렁이는할머니 밭 터줏 대감.땅강아지 달팽이무당벌레 거미도모두 한 식구다.할머니 밭에서같이 먹고 산다.모두 힘 모아할머니 밭 지킨다.
어릴 때부터습관처럼할아버지 구두를 신어보곤 했어유치원 때는구두에 발을 넣으면보트 탄 기분이었지조금씩 줄어드는빈 공간을 보며곧 따라잡겠다고 즐거워했어6학년이 되자작아서 신을 수 없는 할아버지 구두 기쁠 줄 알았는데 눈물이 났어.
아장아장뒤뚱뒤뚱엉덩이도들썩들썩해보며해맑은 눈동자는너무 좋아서이리 보고 저리 보고 웃음 가득처음엔그렇게 걸어본단다잘한다응원 속에흥겨운 걸음마먼세상향한시작의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