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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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이라곤
목숨을 거두거나 토막을 내는 일
도마 위에서 망나니 되어
서슬 퍼렇게 번뜩이며 난타 리듬으로
칼춤을 출 땐
모두가 오금을 저리며 고개를 돌렸다
바다를 누비며 다닌 죄밖에 없는
펄떡이는 고등어 대가리를 내리쳐 자른 날은
그 눈빛 마음에 걸려
칼자국에 남은 핏물 씻어내며
회한과 원망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다음날엔 한눈파는 손을 물어뜯은 적도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