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아래 모인 생각들이 흔들린다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따라 반짝이는 어둠 희미해진 그림자들이 밝은 쪽으로 밀려난다 낮은 데로 내려 앉으면 비켜 가려나갈등의 무늬만 펄럭인다“마음을 빼내면 행복해진다”아파트 담장에 써 있는 톡 쏘는 한마디 말나의 중심을 흔들었다 그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하나뿐인 마음 버리면 구멍이 뚫려
- 김정애
그늘 아래 모인 생각들이 흔들린다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따라 반짝이는 어둠 희미해진 그림자들이 밝은 쪽으로 밀려난다 낮은 데로 내려 앉으면 비켜 가려나갈등의 무늬만 펄럭인다“마음을 빼내면 행복해진다”아파트 담장에 써 있는 톡 쏘는 한마디 말나의 중심을 흔들었다 그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하나뿐인 마음 버리면 구멍이 뚫려
가는 여름 아쉬워 목놓아 우는 매미 장단 가끔 부는가을재촉 바람 아직도 양산에부채 부치는 산객들 길가 화살나무푸른 잎에노란빛 풍기는 여인의 산책길 이끼 따라 아직 생존의 멋풍기는 아카시아 시비의 고, 중, 저의가슴 찡한 표현 황톳길 따라 걷는우리는 문산회 가을맞이이어라.
어미의 품 속 같은인의적인 공간에서세이레의 법칙을 지키고 태어나는 새 생명누구의 보살핌도 없이연약한 부리로 세상을 노크하여 스스로 살길을 열어가는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앙증맞은 눈 코 입 날갯죽지 파르르 아장아장 걸음마 귀여운 청계 병아리
구름이가는 곳에강물도, 세월도흘러간다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의 인생도 흘러 여울에 닿아 부서진다 슬픔도, 기쁨도, 몸부림도 그만 숨을 죽인 채부서지며 부서지며 바람을 안고 흘러간다
몽매한 환각의 늪에 빠져 논리도철학도 의미도 통하지 않는환상의 세계에서 살아 봤으면 환시의 착각 속에서환상적인 곡을 붙여 환희의 송가를 부르며 환(幻)의그림속에파묻혀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영생을 구가할 수 있다면에펠탑을 쌓은 하늘에 해만큼 크고 뜨거운 계란프라이가 떠
여행 가자 도시의 기원이시작되었다는 로마 꿈의 나라 이탈리아로 숨겨 놓은 날개를 펴고언덕길을 오르며 숨을 고르고네모난 돌길을 걸어시간 속에 멈춘고대 도시 폼페이를 만나네살아 있던 날들의 발자국과떠도는 바람이 지나간 옛길그대를 만나 꽃다운 이십대를보내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사십 년 그날들은 바람 속에 재가 되어 사라지고영혼을 담은
세월이 왔다고 기뻐하지 말고 세월이 간다고 슬퍼하지도 마세요.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닌 다만 익어갈 뿐입니다먼훗날 세월의 나무에 인격이 달리고 업적이 열리면 그때에는 세월은우리의 훈장이 된답니다.
여행은너에게로 가는 길북쪽 하늘 작은곰자리 어디 지구로부터 430광년쯤,한 여름밤 모깃불 피워놓고 별똥별 줍던 어린 시절 함께 부른 노래초속 30만㎞의 속도로 우주를 날아 너에게로 가기까지430년 넘게 걸린다니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문희, 그 가시나 뭐 그리 급해그 먼 거리를 홀로 나섰는지밤하늘에 흩뿌려진 저 별
전철 안에서시집을 읽는다목이 불편해고개 들어 주위를 보니 모두가 스마트폰 삼매경이다시집을 읽는 내가 멋쩍다 돋보기를 벗고슬그머니 책을 접는다 마치 불온서적 감추듯이…
저녁 산책길불 밝힌 작은 가로등에거미는 그물 쳐놓고 먹이를 기다린다 반짝반짝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그물망 걸려들면 먹이가 되는 모기 한 마리 그물에 들었다가앵앵 필사의 탈출을 한다먹고 먹히는 그들을 바라보니 그날 기억에 등짝이 오싹해 불과 몇 달 전다정한 문자에 걸려들어서툰 터치로 진행하다순간에 붙잡은 정신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