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내는 날 나는 우주 끝 곤두박질 똥별그래도 이름 하나 갖고 간다면엄마 품에 안기어 손가락 셈 배우고하늘 찢는 뇌성 철을 배우리지학(志學)에 이르러 고상한 학문을 배우고 회초리 앞에 청출어람(靑出於藍) 인재 난다유구세월 팽팽히 당겨주는 수평선처럼바위를 뚫는 물방울처럼노을에 돌아가는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와줄탁동시(卒啄同時) 크낙새무궁무진
- 최전엽
세상 끝내는 날 나는 우주 끝 곤두박질 똥별그래도 이름 하나 갖고 간다면엄마 품에 안기어 손가락 셈 배우고하늘 찢는 뇌성 철을 배우리지학(志學)에 이르러 고상한 학문을 배우고 회초리 앞에 청출어람(靑出於藍) 인재 난다유구세월 팽팽히 당겨주는 수평선처럼바위를 뚫는 물방울처럼노을에 돌아가는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와줄탁동시(卒啄同時) 크낙새무궁무진
원숭이들 나라외눈박이 원숭이가 권력을 잡았다외모는 멀쩡하지만양심이 한쪽으로 꼬부라져보기 싫은 것 보지 않고듣기 싫은 것 듣지 않는다오직 자신에게 아첨하는 말만 듣고자기가 최고라고 뽐낸다원숭이들 대다수 그가 외눈박이라는 걸알고 있지만 자기만 모른다권력을 탐하는 참모들은 우두머리가온갖 술수 부려 패악질하는 짓 잘 알지만돕고 부추긴다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바른말로
옥상에 웃음꽃 수국화 3형제바람에 흔들 가냘픈 춤 자랑한다오색 얼굴에 향수 내뿜으며멋 자랑 마냥 뽐내고 있으니벌과 나비 연인처럼 찾아온다잠시 얼굴 비비고 손잡고 떠나간다환하게 웃고 있는 수국화 3형제보름달 미모에 꽃향이 흘러도세월이 가면 자연히 낙화하리라아름다움도 때가 되면 낙화하리라연인들 찾아올 기다림으로비바람 장애로 낙화하지 말아라눈, 비, 바람, 자연
하루를 품고 둥근 해가 바다에서 힘차게 솟아올라 햇살을 뿌린다아침 바다는 눈을 비비면서 밤새 이불로 덮던 물안개를 걷어내고 잔잔한 파도를불러들인다해변에서 먼바다까지해 뜰 때는 금빛으로한낮에는 은빛으로반짝이는 빛의 향연은파노라마를 이룬다광안대교 신나게 리듬 밟으면 동백섬 오륙도 장단 맞추고 갈매기 높이 떠 지휘하면
문인들의 번개모임에 나갔는데한 원로 작가께서 저서 두 권과 소금 한 봉지를 주신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건네니소금을 선물로 주는 분이 다 있느냐며 신기해한다술이 깬 새벽 물 먹으러 거실에 나왔다가식탁 위에 올려진 소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소금은 파도의 기억을 온몸에 새기고태양의 뜨거움에 밑줄을 긋고 있었다분수로 밀어 올린 혹등고래의 산통(産痛)과태풍
처음 본다는 건지새롭게 본다는 건지수돗가에 씻어둔달래 뿌리가 머리인지 발인지시비를 가려내느라초록은 진이 빠지고때때로 변색하는수국을 나무라는 사이죽고 못 사는 애인은옛 애인이 되어버리고지는 꽃 가속도 붙어별사도 없이 가버렸네꽃을 같이 본다는 말을다르게 쓰던 사람그리워하면 그리는 사람이 되는지 잊는다 손 털고 나서다시 또 기다리는 너
행여나 누가 알까 숨 한번 안 쉬고왕눈이는 껌뻑 시치미를 뚝 따먹고어쩌다 꿈속에서 어슴푸레 나타나는 님그리움에 날개 달고 나래짓 하네추억 속 낙향 주막집에얼룩덜룩한 주안상 바닥 옻칠 껍데기로내 손등에 저승꽃 필 무렵동동주 방울 눈마다그 님의 얼굴 영롱하여새끼손가락 휘 저어 놓으니묻어둔 미소가 나를 반긴다
바다와 솔숲 사이누가이토록 예쁜 마루를 놓았나산모롱이 친절한 벤치에 앉아파도의 격한 환영을 받았네자맥질 놀이에 흥겨운 바위섬그 위를 서성이는 잿빛 갈매기너는 누굴 기다리나나는 누굴 기다리나지칠줄 모르는 포말 사이로설운 님 보일 듯 사라져재촉하는 석양에이별하는 임처럼돌아서는 걸음이 버거워라. &nbs
24시간 편의점에서24시간 건조한 내 기다림은뜨거운 그대 시선물기 촉촉한 프러포즈랍니다화려한 조명, 카펫이 깔린음악 흐르는 카페가 아니어도하얀 레이스 식탁이 아니어도그대 손길 하나면 그만이지요무척이나 분주한 당신그렇다고 가난한 이 몸너무 조급히 열지는 마세요기다림에 야윈 사랑쉬이 부서져 버릴까 두려워요기다림에 익숙지 못한한 닢의 인스턴트 사랑소설 같은, 영
함뿍 젖고 말았지요3초 만에23에서 47까지눈치 챘어야 했지요지나치는 입맞춤급히 쏟아 부을 때쫓기고 있다는 걸8,395일 순식간에폭삭 흡수시켜 놓고어이없이 돌아서도 말릴 수 없는 당신주룩주룩주룩쫓아가는 바람에 무기력하게 매달려 하염없이 말리느라 아직도 짜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