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히 줄지어 선 축하화분 바라보다 폐지 모아 쌀 오십 포 나눈 이를 떠올린다언제쯤어깨를 겯고 춤출 날이 오려나.
- 이덕재
빼곡히 줄지어 선 축하화분 바라보다 폐지 모아 쌀 오십 포 나눈 이를 떠올린다언제쯤어깨를 겯고 춤출 날이 오려나.
띄운 배 물길 따라 낙동강을 가르면 금호강도 두물머리 헐레벌떡 닿는다 먼옛날들며 나던 보부상 흰옷 자락 웅성댄다나루터 주막집엔 펄펄 끓는 장국밥 나들이객 때맞춰 강바람도 한술 뜨고 닿으면흐르는 물길이다 한데 얼려 가보자
1운동화 속 돌조각 하나 발바닥을 찌른다 신발을 벗고 털어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작은 돌조각 하나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2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상처를 주고받는다 옹이진 마음 한켠 가시처럼 박힐 때 지적과 용서 사이를 수없이 헤매곤 한다
초롱꽃 촉 올리는 삐삐삐 소리에 산자락이 부풀고 나무들은 너도나도 연초록 옷으로 갈아입는 향기로운 숲속진달래꽃에 살포시 생각을 얹다가 그만 꽃술을 건드리고 말아마음을 숨기는 꼴고득 소리가 낯설다
오가는 발길들에 이런저런 천대 받아 품위 잃은 집안 내력 참아 내는 떨림에도큰바램발밑에 묻어 밀어 올린 꽃대궁
어진 백성 높게 귀히 여긴 짚신겨레 임금님 쉽고 빠른 과학글자 빼어나게 만드시어 온세계보배글 되었네!바로 한글 아닌가! 반드시 유엔 공용어로자리 굳힐 우리 한글 맞설 글자 하나 없다 오직 한글 홀로 우뚝 섰다 이글로잘사는 한겨레힘센 나라 이뤄 살자 홍익인간 세찬 핏줄줄기차게 이
힘들고 외로워도쓰러질 수는 없었어 강요된 생존을 위해모든 것을 바쳐야 했던 운명의 무게휘청거리다 자지러져 그냥 누워버리고 싶던 좌절그때마다몸을 휘감아 일으켜 준 것은 사랑과 격려의 회초리였지이제 돌 만큼은 돌았어 그만 쓰러져 쉬고 싶은 쇠알박이 낡은 팽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잡고 싶다 저물어가는 노을빛이 타들어 가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는 가슴 시린 애처로움또다시 기나긴 세월의 그리움이 아련히 잡힐 듯한 희미한 그 얼굴 영롱한 눈망울엔 눈물꽃이 서럽다나지막이 부르는 사랑의 속삭임 어둠 속에 살포시 그려보는 한탄 소리 님 향한 애처로움 동그마니 애달프다
굴맛은 참 기통차다회도 무치고국도 끓이고밥도 해먹고구워서도 먹고전도 부쳐서 맛나게 든다 굴을 좋아하는 나요리도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 글맛은 참 오묘하다시도 쓰고시조도 짓고동시도 짓고수필도 쓰고디카시도 찍고글쓰기를 좋아하는 나 소설도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이 빚은 돌계단 한걸음 두걸음 내디딜 때 자애로운 손길에 이끌려 한겹두겹벗겨지는 지나간 시간들생과 사 경계는어디서 시작되어 어디서 끝나는지 그 너머로 머무는 자리시공간을 초월하여 하나의 숨결로 이어지며 무한한 의미로나아갈지라도배흘림기둥 벗삼아 흘러내리는 사무침으로 존재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