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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어느 공간 한편에서

차 안의 음량을 높이고흔들거리는 차량의 속도를 느끼며거리를 질주한다내가 있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었나 지구가 나의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간얼마나 많은 설움이 있었는지우린 그냥 여기 공간에 익숙해져시계 방향만 무심히 바라보며 오고 간다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나뭇잎 소리밤하늘에 설핏별들이 교차하며 지나가고 있다 모두 할 말을

  • 김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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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영원할 줄 알았던

약속했었다 우리해질녘 긴 그림자로 푸석푸석 다가오는 늙어 감 애써 삶에 어떤 의미 심고 싶었을까당신은 나 위해 살아주기나는 당신 위해 살아주기왠지 모를 슬픔, 모른 척하며장난기 섞어 새끼손가락 걸었다 함께 길 걷다가또래의 사람 마주쳐 오면“저 사람이 더 늙었어? 내가 더 늙었어?” 그토록 늙어 보임에 불편해 하던 사람 전

  • 윤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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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밥이 되는 詩 ——梅窓시인을 생각함

사람은 밥을 가장 사랑한다, 하자그러면화를 내는 사람술을 마시는 사람물을 버리는 사람, 사람들있다, 하자그런데사람이 어둠의 노예이었을 때어둠이 사람의 상전이었을 때밥을 가장 사랑하지 않는다, 한한 사람이 있다그를 일러시인이라 부르자배꽃비〔梨花雨〕내리는봄날매창시인 돌아오셨다시가 밥이 되는시간의 빗줄기를 뚫고매창뜸에 오셨다.

  • 이동희(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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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 676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할머니는 멀리서도 나를 알아본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해서 나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했던 나는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공을 찼다. 환한 달밤이면 혼자 공터에 나가 보름달과 놀았다. 나는 공만 보면 새처럼 날아 다녔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공부하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강력한 수비와 파워로 4강 신

  • 권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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