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봄소식매화가, 화엄매가 피었다고9시 뉴스를 연분홍으로 물들인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스님뒷모습이 초연하다시끄러운 세상사 난분분 가루처럼 날리는데 꽃샘추위로 삶의 볼이 얼지라도짙은 꽃그늘 속으로기지개 켜는 봄의 어깨에 앉은 나비처럼 우리네 삶도 훨훨 나는 날이 있다 믿음의 봄이 오고자비의 그늘 속에서 꽃이 핀다&nb
- 김태경
남도의 봄소식매화가, 화엄매가 피었다고9시 뉴스를 연분홍으로 물들인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스님뒷모습이 초연하다시끄러운 세상사 난분분 가루처럼 날리는데 꽃샘추위로 삶의 볼이 얼지라도짙은 꽃그늘 속으로기지개 켜는 봄의 어깨에 앉은 나비처럼 우리네 삶도 훨훨 나는 날이 있다 믿음의 봄이 오고자비의 그늘 속에서 꽃이 핀다&nb
너를 잊을 수가 없어부드럽게 어루만지는내 생애 크나큰 행복 그 안에 살아 있는 너는가슴 깊은 곳에서뿜어져 나오는 생명 온 산야를 끌어안을숨막히는 자연의 소리너는 타오르는 불꽃너는 타오르는 불꽃
흔적을 덮으며쉬어 가기를 청하는 세월이여나부시 스며들어 머물다 가소서 욕심으로 부푸느라 소란스럽던 어제행여 부질없이 어떠했더라도멍으로 새겨져 아픈 것까지 그리움입니다 밤 지새면 새날징징 보채던 바람 지나가고 남은 모가치생을 벗기는 숨결은 가벼이 꽃 피듯 꽃 지듯느리게 느리게 놀며 가소서
이별의 아픔은 새로운 인연을 잉태하고새로운 인연은 아픈 세월 속에 나를 녹이는 작업을 계속해 간다. 도대체 나는 어디를 향해무엇을 위하여 이 참담한 일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것일까. 새들은 날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을 것 같다.세월은 같은 조건 같은 궤적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양산 통도사 7월 숲비 내린 무풍 한송로 솔밭길 일렁이는 바람도 잠재워 버린 곳마음 불 지피고다시 오리라 올곧은 소나무 숲길그 속 굽은 고목 하늘 향하고 시대에 자리한 영취문 천왕문 불이문문지방 넘어 천년을 이어 도도히 흐르는 세월 속 석가모니상 없는 대웅전구룡지는 눈먼 한 마리 용이 자리하고 있다 석가 진신사리 모신 금
천년을 살 것 같이 으스대더니허둥대며 백년도 못 산다네 부귀영화 다 누린 이가난해도 착하게 살은 이떠나는 길엔 다른 게 무엇인고. 태어날 땐 불끈 쥔 주먹이갈 때는 빈 손바닥만 보여주네. 어이하여 허둥대고 으스대며 살았던가. 무엇 하러 부귀영화 탐내고만 살았던가. 어느새 헛된 꿈으로 세월만 삼켜버렸네.
본능적으로 존재감을 내세우지 않고남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으며아무 곳 가장 낮은 데 자리하여모진 풍파에도 휘청이지 않고 극한 고통 잘 넘기며 눈부신 햇살이 강렬하게 비추어도다소곳 상큼한 미소만 넘실거린다이미 때 묻은 세상 근심 걱정 다 사르고가장 정결한 모습으로민들레민들레는 샛노란 빛깔로 채색하고그래도 누군가 보아줄 그를 위해그 작은 꽃망울을 앙증
이른 새벽, 일하러 나서는 길하늘 위별 하나 유독 나를 반기네 어둠 속그 길을 따라 나서는 길 걷다 앞이 수월하여뒤돌아보니별 하나가 아니었어하늘 가득 총총 박힌 별들 보이네어둠 속그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나 하나가 아니었어
‘파도가 바다의 꽃이면 좋겠다뿌리가 없어도 시들지 않고바람이 전하는 주소 따라 날마다 피어나고’언젠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두 손 꼭 잡고 살포시 건넨 당신의 말시침과 분침이 끊임없이 회전할 때마다때로는 매끄럽게 때로는 까칠하게바람이 시키는 대로 온 마음 토하는 몸짓언어 속엣말과 농담 사이를 오고 가다가파도가 밀쳐놓고 가는 문장들을 읽는다사르르 밀
봄이 눈뜨고 있는 산야에서햇살 한 움큼 쥐어보면손 안에서 허공 한 점 쉬어 간다.바람처럼 바람처럼 흔들리는 날물 따라 길 따라구름으로 떠도는 마음강심에 띄워 본다향기에 취해 있는 치마폭 자락쪽빛 청계(淸溪)로 유유히 굽이친다. 칠십 리 길 벙그는 그리움해종일 노닐다 간 자리별빛으로 총총 속삭여 오면서걱이는 분심(分心) 강물에 띄우고황사로 지워진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