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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 686호 용서는 울고 싶다

‘용서란 제비꽃을 짓밟은 발꿈치에 꽃이 뿜어 주는 향기’(마크 트웨인)라고 말했나? 어느 발 아래 짓밟히고 존재가 허물어지는데, 분노와 모멸감 너머를 바라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이나 해보았는가?우리 안의 위대함이 있어서 제비꽃처럼 용서의 향기를 뿜을 수 있다면? 세상은 날더러 ‘미움과 분노’로 삶이 고통스럽다면 사랑과 용서라는 카드를 좀 꺼내 써보라고

  • 이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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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2026.4 686호 지지 않는 별

뭉게구름이 서녘 하늘에서 양 떼처럼 몰려왔다 흩어진다. 서서히 몰려왔다 사라진 구름들이 새까맣게 하늘을 뒤덮여 온다. 금방이라도 소낙비가 후드득 쏟아질 것 같다.원이 어머니는 약탕기를 올려놓은 삽지거리에서 나락 껍데기를 아궁이에 집어넣고 그 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얹었다. 그리고 연신 입술에 힘을 모아 불어보지만 불이 살아나지 않고 연기만 피어오른다.“이 무

  • 김현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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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2026.4 686호 실비집

사장님은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오늘 장사할 내장을 사오신다굵은 소금으로 조물조물 손질한창자, 모래집, 간, 허파진열장 위에서 반짝인다 추위에 떨던 마음들이저녁이면 연탄불 앞에 모여 앉아지글지글 프라이팬에는양념한 내장이 익어 간다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허기진 뱃속에 기름기 돌면하루의 피로도 노골노골 풀려 가고연탄불도 가물가물 눈을 감는다&nb

  • 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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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026.4 686호 날개를 접고

저 멀리반짝이는 불빛 하나두 손 내밀어 잡힐 듯 잡힐 듯마음은 벌써 손에 잡은 듯한데 선바람으로 그저 허공을 맴돕니다 두 발은 방아를 찧고입술은 타들어 갑니다 한 발 두 발내딛는 발길은 무거워지고절름거리는 발걸음으로길 위에성근 흔적 그리며 나아갑니다 헤매며 지나온 길돌아보니 그 길은 꽃길이었습니다겨드랑이에 돋아난

  • 조경희(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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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2026.4 686호 이게 삶이었더라

넘어지고 나서야아픔에이름이 생겼다 아무일 없다는 얼굴로하루를 건너는 법을너무 일찍 배웠다 기대는 비어 있었고말들은가슴 안에서 늙어 갔다 버텼다고 하기엔길었고포기했다고 하기엔손에 온기가 남아 있었다 행복은 스치듯 왔고불행은 끝까지 오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살아냈다상처는 흉터가 되었고나를 설명했다 무너지지

  • 정옥희(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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