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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회고

1958년 향리 군산 비둘기다방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첫 개 인전을 열게 된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느새 66년이 흘렀 으며 개인전을 49회 치러 왔다. 화가로서 작품 발표를 한다 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사건이며 손해는 없다는 것이 나의 경험을 통한 실증이랄 수 있다.화가는 그야말로 준엄한 산령을 넘는 가시밭길과 같은 길 을 가는 것이다. 섣불리 대들어

  • 최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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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개인 문학지의 생명력과 영향력

『백두산문학』의 발행인인 김윤호 친구가 2024년 1월 15일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소식이 답지되어 깜짝 놀랐다. 다음 날 서울 태릉에 있는 장례식장에 바로 갔는데, 부인께서 알아 보고는, 독감과 폐렴이 겹친 게 직접 사망원인이었다고 얘기 해줬다. 그간 코로나 바이러스도 두 번 확진되었었다고 했다.떠날 때는 말이 없다지만, 2023년 11월∼12월에만 해도

  • 이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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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옐로하우스

얼마 전 문상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장례식장은 인천 의 옛 도심지에 있었다. 위치를 확인한 후에 지하철을 이용 하기로 했다. 숭의 전철역에서 가까운 거리였다. 아주 오랜 만에 옛 거리로 갔다.숭의역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와서야 너무나 많은 세월 이 흐른 것을 알았다. 어린 시절 그 거리는 학생들이 다니기 어려운 금단의 거리였다. 멀리서 바라보거나 빨

  • 박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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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푸른 꿈

푸른 꿈을 안고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새벽 한강을 건넜던 때가 어 제 같은데 60년의 세월이 지나 눈 깜짝할 사이에 70대 후반이 되었다.기차는 밤새 힘차게 달려 서울역에 내렸는데 새벽 안개가 자욱했던 생각이 난다. 서울역에서 돈암동까지 다니는 전차에서 내려 미아리 고 개를 지나 다시 산 쪽으로 한참 올랐다. 산기슭에 게딱지 집같이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 조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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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굴비 맛의 추억

영광 하면 굴비가 특산품인 고장이다. 어릴 때 꼬들꼬들 잘 마른 굴 비를 석쇠에 구워 하얀 쌀밥 한 숟갈에 얹혀지는 작은 굴비 살점의 쫄 깃한 그 맛을 모르는 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많은 식구가 둥그런 밥 상에 둘러앉아 밥을 기다릴 때 구수하고 비릿한 맛있는 생선 냄새와 함 께 올라오는 큼직한 굴비 한 마리.아버지가 먼저 젓가락으로 한 점을 뜯고 나면

  • 김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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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주말부부

우리는 주말부부다. 그는 금요일 저녁 서울로 왔다가 월요일 아침 부산으로 출근한다. 오래 전부터 그렇게 지내온 터라 이제는 당연한 일상처럼 느껴진다. 젊었을 적에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다가 환갑 지나 감리회사로 이직하고부터 주말부부로 살고 있다. 남들은 퇴직해 젖은 낙엽으로 산다는데 늘그막에 무슨 복이냐며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주말부부

  • 김인숙(성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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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기도하는 삶

사람의 일생은 괴로움의 연속이다. 한 가지 걱정이 끝나면 다른 걱정거리가 따라온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나에게 기도가 없었다면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았을까? 건강이 따라 주지 않아 요즘은 기도 시간이 반으로 줄었지만 아직도 기도 의 줄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은사스님인 명안 큰 스님이 입적하신 후, 나를 지도해 줄 스승님이 안 계시니 마 음이 급해

  • 청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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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네임리스(Nameless)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지난 수십 년간에 걸쳐 미대륙을자동차로 동서남북 ㅁ자로 한 바뀌 돌았다. 28개 주를, 그것도 시골길을 골라 다녔다. 남부를 달릴 때는 존 스타인벡이 쓴「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Rt. 66, 지금은 Rt. 10과 많이 겹 쳐 없어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소설에 나 오는 이야기를 되살여 보곤 했다. 사실 1930년대만

  •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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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제주올레 또 올래

‘갈매기의 항구’, 제주 한림항의 아침은 정박한 어선들 사이로 갈매 기도 무리 지어 졸고 있다. 멀리 한라산 옆구리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한림 올레14길’이라는 조형물 앞에 발자취를 남기고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림항에서 월령까지는 내내 비양도를 눈에 담고 걷 는다. 걸을수록 조금씩 돌아앉는 비양도의 앞과 옆모습을 빙 돌아가며 조망할 수 있었다.

  • 강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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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물〔水〕은도(道)에 가깝다

족욕(足浴)이 나처럼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좋다고 하여 이삼일에 한 번씩 계속 해오고 있다.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욕조에 발을 담 그고 그냥 앉아 있기가 무료하여 읽고 싶은 책과 안경을 챙긴다.최근에 읽은 책 중에『노자도덕경』이 있다. 문고판으로 발간된 이 책 은 여든한 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든한 개의 장이라고 하지 만 짧은 글로 짜

  • 韓明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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