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흔(傷痕)에서오는그리움 헤집음속에열기가 깊게 번지더니 연소(延燒)된 후회색빛 침묵 -시간이 흐르고 그 속에서다시새롭게 움터 나오는 것은체념 뒤에오는또, 다른 감상
- 강춘식
상흔(傷痕)에서오는그리움 헤집음속에열기가 깊게 번지더니 연소(延燒)된 후회색빛 침묵 -시간이 흐르고 그 속에서다시새롭게 움터 나오는 것은체념 뒤에오는또, 다른 감상
곧게 선 삼나무들 사이로서두르던 마음이나무껍질처럼 벗겨지고발밑에는 말라간 시간들이낙엽으로 차곡차곡 쌓인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숲은괜찮다고 이만하면 충분했다고 바람으로 등을 토닥인다 앞서가려 애쓰던 발걸음은여기서 멈춰 잠시 뿌리를 내리고 해야 할 일보다 쉬어야 할 이유를 먼저 생각한다 쉼이란아무것도 하지
덕양산에 오르는 길에서는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려온다.지축을 울리는 함성, 북소리, 폭음, 총성, 창칼 부딪치는 소리, 단말마 비명…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거늘 군과 민이, 남녀와 노소가 어찌 따로 있을쏘냐. 아낙들은 앞치마에 돌을 나르고 연로한 백성들은 성벽을 기어오르는 왜군에 불벼락 안겨줄 물을 끓여 나르고… 권율 장군
굽이진 물길 따라 여기까지 왔건만돌아보니 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수면이다달구어진 청춘의 열망은 저녁노을에 식고거울 속엔 낯선 사내 하나, 고독을 씹고 있다 그토록 움켜쥐려 했던 세상의 보석들은손을 펴니 한 줌 모래보다 가벼운 것을,지나온 길은 안개에 잠겨 아득하고남은 길은 마른 잎사귀처럼 바스락거려저물어 가는 해를 차마 마주 볼 수조차 없다&nbs
그 앞을 지날 때면밖을 향해 내젓는 하얀 손이 유난히 번쩍였다손을 들어 반가움으로 아니 괜히마주하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흔들어 보았다창틀 안의 얼굴 모습은 차마 똑바로보지 못했다무슨 사연으로 이 좋은 날숨막히는 공간에서 밖을 향해손짓하는지 나는 모른다 일주일마다 창틀 앞을 지나치며그 깊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철이 없었다그의 아픔과 슬픔, 억울함
살다 보면 때로는몸이 지쳐 힘들 때가 있다쉬고 싶을 때가 있다그럴 때면하던 일을 내려놓고먼저 생각나는 안식처편안한 집을 찾는다 살다 보면 때로는마음이 힘든 순간이 있다그럴 때면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고 명상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하고 싶은 일을 한다 어렵고 힘든 순간에긴 호흡과 휴식으로몸과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지친 소
주위를 휘둘러봐도앉을 자리가 없다.덜컹이는 시골 버스 토닥토닥 다리에 성이 날 때쯤어르신 한 분이 탑승하자교복 입은 학생이 자리를 양보한다 뭉클한 불덩이 하나 콧날을 찡긋 오색찬란한 단풍의 인사와에센스를 바른 억새의 은빛 머리칼이 창밖으로 유난히 반짝이는 날 학생을 만난 시골 버스보글보글 용암으로미소 가득 메운
삼백여 년 견디어 온 마을의 보호수 작은 초가집 옹기종기 모여 살던동네 한가운데 우뚝 서서희로애락 굽어보았지 개발이란 물결 앞에판자울타리 갇히어하늘 높이 뻗던 팔 잘리고 잘리어뭉뚝해진 몸뚱이 바람 불던 가을이면새벽부터 주우려던 알갱이는가늘어져 가늘어져애물단지 되었네 시루떡 한 시루 제주 한잔 없어진 지 오래 때아
강은 두 개의 시간을 데리고 흐른다 이쪽엔 젖은 신발들말라붙지 않는 저녁닫힌 창문들의 호흡 저쪽엔 빛을 씹는 거리넘치는 웃음의 포장지잠들지 못하는 간판들 강 위로이름 없는 부유물들이 떠다닌다 금이 간 말들부서진 믿음의 잔해닿을수록 멀어지는 것들 나는건너지 못한 질문으로 서 있다 어느 날미움이 돌처럼 가라
어릴 적가슴 설레던크리스마스 이브날캐럴송, 네온사인몰려다니던 선술집이제는꼰대들의 추억씁쓰레 짓는 미소. 망년회안 하세요?누군가 던진 말요즘 그런 걸 해요?호모사피엔스적 얘기 그래도그 시절이 좋았다 아, 사람 냄새 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