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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1인 1취미 갖기

이제 내일부터는 올해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지난 일요일에 기제사일이라 서울 아내의 집에 머물다 오늘 아침 새벽 4시에 차를 달려 내 둥지인 청양군의 부엉골로 내려왔다. 아내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 밤운전이 위험하다고 걱정을 한 바가지 쏟아놓는다. 하긴 오랜만에 우중 야간운전이라 조금은 조심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서울을 벗어나니 어디가 비가 왔냐는 듯

  • 최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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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리어카 노인

명색이 집주인이지,나는 어질러진 쓰레기나 정리하고 주차장에 널려진 담배꽁초를 줍는 청소부다.집 주변을 치우는 것이 내 몫이 되었다.한때는 다달이 칠만 원씩 주고 청소업체에 맡기기도 했다.그들은 한 달에 네 번,월요일만 와서 청소하니 결국 매일 드나들며 어차피 내 손이 가야 했다.그래서 내가 하기로 한 거다.계단은 별로 오르내리질 않아 어쩌다 치우면 되고 엘

  • 이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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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어느 난민의 각오

지구의 반대편에서 온 그의 얼굴엔 비장함과 새로운 결의에 찬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아프리카 내륙 국가의 어느 부족 왕족 신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서 빨리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심정을 이야기한다. 하루하루 불안한 처지에 놓여 있지만, 희망의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다부진 마음에 어느새 그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누구든

  • 유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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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나무의 생각, 내 시의 자장(磁場)

나를 나무 시인, 나무 박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얄팍한 지식으로 함부로 나무에 대해 해석하고 재단하는 것만 같아 나무들에게 미안하다. 지상의 모든 나무에게 정말이지 미안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나무’에 대해‘나무와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을 바탕으로 시를 쓰고 있다. 이유는

  •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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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박진희 작가작품론

박진희 시인은 1954년 6월 25일 광주시 광산군 하남면 진곡리 245번지(현, 광주광역시 광산구 진곡동)에서 농부이자 목수였던 학전양반의 셋째아들로 태어나, 현재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 거주하고 있다.초등학교 때, 「진달래와 철쭉」이라는 동화는 물론이고「자고 가는 저 구름아」로부터「아라비안 나이트」등을 읽었다. 유년기 시절에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한 그는

  • 박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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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안녕 유코

타케우치 유코가 죽던 날 재희는 처가에 다녀왔다. 차로 두 시간 남짓 거리의 처가에는 쉰 그루 정도의 사과나무가 있었다. 고정적으로 사람을 쓰기는 애매했고 일흔이 넘은 장인이 혼자 관리하기에는 힘에 부쳐, 해마다 추석 전에 처형네와 날짜를 맞춰 수확을 함께했다. 제대 로 된 일꾼에는 턱없이 모자랐어도 정례적인 처가 방문의 좋은 구실이었다.

  • 서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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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슬픔이 잉태되는 밤

병선아,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 이미 너를 사랑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어.나는 알고, 너는 모르던 순간에 말이야.주차장에서 기다리던 네가 전화 통화를 하며 차를 뺄지 말지 주저하던 모습들을 보며 나는 이미 너를 귀엽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야.치사하다고 생각하지는 마. 삶에는 문득문득 깨닫고야마는 순간이 있잖아. 그게 진실이 되었든, 혹은 그럴싸한 변명이 되었

  •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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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내 가슴속은 빛나는 르네상스

다다, 쉬르, 아방가르드, 데포르메 다 좋다 이거야. 다만 인간이 묻어나야 한다. 그대의 시는 하루를 수확하는 기쁨과 소망이다. 시가 널리 세상을 보듬고 어루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갈데없이 불우선생이다. 하지만 저 유복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비하면 내 가슴속은 빛나는 르네상스다. 잘 자란 인문학도에 비하면 CEO 퇴물은 갈데 없는 맹수요, 본데없는

  • 오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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