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5.3 673호 초당 연가 - 허균·난설헌 생가에서

솔향기 난설헌 뜰로 푸른 혼이 맥박 뛰는대청마루 걸터앉은 햇빛 사이로 아버지누이와 정다운 형제들 고운 정담 들리는가 사백년 시혼을 밟은 오 문장* 생가 뜰엔유토피아 시간 속을 시편으로 토해 놓은초희의 스물일곱 해 영롱한 꽃 그림자 용마루 위 새 소리 홍길동 그림자인가푸른 용 불러 타고 선경을 넘나 들던명상의 긴 행간 속을 새 한 마리 자릴

  • 김기옥
북마크
41
2025.3 673호 거울을 보며

실없이 눈비비고 무심히 거울을 본다.잔잔한 주름살이 눈꼬리에 매달려서헛헛한 웃음 사이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람이 현(絃)을 켜고 햇살이 노래한다.수없이 뜨고 진 날, 남은 건 빈 손 하나어느새 주름진 얼굴 먹먹해진 노을 빛. 눈감고 바라보면 더 가까이 그려지는그대는 누구인가 어색하고 낯선 얼굴이순(耳順)의 그림자 하나 돌부처로 앉았다.

  • 홍승표
북마크
53
2025.3 673호 순수한 사람

억지로 보다는있는 그대로가 좋고거스르기 보다는순리가 좋지 않은가 과한 꾸밈 보다는정성 담긴 것이 좋고덧칠한 색 보다는연한 색이 좋지 않은가 일부러 섞지 않고모자라도 그대로가 좋고알면서 능청떠는 것 보다는차라리 모르는 것이 낫지 않은가 슬쩍슬쩍 넘어가는말쟁이 보다는어둔해하게 들려도거짓 없는 말투가 좋지 않은가 그한테 마음이

  • 조갑문
북마크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