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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행복도 인생도 사랑이다

임이시여!당신의 만남이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었소당신은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인이었소사랑의 향기요행복의 옹달샘이요내 인생의 주인공이었소내 품에 안고 부부로 살면서도 모르고 살았소 사랑도 행복도당신 따라 하늘 길 떠난 뒤에야 알았소 홀로살이그리움과 외로움에 알았소보고픔과 서글픔에 알았소사랑이 행복임을 알았소인생이 사랑임도 알았소임이시여!당신이

  • 최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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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호박꽃 사랑

호박꽃이 노랗게 피었구나꽃이 왜 저렇게 클까?꽃이 크니 열매도 큰가 봐!못생긴 여자 보고 호박꽃이라 하나호박꽃은 인자하고 풍성하여넉넉하게 보인다암수꽃이 이웃하여 같은 줄기에 붙어 있어 근친결혼을 한다벌은 꿀을 얻고자 중매쟁이가 된다 한 줄기에 붙어 있는 호박꽃 사랑! 형제자매간의 결혼이다근친결혼은 호적에도 올리지 못하도록

  • 전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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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2024.9 68호 아버지 전화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새벽잠이 깼다.지그시 뜬 한쪽 눈이 깜짝 놀랐다. 분명 발신자가‘아버지’라고 뜬다.돌아가신 지 3개월 만에천상에 잘 도착하셨다는 전화인가?비몽사몽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받으니 “애비야 이 전화 이제 죽여라”어머니의 추상같은 명령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차 조심해라, 약 사와라, 라면

  • 한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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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2024.9 68호 피에타(pieta)

하느님 계획하신 고난의 어린양성령으로 잉태하여 몸으로 낳으셨네 세상 방패로 하늘 말씀 전했으나조롱하는 불순종핍박하는 율법주의십자가에 매달았네 어린양 매달았네 피 흘린 육신 아들을 품에 안고하느님 자비를 베푸소서아들의 고난을 위로하소서성모님의 기도 슬프네간구하며 순종하는 고요한 슬픔에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할례받

  • 정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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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24.9 68호 도선사 범종각(梵鐘閣) 앞에서 —범종의 고백

내 운명은 울어주는 것내가 울어서고달픈 중생의 마음이 편안해지고내가 울어서중생이 짊어진 짐 가벼워진다면나는 천 년이고만 년이고 울겠습니다.내 운명은 두들겨 맞는 것아침저녁으로 두들겨 맞고소리 내어 울어서세상의 갈등과 고통이 사라지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면나는 천 년이고 만 년이고두들겨 맞고 울겠습니다.마음껏 소리 내어 웃으며 울겠습니다.

  • 이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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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2024.9 68호 성냥갑 속의 성냥들

붉은 띠를 두르고촘촘히 서 있는 성냥개비들터지듯이 머리를 치켜들고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침묵하는 외침들거리를 걷다 보면성냥개비를 닮은 사람들 부딪치거나 부딪히면확,그래도 아직,난로 같은 마음이 남아 있어 안으로 다독이며따뜻한 안부를 묻는 사람들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의 손길에 따라삶도 아름다운 불꽃이

  • 안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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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2024.9 68호

도시에서 쫓겨난 별들이기름진 거리로 밀려와연인들의 발길에 차이고 또외로운 사람들의 술잔에 떨어지고별들의 속삭임을 듣지 못하는난청의 시대에어떤 사람들은 수척해진 영혼으로 별을 찾아 머언 길 떠납니다밤이면 가마 밖에서백자와 청자에 빛깔을 입혔던 별들, 선악과 시비의 구별이 없는그 눈빛은 선하였느니봄바람에 흔들리던 자운영 꽃처럼 추억

  • 이상원(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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