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 동백꽃 활짝 폈다숨어 있던 알전구 전기가 들어오듯붉은 등 화사한 한낮바람 시린 엄동에 동백기름 바르고 매무새 곱던 사람팔십 평생 불리는 학동댁이 택호다헛손질 아슴한 기억그날 밤은 뚜렷한데 볼우물 조각나는 오늘이 애처롭다오락가락 하루가 길게 눕는 저린 시간매만진동백 기름병손때 한 겹 더 오르고
- 김민성
아파트 화단에 동백꽃 활짝 폈다숨어 있던 알전구 전기가 들어오듯붉은 등 화사한 한낮바람 시린 엄동에 동백기름 바르고 매무새 곱던 사람팔십 평생 불리는 학동댁이 택호다헛손질 아슴한 기억그날 밤은 뚜렷한데 볼우물 조각나는 오늘이 애처롭다오락가락 하루가 길게 눕는 저린 시간매만진동백 기름병손때 한 겹 더 오르고
산 좋아 물도 좋아 돌아온 모태여라찾아온 내 고향의 봄날이 하도 고와나의 호 늘봄이라고 긴 세월의 노래를. 아직도 못다 풀은 시심의 소용돌이하늘빛 받아 모아 여든에 아로새긴우리 얼 아름다운 보석 쓰고 엮어 읊도다. *늘봄시조문학동산은 경남 고성군 고성읍 교사리 산44-4번지에 있음.
솔향기 난설헌 뜰로 푸른 혼이 맥박 뛰는대청마루 걸터앉은 햇빛 사이로 아버지누이와 정다운 형제들 고운 정담 들리는가 사백년 시혼을 밟은 오 문장* 생가 뜰엔유토피아 시간 속을 시편으로 토해 놓은초희의 스물일곱 해 영롱한 꽃 그림자 용마루 위 새 소리 홍길동 그림자인가푸른 용 불러 타고 선경을 넘나 들던명상의 긴 행간 속을 새 한 마리 자릴
조선시대 울릉 독도순찰하던 수토사 험난한 바닷길을돛단배로 왕래하며 밥보다간절한 순풍밤이 깊은 대풍헌(待風軒)**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구산항에 있는 수토사의 순풍 대기소.
실없이 눈비비고 무심히 거울을 본다.잔잔한 주름살이 눈꼬리에 매달려서헛헛한 웃음 사이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람이 현(絃)을 켜고 햇살이 노래한다.수없이 뜨고 진 날, 남은 건 빈 손 하나어느새 주름진 얼굴 먹먹해진 노을 빛. 눈감고 바라보면 더 가까이 그려지는그대는 누구인가 어색하고 낯선 얼굴이순(耳順)의 그림자 하나 돌부처로 앉았다.
아리수 물결 따라춤추는 별빛들은신기루 옮겨온 듯 잡힐 듯 달아나고넉넉한 석양의 미소가던 길을 멈춘다. 겨울 강 언저리의잔설과 속삭이며오늘도 느릿느릿 급할 거 없다하는자적한 석양의 미소한겨울도 녹인다. 뭇 생명 그리움을한 몸에 가득 안고빙긋이 미소 짓는 황혼의 뒤안길에찬란한 석양의 미소나의 삶을 비춘다.
어머니 계신 곳에 바다 책이 펼쳐진다밀물이 숨 가쁘게 달려와 출렁이고내 몸은 바라만 봐도젖어온다 초록이다 가슴에 파도 소리 먼 수평선으로 눕고욕망의 숨 마디마디 허공을 뒤척일 제나르는 괭이갈매기그 경계를 허문다 하루해 떠나가는 시간의 물 그늘 속바람은 불어오고 물결은 밀려와서시 쓰는 어머니 바다가슴 한쪽 파도 괸다
마른 갈대들이 군중처럼 늘어섰다흔들리며 받아내던 바람을 잠시 비켜골 깊은 갈등의 파문지켜보고 있는 걸까 허기 같은 거품들이 떠오른 수면 아래금이 간 그리움을 몇 가닥 건져들고쓰러져 뒤척인 날들되새기고 있는 걸까 애면글면 닦아내던 찬 하늘 한 모서리마냥 바라 서서 말라버린 갈꽃처럼 한 생도 서걱거리다저리 흩날리겠네
나눌 수 없는 아픔 순식간에 풀어놓아새하얀 섬이 되어 시간도 멈춰 버린 곳홀연히 옛 절 종소리 길을 열며 다가오네.
억지로 보다는있는 그대로가 좋고거스르기 보다는순리가 좋지 않은가 과한 꾸밈 보다는정성 담긴 것이 좋고덧칠한 색 보다는연한 색이 좋지 않은가 일부러 섞지 않고모자라도 그대로가 좋고알면서 능청떠는 것 보다는차라리 모르는 것이 낫지 않은가 슬쩍슬쩍 넘어가는말쟁이 보다는어둔해하게 들려도거짓 없는 말투가 좋지 않은가 그한테 마음이